순일스님 법문/금강경

금강경 2 (2011-11-07 (월)) - 순일스님

Daisy청량심 2024. 8. 13. 06:46

제2.
時 長老須菩提 在大衆中 卽從座起 偏袒右肩 右膝着地 合掌恭敬 而白佛言 希有世尊 如來善護念諸菩薩
善付囑諸菩薩 世尊 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應云何住 云何降伏其心 佛言 善哉善哉
須菩提 如汝所說 如來善護念諸菩薩 善付囑諸菩薩  汝今제聽 當爲汝說 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應如是住 如是降伏其心 唯然世尊 願樂欲聞
시 장로수보리 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 이백불언 희유세존 여래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세존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 응운하주 운하항복기심 불언 선재선재
수보리 여여소설 여래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여금제청 당위여설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
응여시주 여시항복기심 유연세존 원요욕문

제2.
그때 수보리 장로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稀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선호념(善護念)하시고 모든 보살들을 선부촉(善咐囑)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으면 응당 그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항복받아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갸륵하고 갸륵하도다. 수보리여, 그대의 말과 같이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선호념하고 모든 보살들을 선부촉 하느니라.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그대들을 위하여 설하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으면 마땅히 이와 같이 그 마음을 머물며 이와 같이 항복받을지니라. 오직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바라 건데 기쁘게 듣고자 합니다.

Ⅰ. 통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선부촉 선호념’ 하심이 참으로 희유한 것임을 수보리 장로가 밝히고 있다.
해탈하려면 어찌 그 마음을 머물고 어찌 항복 받을 수 있는지를 여쭈었다. 이제부터 해탈하는 방법에 대하여 금강경 전체에서 설하고 계신다.

Ⅱ. 각론

“그때 수보리 장로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稀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선호념(善護念)하시고 모든 보살들을 선부촉(善咐囑)하십니다.”

‘선호념 제보살’은 한자 그대로 직역 하면 ‘모든 보살들의 념(念)을 잘 보호해 주신다.’가 된다. 그러나 산스크리트본에는 ‘부처님에 의해서 모든 보살들이 최상의 은총으로 감싸여 있습니다.’로 되어 있다. 즉 불법을 믿는 모든 불자들은 늘 부처님에 의해서 최상의 은총을 받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선부촉’은 잘 공부지으라고 당부하신다는 뜻이다.

수보리 장로는 여래께서 이러하게 모든 보살을 ‘선호념 선부촉’ 하시는 것이 희유하다고 하였다. 스승이 제자들을 잘 돌보는 것은 물론 훌륭한 일이지만 그것이 과연 희유한 것일까? 여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의 모습인 스승으로서 ‘선호념 선부촉’을 하시는 것뿐만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속에서도 늘
‘선호념 선부촉’을 하시기 때문에 희유하다고 한 것이다. 즉 여래란 전체로 편재해서 ‘다 알고 다 보는, 금강반야’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자들의 마음속에도 편재해 계시며, 내면에서 제자들을 ‘선호념 선부촉’ 하신다. 이와 같이 여래께서는 제자들을 ‘안과 밖’ 양면에서 ‘선호념 선부촉’ 하여 주기기 때문에 참으로 경이롭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으면 응당 그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항복받아야 하겠습니까?”

착한 남자(착한 여자)가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킬 수 있으며, 나쁜 남자(나쁜 여자)는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킬 수 없다. 다음은 부처님의 말씀이다.

“비구들이여, 참된 사람의 법과 참되지 못한 사람의 법을 설하리라. 그것을 들어라. 듣고 마음에 잘 새겨라. 나는 설할 것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참되지 못한 사람의 법인가? 생명을 죽임, 주지 않은 것을 가짐, 삿된 음행, 거짓말, 중상모략, 욕설, 잡담, 탐욕, 악의, 그릇된 견해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참되지 못한 사람의 법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참된 사람의 법인가? 생명을 죽이는 것을 멀리 여읨, 삿된 음행을 멀리 여읨, 거짓말을 멀리 여읨, 중상모략을 멀리 여읨, 욕설을 멀리 여읨, 잡담을 멀리 여읨, 탐욕 없음, 악의 없음, 바른 견해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한다.”
(앙굿따라니까야, 참된 사람 경)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탐욕(貪心, 탐하는 마음)
2. 악의(嗔心, 성내는 마음)
3. 그릇된 견해(癡心, 교만, 아만의 어리석은 마음, 내가 있다고 하는 마음)
4. 거짓말
5. 중상모략
6. 욕설
7. 잡담
8. 살생
9. 도둑질
10. 삿된 음행

이와 같이 마음 세 가지, 말 네 가지, 행위 세 가지(身口意 三業)의 십불선업(十不善業, 10가지 해로운 업)을 멀리 여읜 사람은 ‘참된 사람’이다. 그리고 아직 멀리 여의지는 못했지만 삼가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착한 남자(착한 여자)이다.
착한 법을 짓는 것은 계정혜 삼학 중에서 계율에 속한다. 이러한 계율을 어느 정도 잘 지켜야지만 삼매를 닦을 수 있다. 삼매를 닦으면 아뇩다라삼막삼보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사람은 먼저 착한 법을 닦아야 한다.
착한 사람이 천상세계에 갈 수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 그러나 나쁜 사람이 천상세계에 갈 수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와 같이 착한 사람이 해탈의 마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만 나쁜 사람이 해탈의 마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보통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 ‘막’에는 ‘편재하다’와 ‘동등하다’의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편재한다는 뜻이 맞다. 자타(自他) 또는 경계가 있어야지 ‘동등하다’는 단어가 성립이 되는데, 아뇩다라삼막삼보리(금강반야, 해탈)는 모든 상(相)이 소멸한 무경계(無經界)의 궁극이기 때문에 ‘편재하다’가 맞다. 다만 공부를 처음 지을 때에는 모든 것이 ‘동등하다’고 지어야 하고, 더 나아가 종래에는 편재하게 된다.
‘보리’는 반야와 동의어다. ‘다 알고 다 보는 궁극’이다.
그러므로 아뇩다라삼막삼보리는 ‘위없이 바르게 편재한 바른 다 알고 다 봄’이 된다. 즉 금강반야의 편재(전체)의 측면을 강조한 것이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이다.

‘그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항복 받아야 하겠습니까?’가 산스크리트본에는 ‘그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수행하며, 어떻게 항복 받아야 하겠습니까?’로 되어 있다. ‘수행하는 방법’까지 여쭈어 본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갸륵하고 갸륵하도다. 수보리여, 그대의 말과 같이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선호념하고 모든 보살들을 선부촉 하느니라.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그대들을 위하여 설하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으면 마땅히 이와 같이 그 마음을 머물며 이와 같이 항복받을지니라. 오직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바라 건데 기쁘게 듣고자 합니다.”

여래께서는 보살들을 ‘안팎’으로 ‘선호념, 선부촉’ 하심을 인정하셨다.
이제부터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막삼보리가 되는 방법을 설하실 것인데 그 차례는
①그 마음을 어떻게 머물고
②어떻게 수행(실천)하고
③어떻게 항복 받는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