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경전/디가 니까야

D2. 사문과경(沙門果經. 출가생활의 결실, Samannaphala sutta)

Daisy청량심 2023. 5. 11. 03:18

디가니까야 1권(각묵스님, 초기불전연구원, 2007년) p.185-264
 

서언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1250명의 많은 비구 승가와 함께 라자가하(왕사성)에서 지와까 꼬마라밧짜의 망고 숲에 머무셨다. 그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우기철의] 네 번째 달인 꼬무디 달의 보름 포살일 밤에 대신들에 둘러싸여 궁궐의 누각에 앉아 있었다. 그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감흥어를 읊었다.
 “달빛 교교한 밤은 참으로 즐겁도다. 달빛 교교한 밤은 참으로 멋지도다. 달빛 교교한 밤은 참으로 편안하도다. 달빛 교교한 밤은 참으로 상서롭도다. 오늘 같은 밤에 참으로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친견하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까?”
 
 
대신들의 진언(進言)
 
2. 이렇게 말하자 어떤 대신이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뿌라나 깟사빠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승가를 가졌고, 무리를 가졌고, 무리의 스승이며 지자요, 명성을 가졌고, 교단의 창시자요, 많은 사람에 의해서 사두 1)로 인정되며 노련하고, 출가한 지 오래되었으며, 연로하고 삶의 완숙기에 이르렀습니다. 폐하, 그분 뿌라나 깟사빠를 친견하십시요. 폐하께서 뿌라나 깟사빠를 친견하시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히데뿟따는 침묵하고 있었다.
 
------- < 각 주 > --------------------------------------------------------------------------------------
 1) 사두 : 주석서에서는 사두를 멋진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디가니까야 주석서 1권. 142쪽)
 요즘 인도에서 힌두 종교지도자를 사두라고 부르고 있어서 그냥 사두로 음역을 하였다.
                                              디가니가야 1권(각묵스님, 초기불전연구원, 2007년) p.189 , 주석 18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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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러자 어떤 대신이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막칼리 고살라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승가를 가졌고 무리를 가졌고 무리의 스승이며지자요 명성을 가졌고 교단의 창시자요 많은 사람에 의해서 사두로 인정되며 노련하고 출가한 지 오래되었으며 연로하고 삶의 완숙기에 이르렀습니다. 폐하, 그분 막칼리 고살라를 친견하십시오. 폐하께서 막칼리 고살라를 친견하시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히데뿟따는 침묵하고 있었다. 
 
4. 그러자 어떤 대신이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아지따 께사깜발리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승가를 가졌고 무리를 가졌고 무리의 스승이며 지자요 명성을 가졌고 교단의 창시자요 많은 사람에 의해서 사두로 인정되며 노련하고 출가한 지 오래되었으며 연로하고 삶의 완숙기에 이르렀습니다. 폐하, 그분 아지따 께사깜발리를 친견하십시요. 폐하께서 아지따 께사깜발리를 친견하시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히데뿟따는 침묵하고 있었다. 
 
5. 그러자 어떤 대신이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빠꾸다 깟짜야나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승가를 가졌고 무리를 가졌고 무리의 스승이며 지자요 명성을 가졌고 교단의 창시자요 많은 사람에 의해서 사두로 인정되며 노련하고 출가한 지 오래되었으며 연로하고 삶의 완숙기에 이르렀습니다. 폐하, 그분 빠꾸다 깟짜야나를 친견하십시요. 폐하께서 빠꾸다 깟짜야나를 친견하시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히데뿟따는 침묵하고 있었다.
 
6. 그러자 어떤 대신이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산자야 벨랏티뿟따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승가를 가졌고 무리를 가졌고 무리의 스승이며 지자요 명성을 가졌고 교단의 창시자요 많은 사람에 의해서 사두로 인정되며 노련하고 출가한 지 오래되었으며 연로하고 삶의 완숙기에 이르렀습니다. 폐하, 그분 산자야 벨랏티뿟따를 친견하십시요. 폐하께서 산자야 벨랏티뿟따를 친견하시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히데뿟따는 침묵하고 있었다.
 
7. 그러자 어떤 대신이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니간타 나따뿟따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승가를 가졌고 무리를 가졌고 무리의 스승이며 지자요 명성을 가졌고 교단의 창시자요 많은 사람에 의해서 사두로 인정되며 노련하고 출가한 지 오래되었으며 연로하고 삶의 완숙기에 이르렀습니다. 폐하, 그분 니간타 나따뿟따를 친견하십시요. 폐하께서 니간타 나따뿟따를 친견하시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히데뿟따는 침묵하고 있었다.

 
지와까 꼬마라밧짜의 진언
 
8. 그러나 그때 지와까 꼬마라밧짜는 마가다의 왕 아지따삿뚜 웨데히뿟따와 멀지 않은 곳에 묵묵히 앉아만 있었다. 그러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지와까 꼬마라밧짜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여보게 지와까여, 왜 그대는 침묵하고만 있는가?”
 “폐하, 세존 · 아라한 · 정등각께서 지금 1250분의 많은 비구 승가와 함께 저의 망고 숲에 머물고 계십니다. 그분 세존께는 이러한 좋은 명성이 따릅니다. ‘이런 [이유로] 그분 세존께서는
 아라한(應供)이시며,
 바르게 깨달은 분(正等覺, 正遍智)이시며,
 명지(明知)와 실천을 구족하신 분(明行足)이시며,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이시며,
 세상을 잘 아시는 분(世間解)이시며,
 가장 높은 분(無上士)이시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調御丈夫)이시며,
 신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시며,
 부처님(佛)이시며,
 세존(世尊)이시다.’라고.

 폐하, 그분 세존을 친견하십시요. 폐하께서 세존을 친견하시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여보게 지와까여, 그렇다면 타고 갈 코끼리들을 준비하게 하여라.”
 
 
왕의 행차
 
9. “그렇게 하겠습니다. 폐하.”라고 지와까 꼬마라밧짜는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대답하고서 500마리의 암코끼리와 왕이 탈 코끼리를 준비하게 한 뒤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에게 보고하였다. 
 “폐하, 탈 코끼리들이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가실]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준비된 500마리의 암코끼리 각각에 여인들을 오르게 한 뒤 자신은 왕의 코끼리에 오른 후 [주위에] 횃불을 들게 하여 왕의 위엄을 크게 갖추어 라자가하를 나서서 지와까 꼬마라밧짜의 망고 숲에 다다랐다. 
 
10.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망고 숲이 멀지 않은 곳에서 두려움과 공포와 털이 곤두섬을 느꼈다. 그러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두렵고 떨리고 털이 곤두선 상태에서 지와까 꼬마라밧짜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지와까여, 그대가 나를 속이는 것은 아니겠지? 여보게 지와까여, 그대가 나를 기만하는 것은 아니겠지? 여보게 지와까여, 그대가 나를 적들에게 넘기는 것은 아니겠지? 어째서 1250명의 많은 비구 승가가 머무는데 기침소리도 없고 목을 가다듬는 소리도 없고 아무 인기척이 없는가?”
 “두려워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두려워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폐하, 저는 폐하를 속이지 않습니다.
저는 폐하를 기만하지 않습니다. 폐하, 저는 폐하를 적들에게 넘기지 않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십시오, 대왕이시여. 조금 더 나아가십시오, 대왕이시여. 저기 둥근 천막에 불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세존을 친견하고 출가생활의 결실을 질문함
 
11. 그러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코끼리로 갈 수 있는 곳까지 코끼리로 가서 코끼리에서 내린 뒤 걸어서 둥근 천막의 문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는 지와까 꼬마라밧짜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지와까여, 그런데 어느 분이 세존이신가?”
 “대왕이시여, 가운데 기둥을 의지하여 동쪽으로 비구 승가를 마주보고 앉아계신 저 분이 세존이십니다.”
 
12. 그러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한 곁에 섰다.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한 곁에 서서 침묵하고 침묵하며 호수처럼 맑은 비구 승가를 둘러본 뒤 감흥어를 읊었다.
 “지금 이 비구 승가가 고요함을 구족하고 있는 것처럼, 우다이밧다 왕자도 그런 고요함을 구족했으면 좋으련만.”
 “대왕이시여,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우다이밧다 왕자를 사랑합니다. 지금 이 비구 승가가 고요함을 구족하고 있는 것처럼, 우다이밧다 왕자도 그런 고요함을 구족했으면 좋겠습니다.”
 
13. 그러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세존께 큰 절을 올리고 비구 승가에게 합장인사를 한 뒤에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세존께 이와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제가 여쭙는 것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을 해주실 그런 기회를 마련해 주신다면 사소한 것이나마 저는 세존께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왕이여, 그대가 원하는 대로 물어 보십시요.”
 
