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경전/디가 니까야

D19. 마하고윈다 경 (Mahagovinda sutta)

Daisy청량심 2023. 5. 23. 07:11

D19. 마하고윈다 388)  (마하고윈다의 일대기,  Mahagovinda Sutta)

디가니가야 2(각묵스님, 2007) p377-421

 

388) 본경은 앞의 「자나와사바 경」(D18)에 대한 보유(補遺)의 성격이 강한 경이다「자나와사바 경」의 주요내용은 범천이 설주(說主)가 되어 세존의 가르침을 요약 정리해서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설한 것을웻사와나 대천왕의 일원이 되어 그 회합에 참석한 자나와사바 약카가 듣고세존께 와서 그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형식을 빌어서 전개 되었다마찬가지로 본경의 주요내용은 범천이 설주가 되어 마하고윈다라는 부처님 전생담을 설하는 것이다.

이처럼 본경은 마하고윈다라는 바라문의 일대기를 범천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 「마하고윈다 경」 (Mahāgovinda Sutta)이라고 불렸다. 중국에서는「전존경」(典尊經)으로 한역되어 『장아함』의 세 번째 경으로 전해온다「전존경」에서는 고윈다(Govinda)를 전존(典寧)이라 옮기고, 마하고윈다(Mahāgovinda)를 대전존(大典尊)으로 옮기고 있다.

 

서언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서 독수리봉 산389)에 머무셨다. 그때 빤짜시카390) 간답바391)의 아들이 밤이 아주 깊었을 때 아주 멋진 모습을 하고 온 독수리봉 산을 환하게 밝히고서 세존께 다가왔다. 다가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린 뒤 한곁에 섰다. 한 곁에 서서 빤짜시카 간답바의 아들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389) 독수리봉 산에 대해서는 본서「대반열반경」(D16) §1.1의 주해를 참조할 것.

390) 빤짜시카는『장부』에서만 세 군데 경에서 나타나고 있다.(D18, D19, D21) 주석서에 의하면 빤짜시카는 pañcacūa(다섯 가지 머리띠를 두른자)라고도 하고, pañcakuṇḍalika(같은 뜻)라고도 불린다고 한다그가 어린아이였을 때 그는 머리에 다섯 가지 머리띠를 두른(pañca-cūakadāraka) 골목대장이었다다른 아이들과 함께 도로를 보수하고 우물을 파고 휴게소를 짓는 등의 선행을 하였다고 한다그래서 어릴 때 죽었지만 사대왕천에 태어나서 수명은 9만 년이 되었고 키는 3가우따(1가우따는 2마일정도)였으며 100수레 분의 장신구로 치장하고 몸에는 아홉 항아리 분의 향수를 발랐고 붉은 옷을 입고 머리에는 붉은 금으로 된 화관을 썼으며 머리 주위로 다섯줄의 띠(kuṇḍalika)를 둘렀는데 어린아이들이 하듯이 뒤쪽으로 묶었다고 한다그래서 다섯 가지 띠를 두르고 있는 자(pañca-cūakadārakaparihāra)라고 불렀다그래서 그의 이름이 빤짜시카가 되었다고 주석서는 설명하고 있다.(DA.ii.647) 앞의 「자나와사바 경」(D18)§18의 주해에서도 밝혔듯이 그는 여러 신들의 귀여움을 받았다고 하며 그래서 범천 사낭꾸마라가 형상을 나툴 때는 이 빤짜시카의 모습으로 나툰다고 한다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수동자의 상호를 연상하면 될듯하다본경은 이런 빤찌시카가 세존께 와서 범천 사낭꾸마라가 신들에게 이야기 해 주었던 마하고윈다의 일대기를 기술하고 있다.

391) 간답바는 우리에게 건달바로 친숙한 이름이다간답바에 대해서는 본서「대인연경」 (D15) §4의 주해를 참조할 것.

 

“세존이시여, 저는 삼십삼천의 신들의 면전에서 직접 듣고 면전에서 직접 파악한 것을

세존께 아뢰고자 합니다.”

“빤짜시카여, 그대는 나에게 말하여 보라.”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신들의 의회

 

2. “세존이시여, 옛날, 아주 옛적부터 보름의 포살일에, 그 결제가 시작되는 보름날 밤에 삼십삼천의 신들이 모두 수담마 의회에 모여 앉았는데, 큰 하늘의 회중들이 모두 모여 앉았습니다.392)

 

392) 이하 §3번까지는 앞의 「자나와사바 경」 (D18) §§12~13번과 동일함.

 

사대천왕들은 네 방위에 앉았습니다.

동쪽 방위에는 다따랏타 대천왕이 서쪽을 향하여 신들을 앞에 하고 앉습니다.

남쪽 방위에는 위룰하까 대천왕이 북쪽을 향하여 신들을 앞에 하고 앉습니다.

서쪽 방위에는 위루빡카 대천왕이 동쪽을 향하여 신들을 앞에 하고 앉습니다.

북쪽 방위에는 웻사와나 대천왕이 남쪽을 향하여 신들을 앞에 하고 앉습니다.

세존이시여, 삼십삼천의 신들이 모두 수담마 의회에 모여서

큰하늘의 회중들이 모두 모여 앉았을 때 사대천왕들은 네 방위에 앉습니다.

이것이 그들의 자리입니다. 그 다음이 우리들 약카들의 자리입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의 문하에서 청정범행을 닦은 뒤 최근에 삼십삼천에 태어난 신들은

다른 신들보다 용모와 명성이 훨씬 뛰어납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삼십삼천의 신들은 ‘참으로 하늘의 무리는 가득차고 아수라 무리는 줄어든다.’고 마음으로 흡족해 하고 환희로워 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3 “세존이시여, 그러자 신들의 왕 삭까(인드라)가 삼십삼천의 신들이 청정한 믿음이 있는 것을 알고 이런 게송으로 기뻐합니다.

 

'오, 참으로 삼십삼천의 신들은

그들의 우두머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여래와 좋은 가르침인 법에 귀의합니다.

 

용모를 갖추고 명성을 가진 새로운 신들을 보나니

그들은 선서의 문하에서

청정범행을 닦고 여기에 왔으며

용모와 명성에서 다른 자들을 크게 능가합니다.

 

광대한 통찰지를 가진 분의 제자들은

특별히 여기에 왔나니

이것을 보고서 삼십삼천의 신들은

그들의 우두머리와 함께 즐거워합니다.

여래와 좋은 가르침인 법에 귀의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삼십삼천의 천신들은

‘참으로 하늘의 무리는 가득 차고 아수라 무리는 줄어든다.'고

더욱더 마음으로 흡족해 하고 환희로워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

 

4. “세존이시여, 그러자 신들의 왕 삭까(인드라)는 삼십삼천의 신들이 청정한 믿음이 있는 것을 알고 삼십삼천의 신들을 불러서 말하였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대들은 그분 세존의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듣고자 합니까?’

‘존자시여, 우리는 그분 세존의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듣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신들의 왕 삭까(인드라)는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분명하게 드러내었습니다.”

 

5. “삼십삼천의 신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분 세존께서는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도를 닦으셨습니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도를 닦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지 못합니다.”

