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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마 경(S12:70) Susīma-sutta
상윳따니까야 2권, 각묵스님, p.339-354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서 대나무 숲의 다람쥐 보호구역에 머무셨다.
2. 그 무렵 세존께서는 존경받았고 존중받았고 공경받았고 숭상받으셨으며
의복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얻으셨다.
비구 승가도 역시 존경받았고 존중받았고 공경받았고 숭상받았으며
의복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얻었다.
그러나 외도 유행승들은 존경받지 못했고 존중받지 못했고 공경받지 못했고 숭상받지 못했으며 의복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얻지 못하였다.
3. 그 무렵 수시마 유행승이 많은 유행승들의 회중과 함께 라자가하에 살고 있었다.
그때 수시마 유행승의 회중들이 수시마 유행승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리 오시오, 도반 수시마여. 그대는 사문 고따마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으시오.
그래서 그대가 법을 철저히 배운 뒤 우리에게 말해주시오.
우리도 그 법을 철저히 배워서 재가자들에게 설해줄 것이오.
그러면 우리도 존경을 받고 존중받고 공경받고 숭상받게 되고
의복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얻게 될 것이오.”
4. “알겠습니다, 도반들이여.” 라고 수시마 유행승은 자신의 회중에게 대답한 뒤
아난다 존자에게 다가갔다. 가서는 아난다 존자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수시마 유행승은 아난다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반 아난다여, 나는 이 법과 율에서 청정범행을 닦고자 합니다.”
5. 그때 아난다 존자는 수시마 유행승을 데리고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수시마 유행승이
‘도반 아난다여, 나는 이법과 율에서 청정범행을 닦고자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아난다여, 그렇다면 수시마를 가하게 하라.”
수시마 유행승은 세존의 곁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다.
6. 그 무렵 많은 비구들이 세존의 곁에서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꿰뚫어 압니다.’라고
구경의 지혜를 드러내었다.
7. 수시마 존자는 많은 비구들이 세존의 곁에서
‘태어남은 다했다. 청점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꿰뚫어 압니다.’라고
구경의 지혜를 드러내었다는 것을 들었다.
그때 수시마 존자는 그 비구들에게 다가갔다. 가서는 그 비구들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수시마 존자는 그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들이 세존의 곁에서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압니다.’라고
구경의 지혜를 드러내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도반이여.”
8.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툽니까?
즉, 하나인 채 여럿이 되기도 하고 여럿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합니까?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벽이나 담이나 산을 아무런 장애 없이 통과하기를 마치 허공에서처럼 합니까?
땅에서도 떠올랐다. 잠겼다 하기를 물속에서처럼 합니까?
물 위에서 빠지지 않고 걸어가기를 땅 위에서처럼 합니까?
가부좌한 채 허공을 날아가기를 날개 달린 새처럼 합니까?
저 막강하고 위력적인 태양과 달을 손으로 만져 쓰다듬기도 하며
심지어는 저 멀리 범천의 세상에 까지도 몸의 자유자재함을 발합니까?[神足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9.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하고 신성한 귀의 요소로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 둘 다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듣는 신성한 귀의 요소를 나툽니까? [天耳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0.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들과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꿰뚫어 압니까?
즉,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탐욕을 여읜 마음은 탐욕을 여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성냄이 있는 마음은 성냄이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성냄을 여읜 마음은 성냄을 여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은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은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수축한 마음은 수축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흩어진 마음은 흩어진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고귀한 마음은 고귀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고귀하지 않은 마음은 고귀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위가 있는 마음은 위가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위가 없는 마음은 위가 없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삼매에 든 마음은 삼매에 든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삼매에 들지 않은 마음은 삼매에 들지 않은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해탈한 마음은 해탈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他心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1.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합니까?
즉, 한 생, 두 생, 세 생, 네 생, 다섯 생, 열 생, 스무 생, 서른 생, 마흔 생, 쉰 생,
백 생, 천 생, 십만 생, 세계가 수축하는 여러 겁, 세계가 팽창하는 여러 겁,
세계가 수축하고 팽창하는 여러 겁을 기억합니까?
‘어느 곳에서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이런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다른 어떤 곳에 다시 태어나 그곳에서는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이런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여기 다시 태어났다.’라고,
이처럼 한량없는 전생의 갖가지 모습들을
그 특색과 더불어 상세하게 기억해 냅니까? [宿命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2.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天眼]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善處]에 가고 나쁜 곳[惡處]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꿰뚫어 압니까?