14.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 · 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
 
15. “대왕이여, 그대는 이런 질문을 다른 사문 · 바라문들에게도 한 적이 있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다른 사문 · 바라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만일 그대에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그들이 대답한 대로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앉아계시거나 세존과 같으신 분이 앉아계시는 한 그것은 제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그렇다면 말해주십시오.”
 
 
(1) 뿌라나 깟사빠 - 도덕부정(akiriya)
 
16. “세존이시여, 어느 때 저는 뿌라나 깟사빠를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러 가서 뿌라나 깟사빠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뿌라나 깟사빠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깟사빠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 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 · 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깟사빠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할 수 있습니까?"
 
17.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뿌라나 깟사빠는 제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자기 손으로 직접] 행하고 [명령하여] 행하게 하고 [남의 손 등을] 자르고 자르게 하고 [막대기로] 고문하고 고문하게 하고 [재물 빼앗는 등으로] 슬프게 하고 [다른 이들에게 시켜서] 슬퍼하게 하고 억압하고 억압하게 하고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문을 부수어 도둑질하고 약탈하고 주거침입을 하고 노상강도질을 하고 남의 아내를 범하고 거짓말을 하더라도 그 사람은 죄악을 범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날카로운 원반을 가진 바퀴로 이 땅의 생명들을 하나의 고깃덩어리로 만들고 하나의 고기 무더기로 만들지라도 그로 인한 어떤 죄악도 없으며 죄악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강가 강의 남쪽 기슭에 가서 죽이고 죽게 하고 자르고 자르게 하고 고문하고 고문하게 하더라도 그로 인한 어떤 죄악도 없으며 죄악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강가 강의 북쪽 기슭에 가서 보시하고 보시하게 하고 공양하고 공양하게 하더라도 그로 인한 어떤 공덕도 없으며 공덕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보시하고 자신을 길들이고 제어하고 바른 말을 하더라도 공덕이 없으며 공덕이 생기지도 않습니다.'라고.”
 
18.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뿌라나 깟사빠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업 지음 없음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뿌라나 깟사빠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업]지음이 없음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저는 뿌라나 깟사빠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
 
 
(2) 막칼리 고살라 - 윤회를 통한 청정(Saṁsāra-suddhi)


19. “세존이시여, 한번은 막칼리 고살라를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러 가서 막칼리 고살라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막칼리 고살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살라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 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 · 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고살라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할 수 있습니까?’”
  
20.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막칼리 고살라는 제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중생들이 오염되는 것에는 어떤 원인도 어떤 조건도 없습니다. 어떤 원인도 어떤 조건도 없이 중생들은 오염됩니다. 중생들이 청정하게 되는 어떤 원인도 어떤 조건도 없습니다. 어떤 원인도 어떤 조건도 없이 중생들은 청정하게 됩니다. 자신의 행위도 남의 행위도 인간의 행위도 없습니다. 힘도 없고 정진력도 없고 근력도 없고 분발도 없습니다. 모든 중생들과 모든 생명들과 모든 영혼들은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지 못하고 힘도 없고 정진력도 없이 운명과 우연의 일치와 천성의 틀에 짜여서 여섯 종류의 생에서 즐거움과 괴로움을 겪습니다.
 그런데 대왕이여, 1백4십만 가지의 중요한 모태가 있고, 그리고 다시 육천육백 가지 [모태]가 있습니다. 오백 가지의 업이 있고, 다섯 가지, 세 가지의 업이 있고, 완전한 업이 있고 반쯤의 업이 있습니다. 62가지 길이 있고 62가지 중간 겁이 있습니다. 여섯 가지 종(種)이 있고 8가지 인간계가 있고 4900의 생명체가 있고 4900의 유행승이 있고 4900의 용이 있습니다. 2천의 감각기관이 있고, 3천의 지옥이 있고, 36가지의 티끌의 요소가 있고, 일곱 가지 인식이 있는 모태와 일곱 가지 인식이 없는 모태가 있고, 일곱 가지 신, 일곱 가지 인간, 일곱 가지 유령, 일곱 가지 호수, 일곱 가지 [큰] 융기물, 7백 가지 [작은] 융기물, 일곱 가지 갈라진 틈, 7백 가지 [작은] 갈라진 틈, 일곱 가지 [중요한] 꿈, 7백 가지 [사소한]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8백4십만의 대겁(大劫)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나 현자나 같이 그것을 모두 치달리고 윤회하고 나서야 괴로움의 끝을 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 ‘나는 계나 서계(誓戒)나 고행이나 청정범행으로 [아직] 익지 않은 업을 익게 하겠다.’라거나 ‘익은 업을 점차로 없애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즐거움과 괴로움의 크기가 정해져 있는 이 윤회에서는 아무것도 줄이거나 늘일 수 없으며 아무것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없습니다. 마치 감긴 실타래를 던지면 [실이 다 풀릴 때까지] 굴러가는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자나 현자나 같이 치달리고 윤회하고 나서야 괴로움의 끝을 냅니다.’라고.”
 
21.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막칼리 고살라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윤회를 통한 청정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서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막칼리 고살라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윤회를 통한 청정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저는 막칼리 고살라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
 

(3) 아지따 께사깜발리 - [사후]단멸론(uccheda-vāda)
 
22. “세존이시여, 한번은 아지따 께사깜발리를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러 가서 아지따 께사깜발리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아지따 께사깜발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지따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 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아지따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할 수 있습니까?’”
 
23.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아지따 께사깜발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보시한 것도 없고, 제사지낸 것도 없고, 헌공(獻供)한 것도 없습니다. 선행과 악행의 업들에 대한 열매도 과보도 없습니다. 이 세상도 없고 저 세상도 없습니다. 어머니도 없고 아버지도 없습니다. 화생하는 중생도 없고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스스로 초월지로 알고, 실현하여, 드러내는 바른 도를 구족한 사문 · 바라문들도 이 세상에는 없습니다. 이 인간이란 것은 사대(四大)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임종하면 땅은 땅의 몸으로 들어가고 돌아가고, 물은 물의 몸으로 들어가고 돌아가고 불은 불의 몸으로 들어가고 돌아가고, 바람은 바람의 몸으로 들어가고 돌아가고, 감각기관들은 허공으로 건너갑니다. 관을 다섯 번째로 한 [네] 사람이 시체를 메고 갑니다. 송덕문(頌德文)은 화장터까지만 읊어질 뿐입니다. 뼈다귀는 잿빛으로 변하고 헌공은 재로 끝날 뿐입니다. 보시란 어리석은 자의 교설일 뿐이니 누구든 [보시 등의 과보가] 있다고 설하는 자들의 교설은 공허하고 거짓되고 쓸데없는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어리석은 자도 현자도 몸이 무너지면 단멸하고 멸절할 뿐이라서 죽고 난 다음이라는 것은 없습니다.’라고.”
 
24.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아지따 께사깜발리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사후] 단멸론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아지따 께사깜발리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사후단멸론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와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지따 께사깜발리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
 

(4) 빠꾸다 깟짜야나 - 결정론
 
25. “세존이시여, 한번은 빠꾸다 깟짜야나를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러 가서 빠꾸다 깟짜야나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깟짜야나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 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 · 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깟짜야나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할 수 있습니까?’”
 
26.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빠꾸다 깟짜야나는 제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일곱 가지 몸들이 있나니, 만들어지지 않았고, 만들어진 것에 속하지 않고, 창조되지 않았고, 창조자가 없으며, 생산함이 없고, 산꼭대기처럼 움직이지 않고, 성문 앞의 기둥처럼 견고하게 서있습니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서로서로에게 즐거움도 괴로움도 그 둘 모두도 주지 못합니다. 무엇이 일곱인가요? 땅의 몸, 물의 몸, 불의 몸, 바람의 몸, 즐거움, 괴로움, 그리고 일곱 번째로 영혼입니다. 이들 일곱 가지 몸들이 있나니, 만들어지지 않았고, 만들어진 것에 속하지 않고, 창조되지 않았고, 창조자가 없으며, 생산함이 없고, 산꼭대기처럼 움직이지 않고, 성문 앞의 기둥처럼 견고하게 서있습니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서로서로에게 즐거움도 괴로움도 그 둘 모두도 주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죽이는 자도 없고 죽이게 하는 자도 없고 듣는 자도 없고 말하는 자도 없고 아는 자도 없고 알게 하는 자도 없습니다. 날카로운 칼로 머리를 자른다고 해도 누구도 누구의 생명을 빼앗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칼이 이 일곱 가지 몸들의 가운데로 통과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라고.”
 
27.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다른 것으로 다른 것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서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다른 것으로 다른 것을 설명했습니다.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와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빠꾸다 깟짜야나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
 

(5) 니간타 나따뿟따 - 네 가지 제어로 단속함.
 