 

6. “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향상으로 인도하고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향상으로 인도하는 법을 가르치시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7. “그분 세존께서는 이것은 유익한 것이라고 잘 천명하셨고

이것은 해로운 것이라고 잘 천명하셨습니다.

이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고 이것은 비난받지 않는 것이며,

이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며,

이것은 저열한 것이고 이것은 수승한 것이며,

이것은 검고 흰 부분들을 잘 갖춘 것이라고 잘 천명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유익하거나 해로우며비난받아 마땅하거나 비난받지 않으며,

받들어 행해야 하거나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며저열하거나 수승하며,

검고 흰 부분들을 잘 갖춘 법들을 천명하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8. "그분 세존께서는 제자들에게 열반으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잘 천명하셨습니다.

열반과 도닦음은 일체가 됩니다.

마치 강가 강물과 야무나 강물이 일체가 되고 함께 흐르듯이

그와 같이 그분 세존께서는 제자들에게 열반으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잘 선포하셨고,

그 열반과 도닦음은 일체가 됩니다.

이와 같이 열반으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천명하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9. “그분 세존께서는 도를 닦는 유학(有學)들과 청정범행을 닦은 번뇌 다한 자들을 동료로 하십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마음으로는] 그들과 떨어져서393) 혼자되는 즐거움에 계합하여 머무십니다.

이와 같이 혼자되는 즐거움에 계합하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393) 그들의 가운데에 계실지라도 과()의 증득으로 머무시기 때문에 마음으로는(cittena) 떨어져 계신다.(DA.ji.652)

떨어져서'로 옮긴 원어는 apanujjā인데 복주서에서는 apanīya(떨어져서) vivajjetvā(피해서)라는 두 단어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라고 설명하고 있다.(DAȚ.ii.282) 실제로는 apa(away)+nud(to push)의 동명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10. “그분 세존께서는 큰 이익을 성취하셨고 명성을 얻으셨습니다.

그래서 끄샤뜨리야들을 [비롯한 모든 유정들은]394) 그분을 흠모하면서 머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분 세존은 자만하지 않고 음식을 드십니다.

이와 같이 자만하지 않고 음식을 드시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394) [원문의] 끄샤뜨리야들은이란 끄샤뜨리야들바라문들와이샤들수드라들용들가루다들약카들아수라들신들범천들이라는 이 모든 자들이다.(DA.ii.656) 그래서 이렇게 옮겼다.

 

11. “그분 세존은 설하는 그대로 행하시는 분이고 행하는 그대로 설하시는 분이니,

이처럼 설하는 그대로 행하시고 행하는 그대로 설하시는 분이십니다.

이와 같이 [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395)에 따라 도를 닦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395) 본서「대반열반경」(D16) §3.7의 해당 주해를 참조할 것.

 

12. “그분 세존께서는 최상이요 최고로 존귀한 청정범행에 대해서

의심을 건넜고 혼란을 제거했고 사유의 끝에 도달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최상이요 최고로 존귀한 청정범행에 대해서 의심을 건넜고 혼란을 제거했고

사유의 끝에 도달하신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신들의 왕 삭까가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분명히 드러낸 세존에 대한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삼십삼천의 천신들은 세존에 대한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들은 뒤 더욱더 마음으로 흡족해 하고 환희로워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13. “세존이시여, 그때 어떤 신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들이여, 참으로 네 분의 정등각들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지금의 세존처럼 법을 설하시기를!

그러면 그것은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라고 어떤 신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여, 네 분의 정등각은 그만 두고 세 분의 정등각이라도 세상에 출현하시어

지금의 세존처럼 법을 설하시기를!

그러면 그것은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라고,

어떤 신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여, 세 분의 정등각은 그만 두고 두 분의 정등각이라도 세상에 출현하시어

지금의 세존처럼 법을 설하시기를!

그러면 그것은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라고.”

 

14. “세존이시여, 이렇게 말하자 신들의 왕 삭까는 삼십삼천의신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존자들이여, 하나의 세계에 두 분의 아라한 · 정등각들이 전도 아니고 후도 아닌

[동시에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396) 그런 경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396) 하나의 세계에 두 분 이상의 부처님이 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 초기불교의 정설이다본서 제3권「확신경」(D28) §20 『중부』「다계경」(多界經, Bahudhātuka Sutta, M115) §14 『증지부 등에서도 같은 문장이 나타난다.

 

존자들이여, 그러니 그분 세존께서 병이 없으시고 어려움도 없으시며

오래, 오랜 세월 머무셔야 합니다.

그러면 그것은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라고,

 

세존이시여, 삼십삼천의 신들은 수담마 의회에 모여 앉아

그들이 모이게 된 안건을 심사숙고하고 그 안건을 토의합니다.

그리고 논의하여 결정된 것은 사대천왕들에게 각각 통보되고 하달됩니다.

그러면 사대천왕들은 자신들의 자리에 선 채로 움직이지 않고 그 안건을 통보받고 하달 받습니다.

 

그 왕들은 결정된 대로 따르는 자들이어서

명령된 것을 수지하나니

밝고 고요한 그들은

자신들의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15. “세존이시여, 그러자 북쪽 방향에 광대한 빛이 인식되면서 광명이 드러났습니다.

그것은 신들의 광채를 능가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신들의 왕인 삭까가 삼십삼천의 신들을 불러서 말했습니다.

'존자들이여, 저런 표상이 보이고 저런 광명이 생기고 저런 빛이 드러나는 징후가 보이면 그것은 범천이 출현하는 것입니다.

광명이 생기고 빛이 드러나는 징후가 보이면 그것은 범천이 출현하는 전조이기 때문입니다.

표상이 보이기 때문에 범천은 출현할 것이니

범천에게는 풍부하고 큰 빛이라는 전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범천 사낭꾸마라의 일화

 

16. “세존이시여,397) 그러자 삼십삼천의 신들은

'우리는 이 광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아야겠다.

그것이 눈앞에 가시화되면 그때 그에게 다가가야겠다.'라고 하면서

모두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사대천왕들도 ‘우리는 이 광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아야겠다.

그것이 눈앞에 가시화되면 그때 그에게 다가가야겠다.'라고 하면서

모두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뒤 삼십삼천의 신들은 모두

‘우리는 이 광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아야겠다.

그것이 눈앞에 가시화되면 그때 그에게 다가가야겠다.'라고 하나로 동의를 했습니다.”

 

397) 이하 §18까지는 앞의「자나와사바 경」(D18) §§16~19와 동일함.

 

17. “세존이시여, 범천 사낭꾸마라가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출현할 때는

거친 자기 모습을 창조한 뒤에 출현합니다.

세존이시여, 범천의 본래 모습은 삼십삼천의 신들의 눈의 영역으로는 체험하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범천 사낭꾸마라가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출현할 때에

그는 용모와 명성에서 다른 신들을 훨씬 능가합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황금으로 만든 형상이 인간의 형상을 훨씬 능가하듯이,

범천 사낭꾸마라가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출현할 때에

그는 용모와 명성에서 다른 신들을 훨씬 능가합니다.

