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경전/맛지마 니까야

M034. 소치는 사람의 짧은 경 [Cūḷagopālakasuttaṃ]

Daisy청량심 2023. 5. 24. 08:58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왓지60)에서 욱까젤라61)의 강가 강 언덕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60) 왓지(Vajjī)는 인도 중원의 16(16국은 『앙굿따라 니까야』제1권 「팔관재계 경」 (A3:70) §17을 참조할 것.) 가운데 하나였다. 웨살리(Vesāli)를 수도로 하였으며 공화국 체제를 유지한 강성한 국가였다. 강가(Gaga) 강을 경계로 하여 남쪽으로는 강대국 마가다가 있었다. 왓지는 몇몇 부족들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서 릿차위(Licchavī)와 위데하(Videha)가 강성하였다고 하며, 『브르하다란냐까 우빠니샤드』에 의하면 바라문 전통에서 성군으로 칭송받는 자나까(Janaka) 왕이 위데하의 왕이었다. 부처님 당시에는 릿차위가 강성하여(MA.i.394.) 초기불전에서는 릿차위와 왓지 는 동일시되다시피 하고 있다.

『디가 니까야』제2권 「대반열반경」 (D16) §§1.1~1.5에 의하면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왓지를 정복하기 위해서 마가다의 대신인 왓사까라 바라문(Vassakāra brāhmaa)을 세존께 보내서 세존의 말씀을 듣게 한다. 세존께서는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법들이 왓지들에게 정착이 되고, 이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법들을 왓지들이 준수한다면, 왓지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퇴란 기대할 수 없다.”고 하셨다. 세존의 말씀을 듣고 왓사까라는 '기만(upalāpanā)''상호 불신(mithubhedā)'을 획책하여 왓지의 국력을 쇠잔하게 한 뒤 마가다의 군대가 공격하여 세존께서 웨살리를 마지막으로 방문하신 지 3년 후에(즉 불멸 3년 후에) 왓지를 정복하였다고 한다.(DA.ii. 522)

61) “'욱가젤라(Ukkācelā)'는 왓지(Vajjī)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MA.ii.265)

 

2. “비구들이여, 전에 마가다에서 어리석은 소치는 사람이 우기의 마지막 달인 가을에

강가 강의 이쪽 언덕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저쪽 언덕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얕은 여울도 없는 곳으로 소들을 몰아 언덕을 넘어 위데하로 건너게 했다.

비구들이여, 이때에 소들이 강가 강의 한가운데서 흐름에 휩쓸려 그곳에서 참변을 당해버렸다. 이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그곳에서 그 마가다의 어리석은 소치는 사람이 우기의 마지막 달인 가을에

강가 강의 이쪽 언덕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저쪽 언덕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얕은 여울도 없는 곳으로 소들을 몰아 언덕을 넘어 위데하로 건너게 했기 때문이다.”

 

3.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이 세상에 대해 능숙하지 못하고 저 세상에 대해서도 능숙하지 못하며,62)

마라의 영역에도 능숙하지 못하고 마라의 영역이 아닌 것에도 능숙하지 못하며,63)

죽음의 영역에도 능숙하지 못하고 죽음의 영역이 아닌 것에도 능숙하지 못한데도,

그들로부터 배워야 하고 그들에게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는

오랜 세월 손해와 괴로움이 있을 것이다.”

 

62) “'이 세상에 대해 능숙하지 못하다(akusalā imassa lokassa),'는 것은 이 세상의 무더기()와 요소()와 감각장소()에 대해 능숙하지 못하고, 현명하지 못하다(achekā)는 말이고, 저 세상에 대해서도 이와 같다. (MA.ii. 266)

63) “'마라의 영역(māra-dheyya)'이란 삼계의 법들(tebhūmaka-dhammā)을 말하고, '마라의 영역이 아닌 것(amāra-dheyya)'이란 [아홉 가지] 출세간법들(lokuttara-dhamma)을 말한다. '죽음의 영역(maccu-dheyya)''죽음의 영역이 아닌 것(amaccu-dheyya)'도 각각 삼계의 법들과 출세간법들을 말한다. 마라의 영역(māra-dheyya)에서 dheyya(영역)는 장소(hāna), 토대(vatthu), 거주처(nivāsa), 영역(gocara)을 말한다.” (MA.ii.266)

마라(Māra)에 대해서는 본서 「마라 견책 경」 (M50) §2의 주해를 참조할 것.

 

4. “비구들이여, 전에 마가다에서 통찰지를 갖춘 소치는 사람이 우기의 마지막 달인 가을에 강가 강의 이쪽 언덕도 잘 관찰하고 저쪽 언덕도 잘 관찰하여

얕은 여울이 있는 곳으로 소들을 몰아 언덕을 넘어 위데하로 건너게 했다.

 

그는 먼저 소들의 아버지요 소들의 지도자인 황소들을 건너게 했다.

그들은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그 다음은 힘센 소와 길들여야 할 소들을 건너게 했다.

그들 역시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그 다음은 젊은 암소들과 수소들을 건너게 했다.

그들 역시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그 다음은 힘없는 송아지들을 건너게 했다.