28. “세존이시여, 한번은 니간타 나따뿟따를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러 가서 니간타 나따뿟따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니간타 나따뿟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악기웨사나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 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 · 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악기웨사나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할 수 있습니까?’”
 
29.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니간타 나따뿟따는 제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니간타는 네 가지로 제어로 단속합니다. 대왕이여, 니간타는 어떻게 네 가지 제어로 단속할까요? 대왕이여, 여기 니간타는 모든 찬물을 금하고, 모든 악을 금하고, [모든 악을] 철저하게 금하여 모든 악을 제거하고, 모든 악을 금하여 [해탈을] 얻습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니간타는 네 가지 제어로 단속합니다. 대왕이여, 이를 일러 니간타 나따뿟따는 자아에 도달했고, 자아에 계합했고, 자아에 머문다고 합니다.’라고.”
 
30.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니간타 나따뿟따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네 가지로 단속함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서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니간타 나따뿟따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네 가지 제어로 단속함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와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저는 니간타 나따뿟따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
 
 
(6) 산자야 벨랏티뿟따 - 애매모호함(vikkhepa)
 
31. “세존이시여, 한번은 산자야 벨랏티뿟따를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러 가서 산자야 벨랏티뿟따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곁에 앉아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산자야 존자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 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 · 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산자야 존자여, 당신도 이와 같이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할 수 있습니까?”
 
32.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자 산자야 벨랏티뿟따는 제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① 만일 당신이 ‘저 세상이 있소?’라고 내게 묻고, 내가 ‘저 세상은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저 세상은 있다.’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그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다르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라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지 않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② 만일 당신이 ‘저 세상은 없소?’라고 …
③ 만일 당신이 ‘저 세상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오?’라고 …
④ 만일 당신이 ‘저 세상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오?’라고 …
⑤ 만일 당신이 ‘화생(化生)은 있소?’라고 …
⑥ 만일 당신이 ‘화생은 없소?’라고 …
⑦ 만일 당신이 ‘화생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오?’라고 …
⑧ 만일 당신이 ‘화생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오?’라고 …
⑨ 만일 당신이 ‘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果(과)]과 과보[異熟(이숙)]는 있소?’라고 …
⑩ 만일 당신이 ‘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과 과보는 없소?’라고 …
⑪ 만일 당신이 '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과 과보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오?‘라고 …
⑫ 만일 당신이 ‘잘 지은 업과 잘못 지은 업의 결실과 과보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오?’라고 …
⑬ 만일 당신이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오?’라고 …
⑭ 만일 당신이 ‘여래는 사후에는 존재하지 않소?’라고 …
⑮ 만일 당신이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하오?’라고 …
⑯ 만일 당신이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오?’라고 내게 묻고 내가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그러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다르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라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지 않다고도 하지 않습니다.‘라고.”
 
33.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애매모호함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망고에 대해서 물었는데 빵나무를 설명하고 빵나무에 대해서 물었는데 망고를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에게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물었는데 그는 애매모호함을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제게는 ‘어찌 나와 같은 왕이 나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저는 산자야 벨랏티뿟따의 말을 기뻐하지도 않았고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은 채, 마음이 언짢았지만 언짢은 것에 대한 어떤 말도 내뱉지 않고,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냉소하지도 않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습니다.”
 

첫 번째 출가생활의 결실
 
34. “세존이시여, 그런 저는 세존께도 역시 같은 질문을 드립니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말몰이꾼, 전차병, 궁수, 기수, 군대참모, 보급병, 고위관리, 왕자, 정찰병, 영웅, 용사, 동체갑옷 입은 자, 하인의 아들, 요리사, 이발사, 목욕 보조사,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 · 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도 이와 같이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할 수 있습니다. 대왕이여, 그렇다면 이제 그대에게 다시 물어보리니 그대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설명해 주십시오.”
 
35. “대왕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여기에 그대의 일을 하는 하인이 있어서, 그 사람은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무엇을 할까요?’하고 경청하며, 그대의 마음에 들게 하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며, 그대의 [심기를 헤아리기 위해서] 얼굴을 항상 살펴볼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공덕의 행처(行處)와 공덕의 과보란 참으로 경이롭고 참으로 놀랍구나. 이분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도 인간이고 나도 역시 인간이다. 그러나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신(神, 폐하)처럼 다섯 가닥의 감각적 욕망이 가져다주고 부여하는 것들을 즐긴다. 그러나 나는 그의 일을 하는 하인이어서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무엇을 할까요?’하고 경청하며, 그의 마음에 들게 하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며, 그의 [심기를 헤아리기 위해서] 얼굴을 항상 살펴본다. 그런 나도 이제 공덕을 지어야 하겠다. 그러니 나도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리라.’라고.
 그는 나중에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를 할 것입니다. 그는 이와 같이 출가하여 몸으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말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마음으로 단속하면서 머물 것입니다. 먹고 입는 것을 절제하여 지족하고 한거(閑居)를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자들이 그를 두고 그대에게 고할 것입니다. ‘폐하, 폐하의 일을 하던 하인이 있었는데 그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무엇을 할까요?’하고 경청하며, 폐하의 마음에 들게 하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며, 폐하의 [심기를 헤아리기 위해서] 얼굴을 항상 살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아십니까? 폐하, 그가 이제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였습니다.
그는 이와 같이 출가하여 몸으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말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마음으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먹고 입는 것을 절제하여 지족하고 한거를 기뻐한답니다.’라고. 그러면 그대는 ‘여보게, 그 사람을 다시 내게 오게 하라. 그래서 나의 하인이 되어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무엇을 할까요?’하고 경청하며, 나의 마음에 들게 하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며, 나의 [심기를 헤아리기 위해서] 얼굴을 항상 살피게 하라.’라고 그렇게 말하겠습니까?”
 
36.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에게 절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영접하고] 자리에 앉기를 권하고 의복과 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마련하여 그를 초대하고 그를 법답게 살피고 감싸고 보호를 해드릴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만일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입니다.”
 “대왕이여, 이것이 내가 그대에게 천명하는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첫 번째 출가생활의 결실입니다.”
 

두 번째 출가생활의 결실

37. “세존이시여, 그런데 다른 것을 통해서도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할 수 있습니다. 대왕이여, 그렇다면 이제 그대에게 다시 물어 보리니 그대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설명해 보십시오.
 대왕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여기에 그대에게 세금을 바치고 그대의 부를 증장시켜 주는 농사짓는 장자 한 사람이 있다 합시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공덕의 행처와 공덕의 과보란 참으로 경이롭고 참으로 놀랍구나. 이분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도 인간이고 나도 역시 인간이다. 그러나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신(神, 폐하)처럼 다섯 가닥의 감각적 욕망이 가져다주고 부여하는 것들을 즐긴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세금을 바치고 그의 부를 증장시켜 주는 농사짓는 장자이다. 그런 나도 이제 공덕을 지어야 하겠다. 그러니 나도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리라.’라고.
 그는 나중에 재산이 적건 많건 간에 모두 다 버리고, 일가친척도 적건 많건 간에 다 버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할 것입니다. 그는 이와 같이 출가하여 몸으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말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마음으로 단속하면서 머물 것입니다. 먹고 입는 것을 절제하여 지족하고 한거를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자들이 그를 두고 그대에게 고할 것입니다. ‘폐하, 폐하께 세금을 바치고 폐하의 부를 증장시켜 주는 농사짓는 장자 한 사람이 있었던 것을 아십니까? 폐하, 그가 나중에 재산이 적건 많건 간에 모두 다 버리고 일가친척도 적건 많건 간에 다 버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였습니다. 그는 이와 같이 출가하여 몸으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말로 단속하면서 머물고 마음으로 단속하면서 머물며, 먹고 입는 것을 절제하여 지족하고 한거를 기뻐한답니다.’라고.
 그러면 그대는 ‘여보게, 그 사람을 다시 내게 오게 하라. 그래서 나에게 세금을 바치고 나의 부를 증장시켜 주는 농사짓는 장자가 되게 하라.’라고 그렇게 말하겠습니까”
 
38.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에게 절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영접하고] 자리에 앉기를 권하고 의복과 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마련하여 그를 초대하고 그를 법답게 살피고 감싸고 보호를 해드릴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합십니까? 만일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입니다.”
 “대왕이여, 이것이 내가 그대에게 천명하는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두 번째 출가생활의 결실입니다.”
 