 

세존이시여, 범천 사낭꾸마라가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출현할 때

그 회중의 어느 한 신도 절을 하거나 일어서거나 자리를 권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이제 범천 사낭꾸마라께서는 그가 원하는 신의 자리에 앉으실 것이다.'라고 여기면서 침묵한 채로 합장하고 가부좌하고 앉아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범천 사낭꾸마라가 앉는 자리를 가진 그 신은

크나큰 만족과 크나큰 기쁨을 얻게 됩니다.

마치 방금 관정(灌頂)한 끄샤뜨리야 왕이 그의 왕실에서 크나큰 만족과 크나큰 기쁨을 얻는 것처럼 범천 사낭꾸마라가 앉는 자리를 가진 그 신은 크나큰 만족과 크나큰 기쁨을 얻게 됩니다.

 

세존이시여그러면 범천 사낭꾸마라는 거친 자기 모습을 창조하여

빤짜시카 동자의 용모를 하고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출현합니다.

그는 공중으로 올라가 허공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습니다.

마치 힘센 사람이 잘 덮인 좌상이나 고른 땅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는 것처럼,

 

그와 같이 범천 사낭꾸마라는 공중으로 올라가 허공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은 뒤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청정한 믿음이 있음을 알고서 이런 게송으로 기쁘게 합니다.

 

‘오, 참으로 삼십삼천의 신들은

그들의 우두머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여래와 좋은 가르침인 법에 귀의합니다.

 

용모를 갖추고 명성을 가진 새로운 신들을 보나니

그들은 선서의 문하에서

청정범행을 닦고 여기에 왔으며

용모와 명성에서 다른 자들을 크게 능가합니다.

 

광대한 통찰지를 가진 분의 제자들은

특별히 여기에 왔나니

이것을 보고서 삼십삼천의 신들은

그들의 우두머리와 함께 즐거워합니다.

여래와 좋은 가르침인 법에 귀의합니다.'라고.”

 

18. “세존이시여, 범천 사낭꾸마라는 이런 뜻을 말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범천 사낭꾸마라가 이런 뜻을 말한 그 목소리는 여덟 가지 특질을 구족합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고, 선율이 있으며, 관심을 끌고, 함축적이며,

늘어지지 않고, 깊고, 낭랑합니다.

세존이시여, 범천 사낭꾸마라의 목소리는 회중에게만 들렸고

회중 밖으로는 목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이와 같이 여덟 가지 특질을 구족한 목소리를 범천의 목소리라 부릅니다."

 

19. “세존이시여, 그러자 삼십삼천의 신들은 범천 사낭꾸마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범천이시여, 우리는 이런 지혜의 말씀398)을 [들어서] 기쁩니다.

신들의 왕인 삭까께서도 그분 세존의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런 지혜의 말씀을 [들어서] 역시 기쁩니다.'라고

 

398) 지헤의 말씀'으로 옮긴 원어는 sakhā(숫자헤아림)인데 복주서에서 지혜(ñāa)라고 부연하고 있어서(DAȚ.iii.289) 지혜의 말씀으로 옮겼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범천 사낭꾸마라는 신들의 왕 삭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들의 왕이여. 우리도 그분 세존의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듣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범천이시여'라고 신들의 왕 삭까는

범천 사낭꾸마라에게 세존의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20. “대범천이시여399), 이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분 세존께서는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도를 닦으셨습니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도를 닦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399) 이하 §27까지는 위 §§5~12와 같은 내용임.

 

21. “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향상으로 인도하는 법을 가르치시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22. “그분 세존께서는 이것은 유익한 것이라고 잘 천명하셨고

이것은 해로운 것이라고 잘 천명하셨습니다.

이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고 이것은 비난받지 않는 것이며,

이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며,

이것은 저열한 것이고 이것은 수승한 것이며,

이것은 검고 흰 부분들을 잘 갖춘 것이라고 잘 천명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유익하거나 해로우며, 비난받아 마땅하거나 비난받지 않으며,

받들어 행해야 하거나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며, 저열하거나 수승하며,

검고 흰 부분들을 잘 갖춘 법들을 천명하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23. “그분 세존께서는 제자들에게 열반으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잘 천명하셨습니다.

열반과 도닦음은 일체가 됩니다.

마치 강가 강물과 야무나 강물이 일체가 되고 함께 흐르듯이

그와 같이 그분 세존께서는 제자들에게 열반으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잘 선포하셨고,

그 열반과 도닦음은 일체가 됩니다.

이와 같이 열반으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천명하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24. “그분 세존께서는 도를 닦는 유학들과 청정범행을 닦은 번뇌 다한 자들을 동료로 하십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마음으로는] 그들과 떨어져서 혼자되는 즐거움에 계합하여 머무십니다.

이와 같이 혼자되는 즐거움에 계합하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25. “그분 세존께서는 큰 이익을 성취하셨고 명성을 얻으셨습니다.

그래서 끄샤뜨리야들을 [비롯한 모든 유정들은] 그분을 흠모하면서 머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분 세존은 자만하지 않고 음식을 드십니다.

이와 같이 자만하지 않고 음식을 드시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보지 못했고 지금도 보지 못합니다.”

 

26. “그분 세존은 설하는 그대로 행하시는 분이고 행하는 그대로 설하시는 분이니,

이처럼 설하는 그대로 행하시고 행하는 그대로 설하시는 분이십니다.

이와 같이 [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에 따라 도를 닦는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27. “그분 세존께서는 최상이요 최고로 존귀한 청정범행에 대해서

의심을 건넜고 혼란을 제거했고 사유의 끝에 도달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최상이요 최고로 존귀한 청정범행에 대해서

의심을 건넜고 혼란을 제거했고 사유의 끝에 도달하신 이런 구성요소를 구족하신 스승을 그분 세존을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찾아보지 못했고 지금도 찾아보지 못합니다.”

 

28. “세존이시여, 이것이 신들의 왕 삭까가 범천 사낭꾸마라에게 분명히 드러낸

세존에 대한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범천 사낭꾸마라는 세존에 대한 여덟 가지 있는 그대로의 칭송을 들은 뒤 마음으로 흡족해 하고 환희로워 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범천 사낭꾸마라는 거친 자기 모습을 창조한 뒤

빤짜시카 동자의 용모를 하고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는 공중으로 올라가 허공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았습니다.

마치 힘센 사람이 잘 덮인 좌상이나 고른 땅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는 것처럼,

그와 같이 범천 사낭꾸마라는 공중으로 올라가 허공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은 뒤

삼십삼천의 신들을 불러서 말했습니다.

 

고윈다 바라문의 일화

 

‘삼십삼천의 신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얼마나 오래 전에 그분 세존께서는 큰 통찰지를 가진 분이 되었겠습니까?”

 

29. [범천 사낭꾸마라는 계속하였다.]400)

“존자들이여, 옛날에 디삼빠띠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디삼빠띠 왕에게는 고윈다401)라는 바라문 궁중제관402)이 있었습니다.

 

400) 이하 §60까지범천 사낭꾸마라가 설하는 마하고윈다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401) 고윈다(Govinda)는 소치는 사람 즉 목자(牧子)라는 뜻이며 힌두의 성전인 바가왓기따(Bhagavadgīta)를 설하는 신인 끄리슈나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402) 궁중제관(purohita)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꾸따단따 경」(D5) §10의 주해를 참조할 것.