‘이들은 몸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또 마음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성자들을 비방하고, 삿된 견해를 지니어 사견업[邪見業]을 지었다.
이들은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처참한 곳, 불행한 곳, 파멸처, 지옥에 태어났다.
그러나 이들은 몸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마음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성자들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지니고 정견업(正見業)을 지었다.
이들은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곳[善處], 천상세계에 태어났다.’라고.
이와 같이 그대 존자들은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善處]에 가고 나쁜 곳[惡妻]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꿰뚫어 압니까? [天眼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3.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물질[色]을 초월하여 물질이 없는[無色]
저 [네 가지] 평화로운 해탈들을 몸으로 체득하여 머뭅니까?” (*1)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4. “여기서 존자들은 [구경의 지혜를] 드러내었지만 이러한 법들은 증득하지 못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됩니까?
“도반 수시마여, 우리는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을 하였습니다.”
“나는 존자들이 간략하게 말씀하신 뜻을 자세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존자들이 제게 상세하게 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존자들이 간략하게 말씀하신 뜻을 자세하게 알 것입니다.”
“도반 수시마여, 그대가 자세하게 알든 자세하게 알지 못하든 간에
우리는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을 하였습니다.” (*2)
15. 그때 수시마 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수시마 존자는 그 비구들과 함께 주고받은 대화를 모두 세존께 말씀드렸다.
“수시마여, 먼저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가 있고 나중에 열반에 대한 지혜가 있다.” (*3)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간략하게 말씀하신 뜻을 자세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세존께서 제게 상세하게 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세존께서 간략하게 말씀하신 뜻을 자세하게 알 것입니다.”
“수시마여, 그대가 자세하게 알든 자세하게 알지 못하든 간에
먼저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가 있고 나중에 열반에 대한 지혜가 있다.”
(*1) 먼저 ‘평화로운 해탈(santa vimokkha)’이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살펴보자.
『청정도론 주석서』는 평화로운 해탈을 무색계禪(arūpa-jjhāna)이라고 설명하고 있다.(Pm.394) 본 경에 해당하는 주석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평화로운 해탈들(santā vimokkhā)’이란 구성요소들도 평화롭고 대상도 평화롭기 때문에 평화로운데, 이것은 무색계의 해탈들(āruppa-vimokkhā)을 말한다.
‘몸으로 체득하여(kāyena phusitvā)란 정신적인 몸(nāma-kāya)으로 체득하여,
증득하여(paṭilabhitvā)라는 뜻이다.”(SA.ii.126)
복주서는 ‘정신적인 몸’이란 함께 생긴 정신의 무더기
(nāma-kkhandha = 수·상·행·식의 4온)를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MAT.i.265)
『맛지마 니까야 주석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평화로운’이란 것은 구성요소가 평화롭고 대상이 평화롭기 때문에 평화롭다.
‘해탈’이란 반대되는 법들로부터 해탈했고(vimuttatta) 또 대상에 대해 확신이 있기 때문에(adhimuttatta) 해탈이다.
‘물질을 초월한다(atikkamma ruupe).’는 것은 색계선(ruupa-avacara-jjhaana)을 초월한다는 것이다.”(MA.i.162)
수시마는 여기서 육신통 가운데 마지막인 누진통 대신에 공무변처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의 네 가지 무색계 삼매를 들고 있다.
이 무색계 삼매는 양면해탈(즉 누진통)을 성취하기 위한 토대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을 하는 듯하다.
(*2) “‘우리는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을 하였습니다(paññāvimuttā kho mayarṅ).’라는 것은,
우리는 禪이 없는(nijjhānaka)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 자(sukkha-vipassaka)들이어서
오직 통찰지(paññā-matta)로써 해탈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SA.ii.126~127)
“여기서 오직 통찰지로써 해탈하였다[慧解脫]는 것은
양면으로 해탈하지 않은 것(na ubhato-bhaga-vimutta)이다.”(SAT.ii.107)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신통은 반드시 삼매, 특히 제4선에 들어야 나툴 수 있다.
그래서 제4선을 신통지(초월지)를 위한 ‘기초가 되는 선(padaka-jjhāna)’이라 한다.
그리고 양면해탈은 무색계 삼매를 토대로 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본경에 해당하는 주석도 아라한과를 증득했다는 이 비구들에게 5신통과
평화로운 해탈이라 불리는 무색계 삼매가 없는 이유를
그들은 禪이 없는 마른 위빳사나를 닦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주석서는 통찰지를 통한 해탈을 성취한 아라한을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초선부터 제4선까지의 네 가지 禪으로부터 출정하여
아라한이 된 네 가지 경우에다
이러한 네 가지 禪의 체험 없이 해탈한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 자를
순수 위빳사나를 닦는 자(suddha-vipassaka)를 더한 것이다.