더욱 수승한 출가생활의 결실
 
39. “세존이시여, 그런데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다른 것을 통해서도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 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할 수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들으십시오. 그리고 마음에 잘 새기십시오. 이제 설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40. “대왕이여, 여기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합니다. 그는
 아라한[應供(응공)]이며,
완전히 깨달은 분[正等覺(정등각)]이며,
명지와 실천이 구족한 분[明行足(명행족)]이며,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선서)]이며,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世間解(세간해)]이며,
가장 높은 분[無上士(무상사)]이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調御丈夫(조어장부)]이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천인사)]이며,
깨달은 분[佛(불)]이며,
세존(世尊)입니다.
 
 그는 신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한 이 세상을 스스로 초월지로 알고, 실현하여, 드러냅니다. 그는 법을 설합니다. 그는 시작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끝도 훌륭하게 [법을 설하고], 의미와 표현을 구족하여 법을 설하여,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범행(梵行)을 드러냅니다.”
 
41. “이런 법을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나 다른 가문에 태어난 자가 듣습니다. 그는 이 법을 듣고서 여래에게 믿음을 가집니다. 그는 이런 믿음을 구족하여 이렇게 숙고합니다. ‘재가의 삶이란 막혀있고 때가 낀 길이지만 출가의 삶은 열린 허공과 같다. 재가에 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소라고동처럼 빛나는 청정범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나는 이제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리라.’라고. 그는 나중에 재산이 적건 많건 간에 모두 다 버리고, 일가친척도 적건 많건 간에 다 버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합니다.”
 
42. “그는 이와 같이 출가하여 계목의 단속으로 단속하면서 머무릅니다.
바른 행실과 행동의 영역을 갖추고,
작은 허물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보며,
학습계목을 받아지녀 공부짓습니다.
유익한 몸의 업과 말의 업을 잘 갖추고,
생계를 청정히 하고,
계를 구족하고,
감각기능들의 문을 보호하고,
사티와 알아차림[正念正知(정념정지)]을 잘 갖추고,
[얻은 필수품으로] 만족합니다.
 

짧은 길이의 계

43. “ 대왕이여, 그러면 비구는 어떻게 계를 구족합니까? 대왕이여,
(1) 여기 비구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리고 생명을 죽이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몽둥이를 내려놓고 칼을 내려놓습니다. 겸손하고 자비로운 자가 되어 일체의 생명의 이익을 위하고 연민하며 머무릅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2) 그는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버리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준 것만을 받고 준 것만을 받으려고 하며 스스로 훔치지 않아 청정하게 머무릅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3) 그는 금욕적이지 못한 삶을 버리고 청정범행을 닦습니다.  독신자가 되어 성행위의 저속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

44. “ (4) 그는 거짓말을 버리고 거짓말을 멀리 여읩니다. 그는 진실을 말하며 진실에 부합하고 굳건하고 믿음직하여 세상을 속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 그는 중상 모략하는 말을 버리고 중상 모략하는 말을 멀리 여읩니다. 여기서 듣고서 이들을 이간하려고 저기서 말하지 않습니다. 저기서 듣고서 저들을 이간하려고 여기서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이와 같이 이간된 자들을 합치고 우정을 장려하며 화합을 좋아하고 화합을 기뻐하고 화합을 즐기며 화합하게 하는 말을 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6) 그는 욕하는 말을 버리고 욕하는 말을 멀리 여읩니다. 그는 유순하고 귀에 즐겁고 사랑스럽고 가슴에 와 닿고 예의 바르고 대중이 좋아하고 대중의 마음에 드는 그런 말을 하는 자입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7) 그는 잡담을 버리고 잡담을 멀리 여읩니다. 그는 시기에 맞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 유익한 것을 말하고, 법을 말하고, 율을 말하는 자이여, 담아둘 만하며 이유가 있고 의미가 분명하며 이익을 줄 수 있는 말을 시의 적절하게 말하는 자입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45. “(8) ① 그는 씨앗류와 초목류를 손상시키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② 하루 한 끼만 먹는 자입니다. 그는 밤에 [먹는 것을] 그만두고 때 아닌 때에 먹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③ 춤, 노래, 음악, 연극을 관람하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④ 화환을 두르고 향수를 바르고 화장품으로 꾸미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⑤ 높고 큰 침상을 멀리 여읩니다.
⑥ 금과 은을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⑦ [요리하지 않은] 날곡식을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⑧ 생고기를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⑨ 여자나 동녀를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⑩ 하인과 하녀를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⑪ 염소와 양을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⑫ 닭과 돼지를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⑬ 코끼리, 소, 말, 암말을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⑭ 농토나 토지를 받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⑮ 심부름꾼이나 전령으로 가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⑯ 사고파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⑰ 저울을 속이고 금속을 속이고 치수를 속이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⑱ 악용하고 속이고 횡령하고 사기하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⑲ 상해, 살상, 포박, 약탈, 노략질, 폭력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중간 길이의 계

46. “(1)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씨앗류와 초목류를 해칩니다. 즉 뿌리로 번식하는 것, 줄기로 번식하는 것, 마디로 번식하는 것, 싹으로 번식하는 것, 다섯 번째로 종자로 번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씨앗류와 초목류를 해치는 것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47. “(2)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음식을 축적하고, 마실 것을 축적하고, 옷을 축적하고, 탈것을 축적하고, 침구와 좌구를 축적하고, 향을 축적하고, 재산을 축적하여, 그 축적한 것을 즐기는데 빠져 지냅니다. 그러나 그는 축적해두고 즐기는 이런 것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48. “(3)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구경거리를 보는데 빠져 지냅니다. 즉 춤, 노래, 연주, 연극, 낭송, 박수치며 하는 공연, 심벌즈로 하는 공연, 북치며 하는 공연, 예술품 전람회, 쇠공놀이, 죽봉놀이, 곡예, 코끼리싸움, 말싸움, 물소싸움, 황소싸움, 염소싸움, 숫양싸움, 닭싸움, 메추리싸움, 봉술, 권투, 레슬링, 모의전투, 군대의 행진, 군대의 집합, 열병입니다. 그러나 그는 구경거리를 보는 이런 것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49. “(4)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노름이나 놀이에 빠져 지냅니다. 즉 팔목(八目) 체스장기, 십목 체스장기, 허공에 판이 있는 양 가정하고 하는 체스장기, 돌차기 놀이, 쌓기 놀이, 주사위놀이, 자치기, 맨손으로 벽에 그리는 놀이, 공놀이, 풀피리 불기, 장난감 쟁기질놀이, 재주넘기, 잎사귀 접어서 돌리기, 장난감 저울 놀이, 장난감 수레놀이, 장난감 활쏘기, 글자 맞히기, 생각 맞히기, 불구자 흉내 내기입니다. 그러나 그는 노름이나 놀이에 빠지는 이런 것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0. “(5)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높고 큰 [호사스런] 침구와 좌구를 사용하면서 지냅니다. 즉 아주 큰 침상, 다리에 동물 형상을 새긴 자리, 긴 술을 가진 이불, 울긋불긋한 천 조각을 덧댄 이불, 흰색 양털이불, 꽃들을 수놓은 양털이불, 솜으로 채운 누비이불, 동물을 수놓은 양털이불,  한쪽이나 양쪽에 술을 가진 양털이불, 보석을 박은 이불, 비단이불, 무도장의 양탄자, 코끼리 등덮개, 말 등덮개, 수레 깔개, 사슴가죽 깔개, 영양가죽 깔개, 차양 있는 양탄자, 붉은 베개와 붉은 발 받침이 있는 긴 의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높고 큰 [호사스런] 침구와 좌구를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1. “(6)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치장하고 장엄하는 일에 몰두합니다. 즉 몸에 향 가루 바르기, 기름으로 안마하기, 향수로 목욕하기, 사지를 안마하기, 거울보기, 속눈썹 검게 칠하기, 화환과 향과 화장품으로 치장하기, 얼굴에 분칠하기, 화장, 팔찌, 머리띠, 장식용 지팡이, 장식한 약통, 긴 칼, 일산, 수놓은 신발, 터번, 보석으로 만든 관모, 야크꼬리로 만든 불자, 긴 술로 장식된 흰옷을 입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치장하고 장엄하는 이런 것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2. “(7)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쓸데없는 이야기에 몰두하면서 지냅니다. 즉 왕의 이야기, 도둑 이야기, 대신들 이야기, 군대 이야기, 재난 이야기, 전쟁 이야기, 음식 이야기, 음료수 이야기, 옷 이야기, 침대 이야기, 화환 이야기, 향 이야기, 친척 이야기, 탈것에 대한 이야기, 마을에 대한 이야기, 성읍에 대한 이야기, 도시에 대한 이야기, 나라에 대한 이야기, 여자 이야기, 영웅 이야기, 거리 이야기, 우물 이야기, 전에 죽은 자에 대한 이야기, 하찮은 이야기, 세상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 바다에 관련된 이야기, 번영과 불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3. “(8)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논쟁에 몰두하면서 살아갑니다.즉 ‘그대는 이 법과 율을 제대로 모른다. 나야말로 이 법과 율을 제대로 안다.’
‘어찌 그대가 이 법과 율을 제대로 알겠는가?’
‘그대는 그릇된 도를 닦는 자이고 나는 바른 도를 닦는 자이다.’
‘[내 말은] 일관되지만 그대는 일관되지 않는다.’
‘그대는 먼저 설해야 할 것을 뒤에 설했고 뒤에 설해야 할 것을 먼저 설했다.’
‘그대가 [오랫동안] 주장해온던 것은 [한 마디로] 논파되었다.’
‘나는 그대의 [교설의] 허점을 지적했다. 그대는 패했다. 비난으로부터 도망가라. 혹은 만약
할 수 있다면 [지금] 설명해 보라.’라고.
그러나 그는 이러한 논쟁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4. “(9)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전령이나 심부름꾼 노릇을 하면 살아갑니다. 즉 왕, 대신, 왕족, 바라문, 장자, 젊은이들이 ‘여기에 가시오. 저기에 가시오. 이것을 저기로 가지고 가시오. 저것을 여기로 가지고 오시오.’라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전령이나 심부름꾼 노릇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5. “(10)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계략하고, 쓸데없는 말을 하고, 암시를 주고, 비방하고, 이득으로 이득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계략과 쓸데없는 말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긴 길이의 계
 