 

디삼빠띠 왕에게는 레누라는 왕자가 있었습니다.

고윈다 바라문에게는 조띠빨라라는 바라문 학도 아들이 있었습니다.

레누 왕자와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와 다른 여섯 명의 끄샤뜨리야를 합하여

여덟은 동무가 되었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많은 세월이 지나서 고윈다 바라문이 임종하였습니다.

고윈다 바라문이 임종하자 디삼빠띠 왕은

'오, 참으로 짐은 고윈다 바라문에게 모든 업무를 바르게 위임한 뒤

다섯 가닥의 감각적 욕망을 고루 즐기고 싶었는데,

바로 이때 고윈다 바라문이 임종을 하였구나.'라고 크게 슬퍼하였습니다.

 

이렇게 말하자 레누 왕자가 디삼빠띠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 폐하께서는 고윈다 바라문이 임종하였다고 해서 너무 크게 슬퍼하지 마십시오.

폐하, 고윈다 바라문에게는 조띠빨라라는 바라문학도인 아들이 있습니다.

그는 그의 아버지보다 더 현명하고 아버지보다 일을 보는 눈이 더 뛰어납니다.

그러니 폐하께서 그의 아버지에게 맡겼던 업무를 모두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에게 맡기십시오.'

‘참으로 그러한가, 왕자여?' '참으로 그러합니다. 폐하.’”

 

마하고윈다.

 

30. “존자들이여, 그러자 디삼빠띠 왕은 어떤 사람을 불러서 말했습니다.

‘여봐라. 이리 오너라. 그대는 조띠빨라라는 바라문 학도에게 가라.

가서는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에게 이렇게 말하라.

‘조띠빨라 존자는 잘 지내십니까. 디삼빠띠 왕이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를 부르십니다.

디삼빠띠 왕은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를 보고자 합니다.’라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폐하.'라고 그 사람은 디삼빠띠 왕에게 대답한 뒤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띠빨라 존자는 잘 지내십니까. 디삼빠띠 왕이 조띠빨라 바라문학도를 부르십니다.

디삼빠띠 왕은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를 보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여.’라고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는 그 사람에게 대답한 뒤

디삼빠띠 왕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디삼빠띠 왕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한 곁에 앉은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에게 디삼빠띠 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띠빨라 존자여, 우리의 업무를 맡아주시오. 조띠빨라 존자는 우리의 청을 거절하지 마시오.

그대의 아버지가 맡았던 자리에 그대를 앉히겠소. 고윈다(목자)의 자리에 그대를 임명하려 하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폐하.’라고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는 디삼빠띠 왕에게 대답했습니다.”

 

31. “존자들이여, 그러자 디삼빠띠 왕은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를 고윈다(목자)의 자리에 임명하여 그를 아버지의 자리에 앉혔습니다.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는 고윈다의 자리에 임명되어 아버지의 자리에 앉아

아버지가 보던 업무를 그대로 보았고 아버지가 보지 않던 업무는 그도 보지 않았으며,

아버지가 하던 일을 그대로 완수 하였고 아버지가 하지 않은 일은 그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를 두고 사람들은 '오, 참으로 이 바라문은 고윈다(목자)로다.

오, 참으로 이 바라문은 마하고윈다(큰 목자)로다.'라고 말했습니다.

존자들이여, 이런 방법으로 조띠빨라 바라문 학도는

'마하고윈다, 마하고윈다' 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왕국을 나누어 가짐

 

32. “존자들이여, 그때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여섯 끄샤뜨리야에게 갔습니다.

여섯 고사뜨리야에게 가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들이여, 디삼빠띠 왕은 늙어서 나이 들고 노후하고 긴 세월을 보냈고 노쇠합니다.

존자들이여, 어느 누가 사람 목숨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디삼빠띠 왕이 임종을 하면 왕을 추대하는 자들이403) 레누 왕자를 왕위에 관정하는404)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가시오. 존자들은 레누 왕자에게 가십시오. 가서는 레누 왕자에게 이와 같이 말하십시오.

 

403) 원어는 rāja-kattāro이다주석서에서는 왕을 만드는 대신들(rājakārakā amaccā)(DA.ii.661)이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404) 관정(灌頂)하다로 옮긴 원어는 abhisiñcati인데 abhi(넘어서)+sic(to sprinkle)의 동사이다왕위에 임명될 때 머리에 물을 뿌리는 의식을 거행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나타난다이것의 명사인 abhiseka '관정식대관식'이란 뜻으로 쓰인다.

 

'우리는 레누 왕자의 사랑스럽고 마음에 들고 거스르지 않는 동무들입니다.

우리는 왕자와 더불어 행복과 괴로움을 함께 합니다.

존자여, 디삼빠띠 왕은 늙어서 나이 들고 노후하고 긴 세월을 보냈고 노쇠합니다.

존자여, 어느 누가 사람 목숨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디삼빠띠 왕이 임종을 하면 왕을 추대하는 자들이 레누 존자를 왕위에 관정하는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만일 레누 존자가 왕위를 얻으면 우리에게도 나누어 주십시오.'라고.”

 

33.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여.'라고 그 여섯 끄샤뜨리야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대답한 뒤 레누 왕자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레누 왕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레누 존자의 사랑스럽고 마음에 들고 거스르지 않는 동무들입니다.

그대의 행복은 우리의 행복이고 그대의 괴로움은 우리의 괴로움입니다.

존자여, 디삼빠띠 왕은 늙어서 나이 들고 노후하고 긴 세월을 보냈고 노쇠합니다.

존자여, 어느 누가 사람 목숨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디삼빠띠 왕이 임종을 하면 왕을 추대하는 자들이 레누 존자를 왕위에 관정하는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만일 레누 존자가 왕위를 얻으면 우리에게도 나누어 주십시오.'

'존자들이여, 나의 영토에서 그대들 말고 어떤 다른 행복이 있겠습니까?

존자들이여, 만일 내가 왕위를 얻으면 그대들에게도 나누어주겠습니다.”

 

34. “존자들이여, 그러자 세월이 흘러서 디삼빠띠 왕은 임종하였습니다.

디삼빠띠 왕이 임종하자 왕을 추대하는 자들은 레누 왕자를 왕위에 추대하는 관정식을 거행하였습니다.

왕위에 오른 레누는 다섯 가닥의 감각적 욕망에 빠지고 사로잡혀 지냈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그들 여섯 끄샤뜨리야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그들 여섯 끄샤뜨리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들이여, 디삼빠띠 왕은 임종했습니다.

왕위에 오른 레누는 다섯 가닥의 감각적 욕망에 빠지고 사로잡혀 지냅니다.

존자들이여, 누가 알겠습니까? 감각적 욕망이란 취하기 마련인 것입니다.

가시오. 존자들은 레누 왕에게 가십시오. 가서는 레누 왕에게 이와 같이 말하십시오.

‘폐하, 디삼빠띠 왕은 임종하였고 레누 존자는 왕위에 추대되었습니다.

