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뱀
2. 다니야
3. 코뿔소(무소)의 뿔
4. 밭을 가는 바아라드 바아자
5. 춘다
6. 파멸
7. 천한 사람
8. 자비(慈悲)
9. 설산(雪山)에 사는 사람
10. 아알라바카 야차(夜叉)
11. 육체에 대한 가르침
12. 성인(聖人)
1. 뱀
(1)
뱀의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다스리듯
일어나는 성내는 마음을 자제하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此岸) 저 세상도(彼岸) 다 버린다(떠난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2)
연못에서 자라는 연꽃을 물 속에 들어가 꺾듯이
애욕을 말끔히 끊어 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3)
넘쳐 흐르는 갈애의 물줄기를
남김없이 말려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4)
거센 흐름이 연약한 갈대의 둑을 무너뜨리듯이
교만한 마음을 남김없이 없애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5)
무화과 나무 숲 속에서 꽃을 찾아도 찾을 수 없듯이
모든 존재를 영원한 것으로 보지 않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6)
안으로 성냄이 없고 밖으로는 되풀이되는 세상의 삶을 극복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7)
의심을 불살라 남김이 없고 마음이 잘 다듬어 진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8)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잡념을 극복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9)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이 세상 모든 것은 허망하다(덧없다)'고 아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0)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탐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1)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육체의 욕망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2)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미움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3)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어리석은 미망에서 벗어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4)
나쁜 버릇이 조금도 없고
악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 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5)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인연이 되는
즉 번뇌에서 생기는 것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6)
사람을 생존에 얽어매는 것은 집착이다.
그 집착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17)
다섯 가지 장애물을 뛰어넘고
번뇌 없고 의혹을 넘어 괴로움이 없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2. 소치는 사람 다니야
(18)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 놓았습니다.
마히(큰 강이란 뜻임)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에는 지붕을 덮어 놓았고,
집안에는 불을 지퍼 놓았습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19)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의 끈질긴 미혹도 벗어 버렸다. 마히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에는 지붕이 없고, 탐욕의 불은 남김없이 꺼져 버렸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0)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모기나 쇠파리도 없고, 소들은 들판의 우거진 풀을 뜯어 먹으며
비가 와도 견디어 낼 것입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1)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뗏목은 이미 잘 만들어져 있다.
욕망의 거센 흐름에도 끄떡없이 건너 벌써 피안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더 이상 뗏목이 필요 없노라.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2)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 온순하고 음란하지 않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 항상 내 마음이 흡족 합니다.
그녀에게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3)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마음은 내게 순종해 있고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해탈해 있다.
오랜 수양으로 잘 다스려졌다.
내게는 그 어떤 나쁜 점도 남아 있지 않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4)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놀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아이들은 모두다 건강 합니다.
그들에게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5)
스승은 대답했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다.(고용인도 아니다).
스스로 얻은 것으로 온 세상을 걷노라.
남에게 고용될 이유가 없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6)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에게는 갓 태어난 송아지도 있고, 젖을 먹는 어린 소도 있습니다.
새낀 밴 어미소도 있고 발정한 암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있습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7)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에게는 갓 태어난 송아지도 없고, 젖을 먹는 어린 소도 없다.
새낀 밴 어미소도 없으며 발정한 암소도 없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없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8)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소를 매놓은 말뚝은 땅에 박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새로 엮은 밧줄은 튼튼해서 소도 그것을 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29)
스승은 대답하셨다.
"황소처럼 고삐를 끊고 코끼리처럼 냄새 나는 덩굴을 짓 밝았으니
나는 다시 모태에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30)
이때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고 검은 구름이 비를 뿌리더니 골짜기와 언덕에 물이 넘쳤다.
하늘에서 뿌리는 빗소리를 듣고 다니야는 이렇게 말했다.
(31)
"우리는 거룩한 스승을 만나 얻은 바가 참으로 큽니다.
눈이 있는 이여, 우리는 당신께 귀의하오니 스승이 되어 주소서
위대한 성자시여.
(32)
아내도 저도 순종하면서 행복한 분(부처님)곁에서 열심히 청정 수행을 닦겠습니다.