56. “(1)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하천(下賤)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즉 몸의 특징으로 예언하기, 예감이나 징조로 예언하기, 벼락이나 하늘의 조짐에 따라 점치기, 해몽, 관상, 쥐가 파먹은 옷의 구멍에 따라서 점치기, 불을 섬김, 주걱으로 헌공함, 벼 헌공, 쌀가루 헌공, 쌀 헌공, 버터 헌공, 기름 헌공, 입으로 하는 헌공, 피의 헌공, 수상(手相)보기, 집터보기, 대지보기, 묘지의 귀신 물리치기, 망령 물리치기, 흙집에 사는 자의 주술, 뱀 부리는 주술, 독극물 제조술, 전갈 부리는 기술, 쥐 부리는 기술, 새 부리는 기술, 까마귀 부리는 기술, 수명 예언하기, 화살에 대항하는 주문, 동물들의 울음을 아는 주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7. “(2)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즉 보석, 옷감, 지팡이, 칼, 긴 칼, 화살, 활, 다른 무기, 여자, 남자, 소년, 소녀, 남녀 노비, 코끼리, 말, 물소, 황소, 암소, 염소, 양, 닭, 메추리, 큰 도마뱀, 귀걸이(혹은 집의 박공), 거북이, 다른 동물들 - 이런 것들의 색깔이나 모양이나 다른 특징들을 보고 점을 칩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8. “(3)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즉 ‘왕들의 진격이 있을 것입니다. 왕들의 퇴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쪽 왕들의 공격이 있을 것이고 저쪽 왕들의 후퇴가 있을 것입니다. 저쪽 왕들의 공격이 있을 것이고 우리 쪽 왕들의 후퇴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쪽 왕들이 승리할 것이고  저쪽 왕들이 패배할 것입니다. 저쪽 왕들이 승리할 것이고 우리 쪽 왕들이 패배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편이 승리할 것이고 저편이 승리할 것입니다.’라고. 그러나 그는 이러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59. “(4)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즉 ‘월식이 있을 것이다. 일식이 있을 것이다. 행성의 합삭이 있을 것이다. 해와 달이 올바른 항로로 운행할 것이다. 혹은 잘못된 항로로 운행할 것이다. 유성이 떨어질 것이다. 짙은 노을이 낄 것이다. 지진이 있을 것이다. 천둥이 칠 것이다. 해와 달과 별들이 뜨거나 지거나 흐리거나 깨끗할 것이다. 월식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일식은 저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행성의 합삭은 다시 저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해와 달이 올바른 항로로 운행함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잘못된 항로로 운행함은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별들이 올바른 항로로 운행함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잘못된 항로로 운행함은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유성이 떨어짐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짙은 노을은 저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천둥은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해와 달과 별의 뜨고 지고 흐리고 깨끗함도 각각 여러 가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그러나 그는 이러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60. “(5)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즉 ‘비가 내릴 것이다. 가뭄이 들 것이다. 풍년이 들 것이다. 흉년이 들 것이다. 민심이 안정될 것이다. 민심이 흉흉할 것이다. 질병이 들 것이다. 건강하게 될 것이다.’라거나 계산법, 암산법, 셈법, 시작(詩作)법, 처세술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61. “(6)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즉 결혼할 때에 신부 집에 들어가는 날 또는 떠나는 날을 택일하고, 약혼이나 이혼의 길일을 택해 주고, 돈을 모으거나 지출하는 날을 택해주고, 불행이나 행운을 가져오게 하는 주문을 외우고, 발육부진의 태아의 원기를 회복하도록 주문을 외우고, 말더듬이나 벙어리가 되도록 주문을 외우고, 손에 풍이 들도록 주문을 외우고, 귀머거리가 되도록 주문을 외우고, 거울에 [신을 모셔 와서] 물어 보는 점을 치고, 소녀의 몸에 [신을 모셔 와서] 물어 보는 점을 치고, 하녀의 몸에 [신을 모셔 와서] 물어 보는 점을 치고, 태양을 숭배하고, 대범천을 숭배하고, 입에서 불을 내뿜고, 행운의 여신을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62. “(7) 혹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존자들은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살면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으로 생계를 꾸립니다. 즉 신의 축복을 비는 의식, 귀신을 부르는 의식, 흙집에 들어가서 주문을 외우는 의식, 정력을 왕성하게 하는 의식, 성불구자가 되게 하는 의식, 집 지을 땅을 마련하는 의식, 집 지을 땅을 신성하게 하는 의식을 거행합니다.
의식을 위해 입을 씻고 목욕재계하고 불에 제사지냅니다. 구토제와 하제와 거담제와 점액제거제를 주고, 귀약과 안약과 코약과 연고와 연고 제거제를 주고, 안과의사, 외과의사, 소아과의사의 일을 하고, 이전에 처방한 약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 진통제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하천한 기술을 통한 삿된 생계수단을 멀리 여읩니다. 이것이 이 비구의 계입니다.” 
 

계의 구족(sīla-sampanna)

63. “대왕이여, 이와 같이 계를 구족한 비구는 계로써 잘 단속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두려움을 보지 못합니다. 대왕이여, 예를 들면 관정(灌頂)한 끄샤뜨리야 왕은 적을 정복하였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두려움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계를 구족한 비구는 계로써 잘 단속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두려움을 보지 못합니다.  그는 이러한 성스러운 계의 조목[戒蘊]을 구족하여 안으로 비난받지 않는 행복을 경험합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비구는 계를 구족합니다.”
 

감각기능의 단속(indriya-saṁvara)
 
64. “대왕이여, 그러면 어떻게 비구는 감각의 대문을 잘 지키는가? 대왕이여, 여기 비구는 눈으로 형상을 봄에 그 표상[全體相(전체상)]을 취하지 않으며, 또 그 세세한 부분상[細相(세상)]을 취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의 눈의 감각기능[眼根(안근)]이 제어되어 있지 않으면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이라는 나쁘고 해로운 법[不善法(불선법)]들이 그에게 [물밀 듯이] 흘러들어 올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눈의 감각기능을 잘 단속하기 위해 수행하며, 눈의 감각기능을 잘 방호하고 눈의 감각기능을 잘 단속하기에 이릅니다. 
 귀로 소리를 들음에 …, 코로 냄새를 맡음에 …, 혀로 맛을 봄에 …, 몸으로 감촉을 느낌에 …, 마노[意(의)]로 법을 지각함에 그 표상을 취하지 않으며, 그 세세한 부분상을 취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의 마노의 기능[意根(의근)]이 제어되어 있지 않으면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이라는 나쁘고 해로운 법[不善法(불선법)]들이 그에게 [물밀 듯이] 흘러들어 올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마노의 감각기능을 잘 단속하기 위해 수행하며, 마노의 감각기능을 잘 방호하고 마노의 감각기능을 잘 단속하기에 이릅니다. 그는 이러한 성스러운 감각기능의 단속을 구족하여 안으로 더럽혀지지 않는 행복을 경험합니다. 바라문이여, 이와 같이 비구는 감각의 대문을 잘 지킵니다.”
 