폐하는 전에 하신 말씀을 기억하십니까?'라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여’라고 그 여섯 끄샤뜨리야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대답한 뒤 레누 왕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레누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 디삼빠띠 왕은 임종하였고 레누 존자는 왕위에 추대되었습니다.

폐하는 전에 하신 말씀을 기억하십니까?'

‘존자들이여, 나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면 누가 북쪽은 넓고 남쪽은 수레의 앞쪽처럼 [좁은] 이 대지를

일곱 등분으로 공평하게 잘 나눌 수 있겠습니까?'

‘폐하, 마하고윈다 바라문을 제외하고 누가 있겠습니까?"

 

35. “존자들이여, 그러자 레누 왕은 어떤 사람을 불러서 말했습니다.

여봐라, 이리 오너라. 그대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가라.

가서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이렇게 말하라. '존자여, 레누 왕이 그대를 부르십니다.'라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폐하.’라고 그 사람은 레누 왕에게 대답한 뒤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여, 레누 왕이 그대를 부르십니다.’

'알겠습니다, 존자여.'라고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그 사람에게 대답한 뒤 레누 왕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레누 왕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한 곁에 앉은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레누 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십시오, 고윈다 존자여. 북쪽은 넓고 남쪽은 수레의 앞쪽처럼 [좁은] 이 대지를

일곱 등분으로 공평하게 잘 나누어 보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폐하.'라고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레누 왕에게 대답한 뒤

북쪽은 넓고 남쪽은 수레의 앞쪽처럼 [좁은] 이 대지를 일곱 등분으로 공평하게 잘 나누었는데 모두 수레의 앞쪽처럼 [좁게] 만들어서 [나누었습니다.]”

 

36. “이들 중에서 레누 왕의 지역은 가운데였습니다.

단따뿌라는 깔링가들에게, 뽀따까는 앗사까들에게,

마힛사띠는 아완띠들에게, 로루까는 소위라들에게,

미틸라는 위데하들에게, 짬빠는 앙가들에게,

와라나시는 까시들에게, 이처럼 고윈다가

[일곱 개의 도시를] 배분했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여섯 끄샤뜨리야는

‘참으로 우리가 원하고 바라고 지향하고 얻으려고 애쓰던 것을 우리는 얻었구나.'라고

그들 각자가 얻은 것에 마음이 흡족하였으며 그들이 의도하는 바는 성취되었습니다.

 

삿따부, 브라흐마닷따, 옛사부,

바라따, 레누, 두 명의 다따랏타

이들은 바라따405)의 일곱 명의 [대왕]들입니다.”

 

405) 바라따(Bhārata)'는 지금도 인도의 공식 명칭이다영어로는 India라고 표기하지만 국내에서는 바라따로 부른다마치 우리나라가 영어로는Korea라고 표기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한민국 혹은 한국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마하바라따』 등의 산스끄리뜨 문헌에 바라따 왕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렇게 초기불교 문헌에도 바라따 왕들이 언급되고 있다.

본경은 인도의 가장 유력한 신들 가운데 한 사람인 끄리슈나의 이름인 고윈다를 등장시켜 바로 부처님의 전생 이름이었다고 하고 있으며 그들의 친구가 바로 일곱 명의 바라따 왕들이었다고 하여 불교의 인도화를 전개시켜 나가고 있다이런 이야기들이 모여서 오히려 나중에 힌두교에서는 부처님을 위슈누의 아홉 번째 화신이라고 받아들이고끄리슈나(고윈다) 8번째 화신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첫 번째 바나와라가 끝났다.

 

명성이 퍼짐

 

37. “존자들이여, 그러자 여섯 끄사뜨리야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윈다 존자는 레누 왕의 사랑스럽고 마음에 들고 거스르지 않는 동무입니다.

그와 같이 고윈다 존자는 우리들의 사랑스럽고 마음에 들고 거스르지 않는 동무입니다.

고윈다 존자는 우리의 업무를 맡아주십시오. 고윈다 존자는 우리의 청을 거절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들이여.’라고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여섯 명의 끄샤뜨리야에게 대답했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일곱 명의 관정식을 거친 끄샤뜨리야 왕들의 왕국의 업무를 관장하였으며,

일곱 명의 뛰어난 바라문들과 700명의 기본과정을 마친 자들406)에게 만뜨라를 가르쳤습니다.”

 

406) '기본과정을 마친 자'로 옮긴 원어는 nahātaka(Sk. snātaka)인데 snā(to bathe)에서 파생된 명사이다그래서 문자적인 의미는 목욕을 마친 자'이다바라문들은 보통 8살에 스승을 정해서 그 문하에 들어가서 20살까지 12년 동안 자기 문파의 베다(본집제의서삼림서우빠니샤드)와 여러 가지 지식들을 배운다이런 과정을 다 마치면 졸업식을 하는데 요즘처럼 졸업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도인들이 신성시 여기는 강에 들어가서 목욕하는 것으로 공부를 마친 것을 표시하였다그래서 '목욕을 마친 자'는 바로 바라문이 배워야 할 공부를 마친 자를 뜻한다그래서 이런 표현이 생긴 것이다본서에서는 알기 쉽게 '기본과정을 마친 자'로 의역을 하였다.

 

38.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는 그 후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을 눈으로 직접 본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과 직접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상의한다.'라는

이런 좋은 명성이 퍼졌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을 눈으로 직접 본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과 직접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상의한다.’라고

나에 대해서 좋은 명성이 퍼졌다.

그러나 나는 범천을 보지도 못하고 범천과 토론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상의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나는 늙고 나이 든, 스승들의 전통을 가진 바라문들이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는 자는

범천을 보고 범천과 토론하고 범천과 이야기하고 범천과 상의하게 된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니 나는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으리라.'라고."

 

39.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레누 왕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레누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407),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을 눈으로 직접 본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과 직접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상의한다.'라고

저에 대해서 좋은 명성이 퍼졌습니다.

폐하, 그러나 저는 범천을 보지도 못하고 범천과 토론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상의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늙고 나이 든, 스승들의 전통을 가진 바라문들이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는 자는

범천을 보고 범천과 토론하고 범천과 이야기하고 범천과 상의하게 된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폐하, 그러니 저는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고자 합니다.

밥을 가져다주는 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제게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윈다 존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십시오.’"

 

407) 두 사람은 친구 사이이므로 일반 호칭인 bho로 부르고 있다그러나 우리 실정에 맞게 '폐하'라고 옮겼다.

 

40.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여섯 끄샤뜨리야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여섯 끄샤뜨리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에게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을 눈으로 직접 본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과 직접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상의한다.'라는

이런 좋은 명성이 퍼졌습니다.

그러나 나는 범천을 보지도 못하고 범천과 토론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상의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늙고 나이 든, 스승들의 전통을 가진 바라문들이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는 자는

범천을 보고 범천과 토론하고 범천과 이야기하고 범천과 상의하게 된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왕들이여, 그러니 나는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고자 원합니다.

밥을 가져다주는 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나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윈다 존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십시오.”