(*3)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dhammaṭthiti-ñāṇa)’란
조건의 다양한 형태(paccay-ākāra)에 대한 지혜를 말한다.
조건의 다양한 형태란 법들이 전개되고 머무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pavatti-ṭṭhiti-kāraṇattā) 법들의 머묾(dhamma-ṭṭhihi)이라 부른다.”(SA.ii.68)
“법들의 머묾이란 법들의[보편적] 성질(sabhāvatā)을 말하나니
그것은 바로 무상함과 괴로움과 무아(오온이 atta가 아님)임(anicca-dukkha - anattatā)을 말한다.”(SAT.ii.107)
“여기서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는 위빳사나의 지혜(vipassanā-ñāṇa)이다. 이것이 먼저 일어난다.
‘열반에 대한 지혜(nibbāne ñāṇa)’는 위빳사나의 [과정이] 끝났을 때 일어나는 도의 지혜(magga-ñāṇa)를 말한다.
이것은 뒤에 일어난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SA.ii.127)
주석서에 나타나는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 자(sukkha-vipassaka)’나
복주서에 나타나는 ‘위빳사나를 수레로 삼은 자(vipassanā-yānika)’ 등의 술어는 초기불전들에는 나타나지 않는 술어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나타나는 본경의 가르침은 오온의 무상·고·무아를 통찰함에 의해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 성취하여 번뇌 다한 아라한이 되는 것을 분명하게 설하고 있다.
16. “수시마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질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1)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무상한 것은 괴로움인가, 즐거움인가?”
“괴로움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변하기 마련인 것을 두고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나의 자아다.’라고 관찰하는 것이 타당하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1) “이제 세존께서는 그가 통찰을 할 수 있음(paṭivedha-bhabbata)을 아시고
세 번에 걸쳐서(te-parivaṭṭarṅ) 설법을 하시면서 이렇게 질문하시는 것이다.
이 가르침이 끝나자 장로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SA.ii.127)
“여기서 ‘세 번에 걸쳐서’란 오온에 대해서 삼특상(무상·고·무아)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SAT.ii.108)
수시마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느낌은 … 인식은 … 심리현상들은 … 알음알이는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무상한 것은 괴로움인가, 즐거움인가?”
“괴로움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변하기 마련인 것을 두고
‘이것은 내 것이다.’이것은 나다. 이것은 나의 자아이다.’라고 관찰하는 것이 타당하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17. “수시마여, 그러므로 그것이 어떠한 물질이건,
그것이 과거의 것이건 미래의 것이건 현재의 것이건
안의 것이건 밖의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저열하건 수승하건 멀리 있건 가까이 있건
‘이것은 내 것이 아니요, 이것은 내가 아니며,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수시마여, 그것이 어떠한 느낌이건 …
그것이 어떠한 인식이건 …
그것이 어떠한 심리현상들이건 …
그것이 어떠한 알음알이건, 그것이 과거의 것이건 미래의 것이건 현재의 것이건
안의 것이건 밖의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저열하건 수승하건
멀리 있건 가까이 있건 ‘이것은 내 것이 아니요, 이것은 내가 아니며,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18. “수시마여, 이와 같이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물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느낌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인식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심리현상들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알음알이에 대해서도 염오한다.
염오하면서 탐욕이 빛바래고, 탐욕이 빛바래기 때문에 해탈한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梵行)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으며,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안다.”
19. “수시마여, 그대는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이 있다고 보는가?” (*2)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2) “앞에서 물질 등에 대해서 삼특상을 제기하여 가르침을 설하셨다.