 
마음챙김과 알아차림[正念正知(정념정지), sati-sampajaññā]

65. “대왕이여, 그러면 어떻게 비구는 사티와 알아차림[正念正知(정념정지)]을 잘 갖춥니까? 대왕이여, 여기 비구는 나아갈 때도 물러날 때도 [자신의 거동을] 분명히 알면서[正知(정지)] 행합니다. 앞을 볼 때도 돌아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합니다. 구부릴 때도 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합니다. 가사 ․ 발우 ․ 의복을 지닐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합니다. 먹을 때도 마실 때도 씹을 때도 맛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합니다. 대소변을 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합니다.
걸으면서 ․ 서면서 ․ 앉으면서 ․ 잠들면서 ․ 잠을 깨면서 ․ 말하면서 ․ 침묵하면서도 분명히 알면서 행합니다. 바라문이여, 이와 같이 비구는 사티와 알아차림을 잘 갖춥니다.” 
 

만족[少欲知足(소욕지족), santosa]
 
66. “대왕이여, 그러면 어떻게 비구는 [얻은 필수품만으로] 만족하는가? 대왕이여, 여기 비구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옷과 위장을 지탱하기 위한 음식으로 만족합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이것을 지키며 갑니다. 대왕이여, 예를 들면 새가 어디를 날아가더라도 자기 양 날개만을 짐으로 하여 날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비구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옷과 위장을 지탱하기 위한 음식으로 만족합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이것을 지키며 갑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비구는 [얻음 필수품만으로] 만족합니다.”

 
외딴 처소를 의지함
 
67. “그는 이러한 성스러운 계의 조목을 잘 갖추고 이러한 성스러운 감각기능의 단속을 잘 갖추고 이러한 사티와 알아차림[正念正知(정념정지)]을 잘 갖추어 숲 속이나 나무 아래나 산이나 골짜기나 산속 동굴이나 묘지나 밀림이나 노지나 짚더미와 같은 외딴 처소를 의지합니다. 그는 탁발하여 공양을 마치고 돌아와서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 세우고 전면에 사티를 확립하여 앉습니다.”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함
 
68. “그는 세상에 대한 욕심을 제거하여 욕심을 버린 마음으로 머무릅니다. 욕심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악의의 오점을 제거하여 악의가 없는 마음으로 머무릅니다. 모든 생명의 이익을 위하여 연민하여 악의의 오점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해태와 혼침을 제거하여 해태와 혼침이 없이 머무릅니다. 광명상(光明想)을 가져 사티를 확립하고 알아차리며 해태와 혼침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들뜸과 후회를 제거하여 들뜨지 않고 머무릅니다. 안으로 고요히 가라앉은 마음으로 들뜸과 후회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의심을 제거하여 의심을 건너서 머무릅니다. 유익한 법들에 아무런 의문이 없어서 의심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69. “대왕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빚을 내어 장사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사람은 성공하여 옛 빚을 갚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인을 한 명 부양할 수 있는 여분이 생길 것입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나는 전에 빚을 내어 장사를 했다. 그런 나는 장사에서 성공하여 이제 옛 빚을 다 갚았다. 그뿐만 아니라 부인을 한 명 부양할 수 있는 여분이 생겼다.’라고. 그로 인해 그는 환희롭고 마냥 행복하기만 할 것입니다.”
 
70. “대왕이여, 예를 들면 중병에 걸려 아픔과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과도 같습니다. 그 사람은 식욕도 잃어버릴 것이고 그의 몸에 힘이라곤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후 그는 병에서 회복될 것입니다. 식욕도 왕성하고 힘도 다시 생겨날 것입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나는 전에 중병에 걸려 아픔과 고통에 시달렸다. 식욕도 잃어버렸고 나의 몸에 힘이라곤 하나도N없었다. 그런 나는 이제 병에서 회복하였다. 식욕도 왕성하고 힘도 다시 생겨났다.’라고. 그로 인해 그는 환희롭고 마냥 행복하기만 할 것입니다.”
 
71. “대왕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옥에 갇혔다가 얼마 뒤 옥에서 풀려난 것과도 같습니다. 그 사람은 이제 안전하고 두려울 것도 없고 또 재산도 축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나는 전에 옥에 갇혔다. 그런 나는 이제 옥에서 풀려났다. 나는 안전하고 두려울 것도 없고 또 재산도 축나지 않았다.’라고. 그로 인해 그는 환희롭고 마냥 행복하기만 할 것입니다.”
 
72. “대왕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종이 되어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지도 못하고 남에게 매여서, 가고 싶은 곳에도 갈 수 없이 지내다가 얼마 뒤 종살이에서 풀려난 것과도 같습니다. 그 사람은 이제 독립하여 더 이상 남에게 매이지 않고, 제 가고 싶은 대로 갈 수 있는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나는 전에 종이 되어 내 생각대로 행동하지도 못하고 남에게 매여서, 가고 싶은 곳에도 갈 수 없이 지내다가 이제 종살이에서 풀려났다. 이제 나는 독립하여 더 이상 남에게 매이지 않고, 가고 싶은 대로 갈 수 있는 자유인이 되었다.’라고. 그로 인해 그는 환희롭고 마냥 행복하기만 할 것입니다.”
 
73. “대왕이여, 예를 들면 어떤 부유하고 번창한 사람이 먹을 것도 없고 위험이 도사리는 사막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그 사람은 얼마 뒤 그 사막을 다 건너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처소인 마을 주변에 무사히 다다랐고 또 재산도 축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나는 전에 부유하고 번창했는데 먹을 것도 없고 위험이 도사리는 사막을 걸었다. 이제 나는 그 사막을 다 건너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처소인 마을 주변에 무사히 다다랐고 또 재산도 축나지 않았다.’라고. 그로 인해 그는 환희롭고 마냥 행복하기만 할 것입니다."
 
74.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서 이들 다섯 가지 장애[五蓋]가 제거되지 못한 것을 관찰할 때 비구는 스스로를 빚진 사람, 환자, 옥에 갇힌 사람, 종, 사막을 걷는 여행자로 여깁니다. 그러나 자신에게서 이들 다섯 가지 장애가 제거되었음을 관찰할 때, 비구는 스스로를 빚에서 벗어난 사람, 병이 쾌유한 사람, 감옥의 굴레에서 풀려난 사람, 자유인, 그리고 안전한 곳에 다다른 사람으로 여깁니다.”
 

초선(初禪)
 
75.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서 이들 다섯 가지 장애가 제거되었음을 관찰할 때 환희가 생깁니다. 환희로운 자에게 희열이 생깁니다. 희열을 느끼는 자의 몸은 경안(輕安)합니다. 몸이 경안한 자는 행복을 느낍니다. 행복한 자의 마음은 사마디에 듭니다. 그는 감각적 욕망들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해로운 법[不善法(불선법)]들을 떨쳐버린 뒤, 일으킨 생각[尋(심)]과 지속적 고찰[伺(사)]이 있고, 떨쳐버렸음에서 생겼으며, 희열[喜(희)]과 행복[樂(락)]이 있는 초선(初禪)을 구족하여 머무릅니다. 그는 떨쳐버렸음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으로 이 몸을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들게 합니다. 온몸 구석구석 떨쳐버렸음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76. “대왕이여, 예를 들면 솜씨 좋은 때밀이나 그의 조수가 금속 대야에 목욕가루를 가득 담아 놓고는 물을 알맞게 부어가며 계속 이기면 그 목욕가루덩이 [반죽]에 물기가 젖어들고 스며들어 물기가 안팎으로 흠뻑 스며들 뿐, 그 덩이가 물기를 흘려보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비구는 떨쳐버렸음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으로 이 몸을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들게 합니다. 온몸 구석구석 떨쳐버렸음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제2선(二禪)
 
77. “대왕이여, 다시 비구는 일으킨 생각[尋(심)]과 지속적인 고찰[伺(사)]을 가라앉혔기 때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 내면의 것이고, 확신이 있으며, 마음의 단일한 상태이고,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은 없고, 사마디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있는 제2선(二禪)을 구족하여 머무릅니다. 그는 사마디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으로 이 몸을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들게 한다. 온몸 구석구석 사마디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78. “대왕이여, 예를 들면 밑바닥에서 솟아나는 물로 채워지는 호수가 있다 합시다. 그런데 그 호수에는 동쪽에서 흘러들어오는 물도 없고, 서쪽에서 흘러들어오는 물도 없고, 북쪽에서 흘러들어오는 물도 없고, 남쪽에서 흘러들어오는 물도 없고, 또 하늘에서 때때로 소나기마저도 내리지 않는다면 그 호수의 밑바닥에서 차가운 물줄기가 솟아올라 그 호수를 차가운 물로 흠뻑 적시고 충만케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들게 할 것입니다. 그러면 온 호수의 어느 곳도 이 차가운 물이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비구는 사마디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으로 이 몸을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들게 합니다. 온몸 구석구석 사마디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제3선(三禪)
 