그러면 더 이상 생사의 윤회가 없는 피안에 이르러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33)
이때 악마 파피만이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기뻐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기뻐할 것도 없으리라."
(34)
스승은 대답하셨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하여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는 근심이 된다.
집착이 없는 이는 근심할 것도 없다."
3. 무소의 뿔
(35)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며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헤치지 말라
너무 많은 자녀와 친구를 갖고자 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36)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른다.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시작되는 것임을 깊이 관찰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37)
친구나 주위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여 그들에게 얽매이게 되면
본래의 뜻을 잃게 된다.
가까이 사귀면 이런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38)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집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죽순이 나뭇가지에 달라붙지 않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39)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숲 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그 자신의 길만을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40)
동행이 있으면 앉을 때나 설 때나 걸을 때나 여행할 때에도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지혜로운 이는 자유와 독립을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1)
동행이 있으면 유희와 환락이 있다.
또 그들에 대한 애정은 깊어만 간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이 싫거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2)
어느 곳이든 가고 싶은 대로 가라.
해치려는 마음을 갖지 말고 무엇을 얻든 그것으로 만족해 하라.
이 모든 고난을 참고 견디며 조금도 두려워하지 말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3)
집을 떠난(출가) 수행자들이 아직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출가하지 않고 집에서 수행하는 재가자 중에도 지나치게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남의 자녀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갖지 말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4)
잎이 떨어진 코빌라라 나무처럼, 세속의 집착과 속박을 미련 없이 잘라 버리고
용기 있는 이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45)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46)
그러나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7)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자기와 동등하거나 뛰어난 친구와는 가까이 지내야 한다.
이러한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스스로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48)
금세공이 잘 만든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9)
이와 같이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리라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잘 살펴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0)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즐겁게 하고
또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마음을 어지럽힌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1)
이런 감각적 즐거움은 나에게 있어 재앙이며, 불행이며, 병이며, 극심한 고통이며,
하나의 위험이다.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이런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코뿔소처럼 혼자서 가라.
(52)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그리고 바람과 태양의 열기, 모기떼와 독사들,
이런 것들을 능히 참으며 이겨내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3)
힘세고 강한 코끼리가 무리를 떠나 혼자서 숲 속을 자유롭게 거닐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54)
연회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잠시도 정신의 휴식을 가질 겨를이 없다.
태양의 후예(부처)가 하신 이 말씀을 명심하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5)
서로 다투는 철학자들의 논쟁을 초월하여 진정한 깨달음의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다른 사람에 의해 끌려가지 않을 것이다’ 라고 이렇게 자신을 다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6)
탐내지 말라. 속이지 말라. 그리고 갈망하지 말며 남의 덕을 가리지 말며,
혼탁과 미혹을 남김없이 씻어 버리고
이 세상의 온갖 애착으로부터 벗어나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7)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못 본 체하는 그런 나쁜 벗과는 가까이 말라.
감각적인 탐욕만을 일삼는 그런 게으른 벗과도 가까이 하지 말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8)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고매하고 현명한 벗을 가까이 하라.
그것이 이익이 됨을 알고 의심을 버리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9)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탐닉하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며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0)
처자도 부모도 곡식도 재산도, 친척이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1)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함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이구나’ 이와 같이 깨닫고 지혜로운 사람은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2)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는 것처럼,
또 불이 다 탄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는 것처럼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3)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각을 막아 번뇌가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지켜라
번뇌에 휩쓸리지도 말고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64)
잎이 져버린 파리찻타 나무처럼,
세속의 모든 표적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5)
여러 가지 맛에 탐착하지 말고 욕구하지도 말라.