 

41.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일곱 명의 뛰어난 바라문들과

700명의 기본과정을 마친 자들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들이여, 나에게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을 눈으로 직접 본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과 직접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상의한다.'라는

이런 좋은 명성이 퍼졌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나 나는 범천을 보지도 못하고 범천과 토론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상의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늙고 나이든, 스승들의 전통을 가진 바라문들이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는 자는

범천을 보고 범천과 토론하고 범천과 이야기하고 범천과 상의하게 된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니 나는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고자 합니다.

밥을 가져다 주는 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나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윈다 존자께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십시오.’”

 

42.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40명의 동등한 위치에 있는 아내들에게 갔습니다.

가서는 40명의 동등한 위치에 있는 아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인들이여, 나에게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을 눈으로 직접 본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범천과 직접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상의한다.'라는

이런 좋은 명성이 퍼졌습니다.

여인들이여, 그러나 나는 범천을 보지도 못하고 범천과 토론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상의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늙고 나이든, 스승들의 전통을 가진 바라문들이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는 자는

범천을 보고 범천과 토론하고 범천과 이야기하고 범천과 상의하게 된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여인들이여, 그러니 나는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기를 원합니다.

밥을 가져다주는 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나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윈다 존자께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십시오.’”

 

43.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도시의 동쪽에 새 공회당을 짓게 하고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았습니다.

밥을 가져다주는 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그에게 접근하지 못하였습니다.

존자들이여, 그와 같이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넉 달이 지났지만 만족하지 못했고 피곤하기만 했습니다.

‘나는 늙고 나이든, 스승들의 전통을 가진 바라문들이

‘우기철 넉 달 동안 홀로 앉아 연민하는 禪을 닦는 자는 범천을 보고 범천과 토론하고

범천과 이야기하고 범천과 상의하게 된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나는 범천을 보지도 못하고 범천과 토론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범천과 상의하지도 못한다.'라고."

 

범천과의 대면

 

4. “존자들이여, 그러자 범천 사낭꾸마라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의 마음에 일어난 생각을

마음으로 알고 마치 힘센 자가 오므렸던 팔을 펴고 편 팔을 오므리듯이

그와 같이 범천의 세상에서 사라져서 마하고윈다 바라문 앞에 나타났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전에 보지 못한 모습을 보자

두려움이 생겼고 공포가 생겼고 털이 곤두섰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두렵고 무시무시하고 털이 곤두서서

범천 사낭꾸마라에게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존자시여, 용모를 갖추고 명성을 가지고

행운을 가진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을 모르기에 묻습니다.

당신을 누구라고 알아야 합니까?'

 

'나를 참으로 [사낭]꾸마라라고

범천의 세상에서는 모두들 그렇게 안다오.

모든 신들은 나를 그렇게 아나니

고윈다여, 그대도 그렇게 아시오.'

 

'앉을 자리와 발 씻을 물과

꿀 과자를 시물408)로 올립니다.

존자께 여쭙나니

저의 시물을 받아 주십시오.'

 

‘고윈다여, 그대의 시물을 섭수하노라.

기회를 주리니 그대는 말하시오.

현생의 이익과 내생의 행복을 위해서

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물어보시오.'

 

408) 원어 aggha는 값진 것중요한 것이란 뜻이다주석서에서 손님에게 선사하는 것(atithino upanāmetabba)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서(DA.ii,664) 이렇게 옮겼다.

 

45.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천 사낭꾸마라는 나에게 허락을 하셨다.

나는 현생의 이익을 물어볼 것인가 아니면 내생의 이익을 물어볼 것인가?'라고.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다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현생의 이익에 대해서는 능숙하다. 남들도 나에게 현생의 이익에 대해서 묻는다.

그러니 나는 범천 사낭꾸마라에게 내생의 이익에 대해서 물어 보리라.”라고,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사낭꾸마라에게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남들의 질문에 대해 의문이 없으신 분

범천 사낭꾸마라께 의문을 가진 저는 여쭙니다.

어디에 서고 어디서 공부지어야

죽기 마련인 [인간]은

불사인 범천의 세상을 얻게 됩니까?'

 

'인간들에 있으면서 내 것이라는 [애착을버린 뒤

로 연민[하는 ]에 확고부동하고

세속의 비린내들이 없고 성행위를 삼가는 것 -

여기에 서고 여기서 공부지어야

죽기 마련인 [인간]은

불사인 범천의 세상을 얻게 되노라.”

 

46. “‘존자시여, '내 것이라는 [애착을] 버린 뒤’라는 것을 저는 잘 알겠습니다.

여기 어떤 자가 작은 재물의 무더기나 많은 재물의 무더기를 버리고 작은 친지와 측근이나 많은 친지와 측근을 버린 뒤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染衣]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입니다.

존자시여, 이와 같이 '내 것이라는 [애착을] 버린 뒤'라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존자시여, '홀로'라는 것도 저는 잘 알겠습니다.

여기 어떤 자는 숲속이나 나무 아래나 산이나 골짜기나 산속 동굴이나 묘지나 밀림이나 노지나 짚더미와 같은 외딴 처소를 의지합니다.

존자시여, 이와 같이 '홀로'라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존자시여, '연민[하는 ]에 확고부동하고'라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여기 어떤 자는 연민이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뭅니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연민이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뭅니다.

존자시여, 이와 같이 '연민[하는 ]에 확고부동하고'라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존자시여, 그러나 '세속의 비린내들'이라는 것을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범천이시여, 인간들에 있으면서

세속의 비린내들이란 무엇입니까?

지자시여, 이것을 알지 못하여 저는 묻습니다.

어떤 [오염원의] 장막에 가리어

사람들은 [냄새를] 내뿜으며409)

범천의 세상으로부터 떨어져서 지옥에 가게 됩니까?'

 

409) 이렇게 옮긴 원문은 kenāvaā vāti pajā kuruṭṭharū인데 주석서에서

어떠한 오염원의 장막(kilesāvaraa)에 가리어서 사람들은 썩은 냄새를 내뿜게 됩니까(pūtikā vāyati)라는 말이다.(DA.ii.665)라고 풀이하고 있어서 이렇게 옮겼다.

 

'분노거짓말사기기만,

허욕자만질투,

바람의심남을 해코지함,

탐욕성냄취함어리석음 -

이런 것에 빠지면

세속의 비린내들을 없애지 못하나니410)

범천의 세상으로부터 떨어져서 지옥에 가게 된다오.'

 

410) '세속의 비린내를 없애지 못한다.'로 옮긴 원어는 anirāmagandhā인데 āmagandha āma(비린)+gandha(냄새)를 뜻하고 여기에다 부정 접두어 'a-' 'nir-'를 두 번 붙여서 만들어진 단어이다이 게송에서 열거하고 있는 14가지 오염원(kilesa)들의 냄새라는 말이다.

 

‘제가 존자님이 말씀하시는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 이해하는 바로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겠습니다.

존자시여, 저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고윈다 존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시오.’”

 

레누 왕과의 상의

 

47.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레누 왕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레누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폐하는 폐하의 왕국의 업무를 관장할 다른 궁중제관을 찾으십시오.

저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제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폐하, 저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대지의 주인인 레누 왕에게 아뢰오니

왕국을 [직접] 다스리십시오.

저는 궁중제관직에 관심이 없습니다.”