79. “대왕이여, 다시 비구는 희열이 빛바랬기 때문에 평온하게 머물고, 사티(sati)를 확립하고 알아차리며[正念正知(정념정지)] 몸으로 행복을 경험합니다. [이 禪(선) 때문에] 성자들이 그를 두고 ‘평온하고 사티(sati)를 확립하고 행복하게 머문다.’고 묘사하는 제3선(三禪)을 구족하여 머무릅니다. 그는 희열이 사라진 행복으로 이 몸을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들게 합니다. 온몸 구석구석 희열이 사라진 행복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80. “대왕이여, 예를 들면 청련이나 홍련이나 백련이 피어 있는 호수에 어떤 청련이나 홍련이나 백련들이 물속에서 생기고 자라서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물속에 잠긴 채 무성하게 어우러져 있는데, 차가운 물이 그 꽃들을 꼭대기에서 뿌리까지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든다면 그 청련이나 홍련이나 백련의 어떤 부분도 물이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비구는 희열이 사라진 행복으로 이 몸을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하고 가득 채우고 속속들이 스며들게 합니다. 온몸 구석구석 희열이 사라진 행복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제4선(四禪)
 
81. “대왕이여, 다시 비구는 행복도 버리고 괴로움도 버리고, 아울러 그 이전에 이미 기쁨과 슬픔을 소멸하였으므로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으며, 평정으로 인해 사티(sati)가 청정한 [捨念淸淨(사념청정)] 제4선(四禪)을 구족하여 머무릅니다. 그는 이 몸을 지극히 청정하고 지극히 깨끗한 마음으로 속속들이 스며들게 하고서 앉아 있습니다. 온몸 구석구석 지극히 청정하고 지극히 깨끗한 마음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82. “대왕이여, 예를 들면 사람이 머리까지 온몸에 하얀 천을 덮어쓰고 앉아 있다면 그의 몸 어느 부분도 하얀 천으로 덮이지 않은 곳이 없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비구는 이 몸을 지극히 청정하고 지극히 깨끗한 마음으로 속속들이 스며들게 하고서 앉아 있습니다. 온몸 구석구석 지극히 청정하고 지극히 깨끗한 마음이 스며들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지와 견(ñāṇa-dassana)
 
83. “그가 이와 같이 마음이 삼매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1),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지(知)와 견(見)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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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통에 적합하고 : 각묵스님 주석에서는 ‘활발발(活潑潑)하고’라고 되어 있는데, 순일스님께서는 ‘신통에 적합하고’라고 번역하십니다. 아래는 관련주석입니다.
 “‘활발발(活潑潑)하고’로 의역을 한 원어는 kammaniya 인데 문자적으로는 ‘일에 적합한, 수행하기에 적합한’이란 뜻이다. 『청정도론』에서는 ‘신통의 기초가 되는 상태에 다가갔기 때문에 일에 적합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디가니까야 1권(각묵스님, 초기불전연구원, 2007년) p.246 주석 24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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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와 같이 반야로 봅니다. ‘나의 이 몸은 물질로 된 것이고,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사대)]로 이루어진 것이며, 부모에서 생겨났고, 밥과 죽으로 집적되었으며, 무상하고 파괴되고 분쇄되고 해체되고 분해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의 이 알음알이는 여기에 의지하고 여기에 묶여 있다.’라고.”
 
84. “대왕이여, 예를 들면 깨끗하고 최상품인 유리 보석이 팔각형이고 아주 잘 가공되고 맑고 투명하여 모든 특질을 다 갖추었으며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흰 실이나 갈색의 실로 묶여 있다 합시다. 그것을 눈이 있는 사람이 손에 놓고서 ‘이 유리 보석은 깨끗하고 최상품이며 팔각형이고 아주 잘 가공되고 맑고 투명하여 모든 특질을 다 갖추었는데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흰 실이나 갈색의 실로 묶여 있구나.’라고 살펴보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지와 견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이와 같이 반야로 봅니다.
 ‘나의 이 몸은 물질로 된 것이고,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사대)]로 이루어진 것이며, 부모에서 생겨났고, 밥과 죽으로 집적되었으며, 무상하고 파괴되고 분쇄되고 해체되고 분해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의 이 알음알이는 여기에 의지하고 여기에 묶여 있다.’라고.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마음으로 만든 신통의 지혜(manomayiddhi-ñāṇa)
 
85.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마음으로 만든 몸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이 몸으로부터 형상을 가지고, 마음으로 이루어지고, 모든 수족이 다 갖추어지고, 감각기능[根]이 결여되지 않은 다른 몸을 만들어냅니다.”
 
86. “대왕이여, 예를 들면 사람이 문자 풀로부터 갈대를 골라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들 것입니다. ‘이것은 문자 풀이고 이것은 갈대이다. 문자 풀과 갈대는 다르다. 문자 풀로부터 갈대가 제거되었다.’라고. 대왕이여, 다시 예를 들면 사람이 칼을 칼집에서 끄집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것은 칼이고 이것은 칼집이다. 칼과 칼집은 다르다. 칼집으로부터 칼은 끄집어내졌다.’라고. 대왕이여, 다시 예를 들면 사람이 뱀을 개미집으로부터 끄집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것은 뱀이고, 이것은 개미집이다. 뱀과 개미집은 다르다. 개미집으로부터 뱀은 끄집어내졌다.’라고.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마음으로 만든 몸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이 몸으로부터 형상을 가지고, 마음으로 이루어지고, 모든 수족이 다 갖추어지고, 감각기능[根]이 결여되지 않은 다른 몸을 만들어냅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신통변화의 지혜[神足通(신족통), iddhividha-ñāṇa]
 
87.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신통변화[神足通]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하나인 채 여럿이 되기도 하고, 여럿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벽이나 담이나 산을 아무런 장애 없이 통과하기를 마치 허공에서처럼 합니다. 땅에서도 떠올랐다 잠겼다 하기를 물속에서처럼 합니다. 물 위에서 빠지지 않고 걸어가기를 땅 위에서처럼 합니다. 가부좌한 채 허공을 날아가기를 날개 달린 새처럼 합니다. 저 막강하고 위력적인 태양과 달을 손으로 만져 쓰다듬기도 하며, 심지어는 저 멀리 범천의 세상에까지도 몸의 자유자재함을 발합니다.”
 
88. “대왕이여, 예를 들면 숙련된 도기공이나 도기공의 제자가 잘 준비된 진흙으로부터 그릇을 원하는 대로 만들고 빚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다시 예를 들면 숙련된 상아 세공자나 그의 제자가 잘 준비된 상아로부터 어떤 상아 제품이든 원하는 대로 만들고 빚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다시 예를 들면 숙련된 금세공자나 그의 제자가 잘 준비된 금으로부터 어떤 금제품이든 원하는 대로 만들어내고 빚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신통변화[神足通]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하나인 채 여럿이 되기도 하고, 여럿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벽이나 담이나 산을 아무런 장애 없이 통과하기를 마치 허공에서처럼 합니다. 땅에서도 떠올랐다 잠겼다 하기를 물속에서처럼 합니다. 물 위에서 빠지지 않고 걸어가기를 땅 위에서처럼 합니다. 가부좌한 채 허공을 날아가기를 날개 달린 새처럼 합니다. 저 막강하고 위력적인 태양과 달을 손으로 만져 쓰다듬기도 하며 심지어는 저 멀리 범천의 세상에까지도 몸의 자유자재함을 발합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신성한 귀의 지혜[天耳通(천이통), dibbasota-ñāṇa]
 
89.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신성한 귀의 요소 [天耳界]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하고 신성한 귀의 요소로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 둘 다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듣습니다.[天耳通]”
 
90. “대왕이여, 예를 들면 먼 길을 여행하는 자가 큰북소리, 무딩가 북소리, 고동소리, 빠나와 북소리, 딘디마 북소리를 듣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것은 큰북소리다. 이것은 무딩가 북소리다. 이것은 고동소리다. 이것은 빠나와 북소리다. 이것은 딘디마 북소리다.’라고.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신성한 귀의 요소[天耳界]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하고 신성한 귀의 요소로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 둘 다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듣습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通(타심통), cetopariya-ñāṇa]
 
