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좌선에 조금 변화를 느껴 한번 적어봅니다.
요근래 명상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은 좌선할때마다 짐작컨데 3 내지 4선까지 곧잘 들었었다. 정정하겠다. 그동안은 클라이맥스가 4번 내지 5번 꾸준히 잘 왔었다. 각각의 클라이맥스들이 초선, 2선, 3선 그리고 4선으로 느껴졌었다. 얼추 선정 정형구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기때문이다. 그러나 4선에는 숨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항상 아주 미세한 숨들이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완전한 4선을 갖춘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렇게 보면 내가 느끼던 2선이 2선이 아닐 수도 있고 3선이 3선이 아닐수도 있다.
보통 초선의 희열은 냄비처럼 빨리 높게 끓었다가 금방 사라졌다. 이게 대학교 레벨까지 가면 머리 꼭대기에서 넓게 기운이 느껴지고 번개처럼 강하게 희열이 온다던데 그동안은 보면 어깨나 목정도에서 퍼져갔었다. 2선은 초선보다 희열이 조금더 서서히 오고 서서히 없어지지만 강렬함은 여전하다. 3선은 2선같은 느낌이지만 전율이 없이 강한 희열이 있어 조금 신기하게 느껴진다. 자주 다리 언저리에서 전율이 조금씩 왔다가긴 한다. 초선이 잘 오면 보통 2, 3선은 연달아 잘 온다. 4선은 3선보다 더 고요하면서 여전히 클라이맥스는 있다. 아직 숨이 멈춘 상태가 아니라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숨이 없는 듯 하게 쉬어지지만 천 하나 거두면 바로 숨이 뒤에 미세하게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제 오늘 이상한 점이 있다면, 그동안 이 선정들이 생각보다 쉽게 잘 왔었다면, 이제는 숨이 시작부터 조금 더 깊게 가라앉은 느낌이고 더 고요한 느낌이고 초선에 드는데 시간이 길게 걸렸다. 그동안 선정들이 냄비에 물 끓듯이 끓었다면 이제는 시작부터 더 깊게 가라앉은 숨을 초선으로 올리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느낌이었다. 냄비가 아니라 마치 돌솥에 물을 끓이듯.
순일스님의 말씀에 따르면 초선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레벨이 있다고 하셨는데, 초선이 막 중학교 레벨로 간 느낌이었다. 숨들이 그 동안은 얼굴 주위에서 주로 보이고 백회로 왔다갔다 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봤다고 하면 이제는 그 숨이 처음부터 깊게 명치부근으로 내려온 느낌이고 시야는 좀 더 넓게 보여져서 손과 발까지 미세한 숨의 경로를 몸으로 느끼는 느낌이다. 그러나 모를일이다. 선정들이 됐다가 안됐다가 한다고들 하는데 지금이 그 안되는 시기일런지도.
또 다른 변화는 자애, 연민, 더불어 기뻐함, 평정의 마음이 부처님 말씀처럼 기초이고 수레이다라고 더 몸소 느낀 느낌이다. 어제 오늘 초선이 잘 안오길래 중간중간 '모든 존재들을 사랑하리라, 연민하리라, 더불어 기뻐하리라.'라고 되내이며 선정에 들려고 노력하였다. 그동안에도 이것을 안 해본것은 아닌데, 이번에는 그 힘들이 명료하게 내 안에서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이 자비희사의 마음을 되내일때마다 불에 바람을 넣어 불을 키우듯, 숨이 더 높아지고, 가벼워지고, 퍼져가는 느낌이 느껴졌다. 그러면 클라이맥스에 더 빨리 도달한다. 매 선정마다 그러했다. 전체적인 변화들을 볼때, 반야가 조금 더 커진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 맘대로 생각하고 느끼는 이것들이 데이지란 아이가 똥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인지도 모를일이다. 그냥 정진할뿐.
제가 캐나다에 있는 관계로 선원수행에 참여할 수 없으니, 무여법사님, 혹시 불쌍히 여기시고 너그러이 조그만 충고의 말씀 해 주실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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