그들 역시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그 다음은 막 태어난 연약한 어린 송아지가 어미 소의 울음소리에 끌려64)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64) “'어미 소의 울음소리에 끌려(mātu goravakena vuyhamāno)'라는 것은 어미 소가 앞에서 계속해서 '음 음'하고 소리를 내어 인식을 시키면서(sañña dadamānā) 가슴으로 물살을 끊으면서 갈 때, 송아지도 그 어미 소의 울음소리를 인식하면서 그 어미 소가 가슴으로 물살을 끊은 곳으로 갈 때 어미 소의 울음소리에 끌려서 건넌다고 한다.” (MA.ii.267)

 

이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그곳에서 그 마가다의 통찰지를 갖춘 소치는 사람이 우기의 마지막 달인 가을에 강가 강의 이쪽 언덕도 잘 관찰하고 저쪽 언덕도 잘 관찰하여 얕은 여울이 있는 곳으로 소들을 몰아 언덕을 넘어 위데하로 건너게 했기 때문이다.”

 

5.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이 세상에 대해 능숙하고 저 세상에 대해서도 능숙하며,

마라의 영역에도 능숙하고 마라의 영역이 아닌 것에도 능숙하며,

죽음의 영역에 대해서도 능숙하고 죽음의 영역이 아닌 것에도 능숙하다면,

그들로부터 배워야 하고 그들에게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는

오랜 세월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6. “비구들이여, 마치 소들의 아버지요 소들의 지도자인 황소들이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간 것처럼,

번뇌가 다했고 삶을 완성했으며 할 바를 다 했고 짐을 내려놓았으며 참된 이상을 실현했고 삶의 족쇄를 끊었으며 바른 구경의 지혜65)로 해탈한 아라한 비구들은

마라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65) '바른 구경의 지혜(sammad-aññā)'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 「뿌리에 대한 법문 경」 (M1) §51과 제4권 「수낙캇따 경」 (M105) §2의 주해를 참조할 것.

 

7. “비구들이여, 마치 힘센 소와 길들여야 할 소들이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간 것처럼,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정거천] 화생하여

그곳에서 완전한 열반에 들어 그 세계로부터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을 얻은[不還者] 비구들 역시 마라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8. “비구들이여, 마치 젊은 암소들과 수소들이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간 것처럼,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탐욕과 성냄과 미혹이 엷어져서

한 번만 더 돌아올 자[一來者]가 되어 한 번만 이 세상에 와서 괴로움의 끝을 만들 비구들 역시 마라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9. “비구들이여, 마치 힘없는 송아지들이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간 것처럼,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흐름에 든 자[預流者]가 되어

[악취에] 떨어지는 법이 없고 [해탈이] 확실하며 바른 깨달음을 궁극으로 하는 비구들 역시 마라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10. “비구들이여, 마치 막 태어난 연약한 어린 송아지가

어미 소의 울음소리에 끌려 강가 강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간 것처럼, 법을 따르고 믿음을 따르는66) 비구들 역시 마라의 흐름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갔다.”

 

66) “'법을 따르는 자들(dhamma-anusārino)''믿음을 따르는 자들(saddha-anusarino)'이라는 이 둘은 첫 번째 도(예류도)를 구족한 자들(pahama-magga-samagino)이다.”(MA.ii.267) '법을 따르는 자(dhamma-anusārino)''믿음을 따르는 자(saddha-anusarino)'에 대해서는 본서 「끼따기리 경」(M70) §20의 주해와 제1권 「뱀의 비유 경」 (M22) §46의 주해를 참조할 것.

본서 「밧달리 경」 (M65) §11과 본서 「끼따기리 경」 (M70) §§14~21에 의하면 초기불전에는 일곱 부류의 성자들이 나타난다. 그것은 양면으로 해탈한 비구, 통찰지로 해탈한 비구, 몸으로 체험한 비구, 견해를 얻은 비구, 믿음으로 해탈한 비구, 법을 따르는 비구, 믿음을 따르는 비구의 일곱이다. 본 문단에 나타나는 법을 따르는 비구와 믿음을 따르는 비구는 이 일곱 부류 가운데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에 해당된다. 이 일곱 부류의 성자들은 본서 「끼따기리 경」(M70) §§14~21에 자세히 설명되어 나타나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 일곱 부류의 인간들(satta puggalā)은 『디가 니까야』 제3권 「확신경」(D28) §8과 『앙굿따라 니까야』 제 권 「사람 경」(A7:14) 등에도 나타나고 『인시설론 주석서』 (PugA. 194~195)에 잘 설명되고 있다. 『인시설론 주석서』의 해당 부분은 보서 「밧달리 경」(M65) §11의 주해에 인용되어 있으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11. “비구들이여, 나는 이 세상에 대해 능숙하고 저 세상에 대해서도 능숙하며,

마라의 영역에도 능숙하고 마라의 영역이 아닌 것에도 능숙하며,

죽음의 영역에도 능숙하고 죽음의 영역이 아닌 것에도 능숙하다.

이런 나로부터 배워야 하고 나에게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는

오랜 세월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12.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스승이신 선서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과 저 세상, 마라와 죽음의 영역,

그리고 죽음의 영역 아닌 것에 대해서도

아는 자67)가 이것을 분명하게 밝혔으며

일체 세계를 최상의 지혜로 꿰뚫어 아는 정등각자가

열반을 증득하기 위해 안온한 불사의 문68)을 열었노라.

사악한 자의 흐름 막고 부수었고 황폐하게 만들었나니

크게 기뻐하라. 비구들이여, 이제 안온을 바랄지어다.69)

 

67) “'아는 자(jānatā)'란 일체 법(sabba-dhammā)을 아는 부처님을 말한다.” (MA.ii.267)

68) “'불사의 문(amatadvāra)'이란 성스러운 도(ariya-magga)를 말한다.” (MA.ii.267)

69) “'안온을 바랄지어다(khema patthetha)'라는 것은 하고자 하는 열의(kattukamyatā-chanda)로써 아라한과를 바래야 한다는 말이다.” (MA.ii.267)

 

 

소치는 사람의 짧은 경(M34)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