91.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通(타심통)]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들과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반야로 봅니다.
①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② 탐욕을 여읜 마음은 탐욕을 여읜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③ 성냄이 있는 마음은 성냄이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④ 성냄을 여읜 마음은 성냄을 여읜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⑤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은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⑥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은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⑦ 수축한 마음은 수축한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⑧ 흩어진 마음은 흩어진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⑨ 고귀한 마음은 고귀한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⑩ 고귀하지 않은 마음은 고귀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⑪ 위가 있는 마음은 위가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⑫ 위가 없는 마음은 위가 없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⑬ 사마디에 든 마음은 사마디에 든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⑭ 사마디에 들지 않은 마음은 사마디에 들지 않은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⑮ 해탈한 마음은 해탈한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⑯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92. “대왕이여, 예를 들면 여인이나 남자가 젊으면 치장하기를 좋아하여 깨끗하고 흠 없는 거울이나 맑은 물에 자신의 얼굴모습을 비추어 보면서 점이 있는 것은 점이 있다고 알고 점이 없는 것은 점이 없다고 아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通]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들과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반야로 봅니다.
①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② 탐욕을 여읜 마음은 탐욕을 여읜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③ 성냄이 있는 마음은 성냄이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④ 성냄을 여읜 마음은 성냄을 여읜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⑤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은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⑥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은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⑦ 수축한 마음은 수축한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⑧ 흩어진 마음은 흩어진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⑨ 고귀한 마음은 고귀한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⑩ 고귀하지 않은 마음은 고귀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⑪ 위가 있는 마음은 위가 있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⑫ 위가 없는 마음은 위가 없는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⑬ 사마디에 든 마음은 사마디에 든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⑭ 사마디에 들지 않은 마음은 사마디에 들지 않은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⑮ 해탈한 마음은 해탈한 마음이라고 반야로 보고
⑯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반야로 봅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지혜[宿明通(숙명통), pubbenivāsānussati-ñāṇa]
 
93.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전생을 기억하는 지혜[宿命通]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합니다. 즉 한 생, 두 생, 세 생, 네 생, 다섯 생, 열 생, 스무 생, 서른 생, 마흔 생, 쉰 생, 백 생, 천 생, 십만 생, 세계가 수축하는 여러 겁, 세계가 팽창하는 여러 겁, 세계가 수축하고 팽창하는 여러 겁을 기억합니다. ‘어느 곳에서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다른 어떤 곳에 다시 태어나 그곳에서는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이런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여기 다시 태어났다.’라고. 이처럼 한량없는 전생의 갖가지 모습들을 그 특색과 더불어 상세하게 기억해냅니다.”

94. “대왕이여, 예를 들면 사람이 자기 마을로부터 다른 마을로 갔다가 다시 또 다른 마을로 갔다가 자기 마을로 되돌아온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나는 우리 마을로부터 다른 마을로 갔다. 그곳에서 이와 같이 서있었고, 이와 같이 앉아있었고, 이와 같이 말하였고, 이와 같이 침묵하였다. 나는 그 마을로부터 다시 다른 마을로 갔다. 그곳에서 이와 같이 서있었고, 이와 같이 앉아있었고, 이와 같이 말하였고, 이와 같이 침묵하였다. 그리고 그 마을로부터 다시 우리 마을로 되돌아왔다.’라고.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전생을 기억하는 지혜[宿明通]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합니다. 즉 한 생, 두 생, 세 생, 네 생, 다섯 생, 열 생, 스무 생, 서른 생, 마흔 생, 쉰 생, 백 생, 천 생, 십만 생, 세계가 수축하는 여러 겁, 세계가 팽창하는 여러 겁, 세계가 수축하고 팽창하는 여러 겁을 기억합니다. ‘어느 곳에서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다른 어떤 곳에 다시 태어나 그곳에서는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이런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여기 다시 태어났다.’라고. 이처럼 한량없는 전생의 갖가지 모습들을 그 특색과 더불어 상세하게 기억해냅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신성한 눈의 지혜[天眼通(천안통), dibbacakkhu-ñāṇa]
 
95.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중생들의 죽음과 다시 태어남을 [아는] 지혜[天眼通]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天眼]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善處]에 가고 나쁜 곳[惡處]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반야로 봅니다. ‘이들은 몸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또 마음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성자들을 비방하고, 삿된 견해를 지니어 사견업(邪見業)을 지었다. 이들은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비참한 곳, 나쁜 곳[惡處], 파멸처, 지옥에 태어났다.
그러나 이들은 몸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마음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성자들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지니고 정견업(正見業)을 지었다. 이들은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곳[善處], 천상세계에 태어났다.’라고. 이와 같이 그는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善處]에 가고 나쁜 곳[惡處]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서 가는 것을 반야로 봅니다.
 
96. 대왕이여, 예를 들면 사거리의 가운데에 높은 누각이 있는데 시력 좋은 사람이 거기에 서서 사람들이 집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과 걷거나 사거리 가운데 앉아 있는 것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집에 들어가는구나, 이들은 나오는구나, 이들은 길을 걷고 있구나, 이들은 사거리 가운데 앉아 있구나.’라고.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중생들의 죽음과 다시 태어남을 [아는] 지혜[天眼通]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天眼]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善處]에 가고 나쁜 곳[惡處]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반야로 봅니다. ‘이들은 몸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또 마음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성자들을 비방하고, 삿된 견해를 지니어 사견업(邪見業)을 지었다. 이들은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비참한 곳, 나쁜 곳[惡處], 파멸처, 지옥에 태어났다. 그러나 이들은 몸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마음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성자들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지니고 정견업(正見業)을 지었다. 이들은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곳[善處], 천상세계에 태어났다.’라고.
이와 같이 그는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善處]에 가고 나쁜 곳[惡處]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서 가는 것을 반야로 봅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번뇌를 소멸하는 지혜[漏盡通(누진통), āsavakkhaya-ñāṇa]
 
97. “그는 이와 같이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모든 번뇌를 소멸하는 지혜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괴로움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는 그는 감각적 욕망의 번뇌[慾漏(욕루)]로부터 마음이 해탈합니다.
존재의 번뇌[有漏(유루)]로부터 마음이 해탈합니다. 무명의 번뇌[無明漏(무명루)]로부터 마음이해탈합니다. 해탈해서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습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반야로 봅니다. ”
 
98. “대왕이여, 예를 들면 깊은 산에 호수가 있어 맑고 고요하고 깨끗한데 그곳에서 시력이 좋은 사람이 둑에 서서 조개껍질, 자갈, 조약돌, 멈춰있거나 움직이는 고기 떼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 호수는 참 맑고 고요하고 깨끗하구나. 여기에 이런 조개껍질, 자갈, 조약돌이 있고 고기 떼는 멈춰있거나 움직이는구나.’라고.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음이 사마디에 들고, 청정하고, 깨끗하고, 흠이 없고, 오염원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신통에 적합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모든 번뇌를 소멸하는 지혜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괴로움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것이 번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반야로 봅니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는 그는 감각적 욕망의 번뇌[慾漏(욕루)]로부터 마음이 해탈합니다. 존재의 번뇌[有漏(유루)]로부터 마음이 해탈합니다. 무명의 번뇌[無明漏(무명루)] 로부터 마음이 해탈합니다. 해탈해서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습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반야로 봅니다.
 대왕이여, 이것 역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이니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들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한 것입니다.”
 

아자따삿뚜 왕의 귀의
 
99. 이렇게 말씀하시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시듯, 덮여있는 것을 걷어내 보이시듯,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길을 가리켜 주시듯, ‘눈있는 자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쳐 주시듯,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설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 승가에 또한 귀의하옵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오늘부터 목숨이 있는 날까지 귀의한 청신사로 받아 주소서.
 세존이시여, 저는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어리석고 미혹하고 신중하지 못해서 법다우셨고 법왕이셨던 아버지를 권력 때문에 시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제가 미래에 [다시 이와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고] 제 자신을 단속할 수 있도록 제 잘못에 대한 참회를 섭수하여 주소서.”
 
100. “대왕이여, 확실히 그대는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어리석고 미혹하고 신중하지 못해서 그대는 정의로운 분이요 법다운 왕이었던 아버지를 권력 때문에 시해하였습니다. 대왕이여, 그러나 그대는 잘못을 범한 것을 잘못을 범했다고 인정한 다음 법답게 참회를 했습니다(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대를 받아들입니다. 대왕이여, 잘못을 범한 것을 잘못을 범했다고 인정한 다음 법답게 참회하고 미래에 [그러한 잘못을] 단속하는 자는 불 · 세존의 교법에서 향상하기 때문입니다.
 
101. 이렇게 말씀하시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제 저희는 그만 물러가겠습니다. 저는 바쁘고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대왕이여, 지금이 적당한 시간이라면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자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세존의 말씀을 기뻐하고 감사드린 뒤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절을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아 [경의를 표한] 뒤에 물러갔다.
 

맺는 말
 
102. 세존께서는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서 비구들을 불러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왕은 [자신을] 해쳤구나. 비구들이여, 왕은 [자신의] 파멸을 초래했구나. 비구들이여, 만일 왕이 정의로운 분이요 법다운 왕이었던 아버지를 시해하지 않았더라면 바로 이 자리에서 티끌이 없고 때가 없는 법의 눈이 생겼을 것이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비구들은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