이제 이러한 세 가지 양상(무상·고·무아)에 대한 가르침(te-parivaṭṭa-desanā)을 더 깊이 적용(anuyoga)시키시면서
‘수시마여, 아라한과를 증득한 자는 모든 곳에서 조건의 형태(paccay-ākāra)를 꿰뚫은 뒤에 미혹을 제거(vigata-sammoha)한다.’라고 하시면서 [이제 12연기를 설하시는 것이다.]”(SAT.ii.108)
“수시마여, 그대는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있다고 …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있다고 …
갈애를 조건으로 취착이 있다고 …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고 …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고 …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이 있다고 …
정신·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가 있다고 …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물질이 있다고 …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가 있다고 …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들이 있다고 보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20. “수시마여, 그대는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죽음이 소멸한다고 보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수시마여, 그대는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한다고 …
취착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한다고 …
갈애가 소멸하기 때문에 취착이 소멸하다고 …
느낌이 소멸하기 때문에 갈애가 소멸한다고 …
감각접촉이 소멸하기 때문에 느낌이 소멸한다고 …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기 때문에 감각접촉이 소멸한다고…
정신·물질이 소멸하기 때문에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한다고 …
알음알이가 소멸하기 때문에 정신·물질이 소멸하다고 …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기 때문에 알음알이가 소멸한다고 …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한다고 보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21. “수시마여, 그런데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투는가? (*3)
즉, 하나인 채 여럿이 되기도 하고 …
심지어는 저 멀리 범천의 세상에까지도 몸의 자유자재함을 발하는가?[神足通]”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3) “그런데 이 말씀은 왜 하셨는가?
4선(禪)이 없는(nijjhānaka)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sukkha-vipassaka) 비구들이 있음을 분명하게 하시기 위해서(pākaṭa-karaṇattha)이다.
즉, ‘그대만이 4선(禪)이 없는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 자가 아니라
이 비구들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SA.ii.127)
“그렇다면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하고 신성한 귀의 요소로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 둘 다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듣는 신성한 귀의 요소를 나투는가?[天耳通]”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들과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꿰뚫어 아는가?
즉,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꿰뚫어 아는가?[他心通]”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는 그대는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하는가?
즉, 한 생, 두 생, …이처럼 한량없는 전생의 갖가지 모습들을
그 특색과 더불어 상세하게 기억하는가?[宿命通]”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는 그대는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天眼]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꿰뚫어 아는가?[天眼通]”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는 그대는 물질[色]을 초월하여
물질이 없는[無色] 저 [네 가지] 평화로운 해탈들을 몸으로 체득하여 머무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수시마여, 여기서 그대는 이렇게 [자신의 지혜를] 드러내었지만
이러한 법들은 증득하지 못하였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는가?”(*4)
(*4) 세존께서는 이렇게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 자나 통찰지로 해탈한 자[慧解脫者]는
오온의 무상·고·무아를 통찰해서 깨달음을 실현하여 아라한이 되었지만
본삼매 특히 제4선의 힘이 없기 때문에 신통을 나투지 못하는 것으로 멋지게 설명하고 계신다.
22. 그때 수시마 존자는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절을 올린 뒤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참으로 어리석고 미혹하고 신중하지 못해서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법을 훔치려고 이처럼 잘 설해진 법과 율에 출가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러한 제가 미래에 [다시 이와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고]
제 자신을 단속할 수 있도록 제 잘못에 대한 참회를 섭수하여 주소서.”
“수시마여, 확실히 그대는 잘못을 범하였다.
그대는 법을 훔치려고 이처럼 잘 설해진 법과 율에 출가하였다.”
23. “수시마여, 예를 들면 죄를 지은 도둑을 붙잡아 ‘폐하, 이 자는 죄를 지은 도둑입니다. 폐하께서 원하시는 처벌을 내리십시오.’라고 하면서 대령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 왕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여봐라, 그렇다면 이 사람을 단단한 밧줄로 손을 뒤로 한 채 꽁꽁 묶어서 머리를 깎고
요란한 북소리와 함께 이 골목 저 골목 이 거리 저 거리로 끌로 다니다가
남쪽 문으로 데리고 가서는 도시의 남쪽에서 머리를 잘라버려라.’라고.
그러면 왕의 사람들은 그 사람을 단단한 밧줄로 손을 뒤로 한 채 꽁꽁 묶어서
머리를 깎고 요란한 북소리와 함께 이 골목 저 골목 이 거리 저 거리로 끌로 다니다가
남쪽 문으로 데리고 가서는 도시의 남쪽에서 머리를 자를 것이다.”
24. “수시마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러면 그 사람은 그 때문에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겪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수시마여, 그 사람이 그 때문에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겪든 겪지 않든 간에
법을 훔치려고 이처럼 잘 설해진 법과 율에 출가하는 것은 그보다 더 큰 괴로움의 과보가 있고 더 혹독한 과보가 있고 게다가 파멸처로 떨어지게 된다.
수시마여, 그러나 그대는 잘못을 범한 것을 잘못을 범했다고 인정하고 법답게 참회를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대를 받아들인다.
수시마여, 잘못을 범한 것을 잘못을 범했다고 인정한 다음 법답게 참회하고
미래에 [그러한 잘못을] 단속하는 자는 성자의 율에서 향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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