 

‘만일 그대가 감각적인 것에

부족함이 있다면 채워줄 것이오.

그대를 해치는 자가 있다면

대지의 대장군인 내가 보호하겠소.

그대는 아버지고 나는 아들입니다.

고윈다여, 떠나지 마시오.

 

'나는 감각적인 것에도 부족함이 없으며

나를 해치는 자도 없습니다.

신의 말씀을 들은 뒤로부터

나는 재가의 삶에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신이라니 그는 어떤 용모를 가졌으며

그대에게 어떤 뜻을 말하였습니까?

그의 말을 들은 뒤 그대는 집도 나도

모두 버리게 되다니요.’

 

'나는 한거를 하기 전에는

제사를 지내고자 하던 자였습니다.

불을 피웠고411)

꾸사 풀을 뿌렸습니다.412)

이제 범천의 세상으로부터

사낭꾸마라413) 범천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질문했고 그는 설명하였나니

그것을 듣고 재가의 삶에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411) 제사에 대해서는 본서 제2권「소나단다 경」(D4) §13의 주해와「꾸따단따 경」(D5)의 주해들을 참조하고 제사에서 피우는 불에 대해서는 본서 제3권「합송경」(D33) §1.10(32)의 주해를 참조할 것.

412) 꾸사 풀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꾸따단따 경」(D5) §18의 주해를 참조할 것.

413) 본문에는 sanantano(영원한)으로 나타나는데 주석서에서 밝히듯이 바로 사낭꾸마라 범천을 말한다.(sanantano ti sanakumāro brahmā - DA.ii.668)

 

'존자시여, 당신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나는 존자를 믿습니다.

신의 말씀을 들은 뒤

어찌 다른 것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우리는 당신을 따를 것입니다.

고윈다여, 존자는 우리의 스승이십니다.

마치 녹주석의 보석이

깨끗하고 때가 없고 청정하듯이

그와 같이 청정하게 되어

우리는 고윈다의 가르침을 따를 것입니다.

 

만일 고윈다 존자가 집을 떠나 출가한다면 나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여섯 끄샤뜨리야와의 상의

 

48.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여섯 끄샤뜨리야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여섯 끄샤뜨리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존자들은 존자들의 왕국의 업무를 관장할 다른 궁중제관을 찾으십시오.

존자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존자들이여, 그러자 여섯 끄샤뜨리야는 한 곁으로 간 뒤 이와 같이 의논을 하였습니다.

'바라문들은 재물에 욕심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을 재물로 길들입시다.'라고,

그들은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여, 이 일곱 왕국에는 수많은 재물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존자가 원하는 만큼 가져가십시오.'

 

'존자들이여, 나는 존자들로부터 받은 이런 재물만 해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나는 그런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떠나 출가하려는 것입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49. “존자들이여, 그러자 여섯 끄샤뜨리야는 한 곁으로 간 뒤 이와 같이 의논을 하였습니다.

'바라문들은 여인들에 욕심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하고윈다 바라문을 여자로 길들입시다.'라고.

그들은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여, 이 일곱 왕국에는 수많은 여인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존자가 원하는 만큼 가져가십시오.'

 

‘존자들이여, 나에게는 40명의 동등한 위치에 있는 아내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런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떠나 출가하려는 것입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50. “만일 고윈다 존자가 집을 떠나 출가한다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만일 그대가 범부가 탐닉하는

감각적 욕망들을 버리고

정진하고 강인하고

인욕의 힘을 구족하면

그 길은 바른 길이요

그 길은 최상의 길이니

바른 법을 가진 자를

지자들은 보호하나니

그가 범천의 세상에 태어나도록.’”

 

51. “그러면 고윈다 존자는 칠 년만 기다려 주십시오.

칠 년이 지나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존자들이여, 칠 년은 너무나 깁니다. 나는 그대들을 칠 년이나 기다릴 수 없습니다.

존자들이여, 어느 누가 사람 목숨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우리는 다음 생으로 가야 합니다.

[통찰지의] 만뜨라로 깨달아야 합니다. 유익함을 행해야 합니다. 청정범행을 닦아야 합니다. 태어난 자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우리는 집을 떠나 출가해야 합니다.”

 

 

52. “‘그렇다면 고윈다 존자는 육 년만  오 년만  사 년만  삼 년만  이 년만 … 일 년만 기다려 주십시오. 일 년 뒤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53. “존자들이여, 일 년은 너무나 갑니다. 나는 그대들을 일 년이나 기다릴 수 없습니다.

존자들이여, 어느 누가 사람 목숨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우리는 다음 생으로 가야 합니다.

[통찰지의] 만뜨라로 깨달아야 합니다. 유익함을 행해야 합니다. 청정범행을 닦아야 합니다. 태어난 자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우리는 집을 떠나 출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고윈다 존자는 칠 개월만 기다려 주십시오.

칠 개월 뒤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54. “존자들이여, 칠 개월은 너무나 갑니다. 나는 그대들을 칠 개월이나 기다릴 수 없습니다.

존자들이여, 어느 누가 사람 목숨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우리는 다음 생으로 가야 합니다.

[통찰지의] 만뜨라로 깨달아야 합니다. 유익함을 행해야 합니다. 청정범행을 닦아야 합니다. 태어난 자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우리는 집을 떠나 출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고윈다 존자는 육 개월만  오 개월만  사 개월만  삼 개월만  이 개월만 … 일 개월만  보름만 기다려 주십시오. 보름 뒤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55. “존자들이여, 보름은 너무나 깁니다. 나는 그대들을 보름이나 기다릴 수 없습니다.

존자들이여, 어느 누가 사람 목숨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우리는 다음 생으로 가야 합니다.

[통찰지의] 만뜨라로 깨달아야 합니다. 유익함을 행해야 합니다. 청정범행을 닦아야 합니다. 태어난 자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우리는 집을 떠나 출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고윈다 존자는 칠일만 기다려 주십시오. 칠일 뒤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존자들이여, 칠일은 길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나는 칠일에 동의합니다.”

 

뛰어난 바라문 등과의 상의

 

56.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일곱 명의 뛰어난 바라문들과

700명의 기본과정을 마친 자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존자들은 존자들에게 만뜨라를 가르쳐 줄 다른 스승을 찾으시오.

존자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존자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고윈다 존자는 집을 떠나 출가하지 마십시오.

존자시여, 출가하면 권력도 적고 얻는 것도 적지만

바라문 생활에는 권력도 많고 얻는 것도 많습니다.’

 

'존자들은 '출가하면 권력도 적고 얻는 것도 적지만 바라문 생활에는 권력도 많고 얻는 것도 많다.'고 말하지 마시오.

존자들이여, 나 말고 누가 더 많은 권력을 가졌고 더 많은 것을 얻었단 말이오.

존자들이여, 참으로 나는 지금, 왕들의 왕과 같고

바라문들의 바라문과 같고 재가자들의 신과 같습니다.

그런 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존자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만일 고윈다 존자가 집을 떠나 출가한다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아내들과의 상의

 

57. “존자들이여, 그러자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40명의

동등한 위치에 있는 아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그대들은 자신의 친정집으로 가거나 다른 남편을 찾으시오.

여인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범천이 말씀하신 세속의 비린내들에 대해서 내가 듣기에는 재가에 머물면서

그것들을 몰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인들이여, 나는 집을 떠나 출가하려 합니다.

'당신만이 친척들 중의 친척입니다. 당신만이 남편들 중의 남편입니다.

만일 고윈다 존자가 집을 떠나 출가한다면 우리도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는 곳은 바로 우리가 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마하고윈다의 출가

 

58. “존자들이여,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칠일이 지나자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였습니다.

마하고윈다 바라문이 출가하자 관정식을 거행한 일곱 명의 끄샤뜨리야 왕과,

일곱 명의 뛰어난 바라문들과, 700명의 기본과정을 마친 자들과,

40명의 동등한 위치에 있는 아내들과, 수천 명의 끄샤뜨리야들과, 수천 명의 바라문들과, 수천 명의 장자들과, 여러 명의 후궁의 여인들까지도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마하고윈다 바라문을 따라서 출가하였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런 회중에 둘러싸여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마을과 성읍과 수도 등지에서 유행(遊行)을 하였습니다.

존자들이여, 그때 그 무렵에 마하고윈다 바라문이 마을과 성읍에 다가가면

거기서 그는 왕들의 왕과 같았고 바라문들의 바라문과 같았고 재가자들의 신과 같았습니다.

그 무렵에 사람들은 재치기를 하거나 넘어지거나 하면

'마하고윈다 바라문에게 귀의합니다. 일곱 [왕들의] 궁중제관께 귀의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59. “존자들이여, 마하고윈다 바라문은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물렀습니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물렀습니다.

연민이 함께한 마음으로  더불어 기뻐함이 함께한 마음으로 

평온이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물렀습니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평온이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물렀습니다.”

 

60. “그때 마하고윈다 바라문의 제자들 가운데 그의 가르침을 모두 남김없이 완전히 알았던 자들은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선처인 범천의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의 가르침을 모두 남김없이 완전히 알지 못한 사람들은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어떤 자들은 타화자재천의 신들의 동료로 태어났습니다. 어떤 자들은 화락천의 신들의 동료로 태어났습니다.

어떤 자들은 도솔천의 신들의 동료로 태어났습니다.

어떤 자들은 야마천의 신들의 동료로 태어났습니다.

어떤 자들은 삼십삼천의 신들의 동료로 태어났습니다.

어떤 자들은 사대왕천의 신들의 동료로 태어났습니다.

가장 낮은 몸을 받는다 하더라도 간답바의 무리에는 태어났습니다.

존자들이여, 이처럼 그들 모든 선남자들의 출가는 헛되지 않았고 무익하지 않았으며

결실이 있고 이익이 있었습니다.

[범천 사낭꾸마라의 이야기가 끝났다.]

 

맺는말

 

61. [빤짜시카는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이것을 기억하십니까?"

61. [빤짜시카는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이것을 기억하십니까?"

“빤짜시카여, 나는 기억하노라. 나는 그때에 마하고윈다 바라문이었다.

나는 그 제자들에게 범천의 일원이 되는 길을 가르쳤다.

빤짜시카여, 나의 그런 청정범행은 [속된 것들을] 역겨워함으로 인도하지 못했고,

욕망이 빛바램으로 인도하지 못했고, 소멸로 인도하지 못했고, 고요함으로 인도하지 못했고, 최상의 지혜로 인도하지 못했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지 못했고, 열반으로 인도하지 못했다.

그것은 단지 범천의 세상에 태어남으로 인도하는 것이었다.414)

 

414) 즉 이전에 마하고윈다였을 때는 팔정도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열반을 실현하지는 못하고 단지 범천의 세상에 태어나는 것만이 가능했다는 말씀이다금생에서는 열반을 실현한 부처님이 되어 이제부터 팔정도를 설하시어 천상으로 윤회하는 것조차 완전히 극복한 열반의 길을 드러내 보이신다.

본경 외에도 본서 제1권의「마할리 경」(D6 §14)과「깟사빠 사자후경」(D8 §13)과 본서의「빠야시 경」(D23 §31)에서는 팔정도를 불교에만 있는 가장 현저한 가르침으로 언급하고 있다특히 세존의 임종 직전에 마지막으로 세존의 제자가 된 수밧다 유행승에게 팔정도가 있기 때문에 불교 교단에는 진정한 사문이 있다고 하신 본서「대반열반경」 (D16, §5.27)의 말씀은 불교 만대의 표준이 되는 대사자후이시다.

 

빤짜시카여, 그러나 지금 나의 이러한 청정범행은 전적으로 [속된 것들을] 역겨워함으로 인도하고, 욕망이 빛바램으로 인도하고소멸로 인도하고고요함으로 인도하고최상의 지혜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열반으로 인도한다.

그것은 바로 이 여덟 가지 성스러운 도[八支聖道]이니 그것은 곧

바른 견해[正見], 바른 사유[正思惟],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계[正命], 바른 정진[正精進], 바른 싸띠[正念], 바른 삼매[正定] 이니라.

빤짜시카여, 이러한 청정범행은 전적으로 [속된 것들을] 역겨워함으로 인도하고,

욕망이 빛바램으로 인도하고, 소멸로 인도하고,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최상의 지혜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한다.”

 

62. “빤짜시카여, 나의 제자들 가운데 나의 가르침을 모두 남김없이 완전히 아는415) 자들은 모든 번뇌가 다하여 아무 번뇌가 없는 마음의 해탈과 통찰지의 해탈을 바로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최상의 지혜로 알고 실현하여 구족하여 머문다.[阿羅漢]

 

415) 남김없이 완전히 알다' ājānāti의 역어이다이것의 명사 aññā는 구경지 혹은 구경의 지혜라고 옮기는데 아라한이 되어 번뇌를 다한 경지의 지혜를 일컫는 말이다그래서 본서에서는 ājānāti 완전히 알다'로 옮기고 있다.

 

모두 남김없이 완전히 알지 못하는 자들은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정거천에화생하여 그곳에서 완전히 열반에 들어 그 세계로부터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을 얻는다.[不還者]

모두 남김없이 완전히 알지 못하는 자들 가운데 어떤 자들은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탐욕과 성냄과 미혹이 엷어져서 한 번만 더 돌아올 자[一來者]가 되어, 한번만 이 세상에 와서 괴로움의 끝을 만들 것이다.

모두 남김없이 잘 알지 못하는 자들 가운데 어떤 자들은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흐름에 든 자[預流者]가 되어, [악취에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지고 [해탈이] 확실하며 정등각으로 나아가는 자가 된다.

빤짜시카여, 이처럼 모든 선남자들의 출가는 헛되지 않고 무익하지 않으며 결실이 있고 이익이 있다."416)

 

416) 이들 아라한불환일래예류의 정형구에 대한 설명은 본서 제1권「마할리 경」(D6) §13의 주해와『청정도론』XXII.3~30을 참조할 것.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설하셨다.

간답바의 아들 빤짜시카는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한 뒤

세존께 절을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아 [경의를 표한] 뒤에 거기서 사라졌다.

 

마하고윈다 경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