남을 부양할 의무도 갖지 말라
누구에게나 밥을 빌어 먹으며 어느 집에도 집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6)
마음속의 다섯 가지 장애의 덮개를 벗어 던져 버리고
온갖 번뇌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욕망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7)
과거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버리고
또한 쾌락과 근심을 떨쳐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8)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마음의 안일함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튼튼한 몸과 지혜를 두루 갖추어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69)
홀로 앉아 명상하고
모든 일에 늘 이치와 법도에 맞게 행동하며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엇이 불행과 근심인지를 똑똑히 알아채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70)
집착을 끊어 버리기 위해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고
부지런히 배워 마음을 가다듬고 진리를 깨닫고자 노력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71)
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물에 젖지 않는 연꽃과 같이
저 광야를 가고 있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72)
이빨이 강한 사자가 다른 짐승들을 제압하고 능히 정글의 왕으로 군림하듯
궁핍하고 외딴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73)
자비와 고요와 평정과 기쁨 그리고 해탈을 때때로 익히며
이 세상을(세간) 아주 저버림도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74)
탐욕과 증오와 어리석음, 그리고 뒤얽힌 번뇌의 매듭을 끊어 버려라.
목숨을 잃더라도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5)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남에게 봉사를 한다.
오늘 당장 이익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보기 드물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추하게 보인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4. 밭을 가는 사람
(76)
나는 이렇게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마가다국 남쪽 산기슭에 있는 '한 포기 띠' 라고 하는 바라문 촌에 계셨다.
그때 밭을 갈고 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려고 오백 개의 쟁기를 소에 매었다.
스승께서는 아침 일찍 옷을 단정히 걸치고 바리때를 들고 밭을 갈고 있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게로 갔다.
때마침 그때 바라드바자는 일군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스승도 음식을 나눠 주는 곳에 가서 한쪽에 섰다.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스승이 음식을 얻기 위해 밥그릇을 들고 거기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바라드바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문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다.
사문이여, 당신도 밭을 갈고 그리고 씨를 뿌린 후에 먹으십시오.”
스승은 대답 하셨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대의 쟁기나 호미,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대는 어째서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라고 하십니까?"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다음과 같이 시(詩)로써 스승에게 여쭈었다.
"수행자여, 그대는 농부라고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대가 밭 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밭을 간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77)
스승은 대답했다.
"나에게 믿음은 씨앗이요, 고행은 비다. 그리고 지혜는 쟁기와 호미이며,
잘못을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그 쟁기의 자루다.
또 굳은 마음은 쟁기를 메는 밧줄이요,
매사에 생각이 깊은 것은 호미날과 작대기입니다.
(78)
몸을 조심하며,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는 것,
그리고 말없이 진실을 지키는 것을 김매는 일로 삼고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소를 멍에에서 떼어놓는 일입니다.
(79)
노력은 내 소 이므로 마침내 피안의 저 언덕으로 데려다 줍니다.
물러남이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80)
나는 이런 농사를 지어서 마침내는 저 불멸의 과일을 열매 맺게 합니다.
나처럼 농사를 짓게 되면 그대도 온갖 고뇌로부터 풀려나게 됩니다.”
(81)
그때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커다란 청동 그릇에 우유를 가득 담아서 스승에게 올렸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수행자여, 이 우유 죽을 받으십시오. 당신이야말로 진실로 밭을 가는 훌륭한 농부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불멸의 과일을(감로수와 같은 과보) 열리게 하는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승은 말했다.
"바라문이여, 시를 읊은 그 대가로 얻은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오, 바라드바자여, 이것은 바르게 눈을 뜬 사람들의 법이 아닙니다.
시를 읊어 생긴 음식을 눈 뜬 사람들은 받지 않습니다.
바라문이여, 법에 따르는 이것이 바로 눈을 뜬 사람들의 생활태도입니다.
(82)
완전한 사람인 큰 선인(大仙人),
번뇌의 더러움을 다 없애고 나쁜 행위를 소멸해 버린 사람에게는 다른 음식을 바치십시오.
그것은 공덕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복 밭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고타마여, 이 우유죽을 저는 누구에게 드려야 합니까."바라드바자가 말했다.
"바라문이여, 신, 악마, 범천(梵天)들이 있는 세계에서 신, 인간, 사문, 바라문을 포함한
여러 중생 가운데 완전한 사람(如來)과 그의 제자를 빼놓고는,
아무도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이 우유죽은 산 풀이 없는 곳이나 생물이 없는 물 속에 버리십시오.
”스승이 답했다.
그리하여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속에 쏟아 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 죽을 물 속에 버리자마자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끓어 올랐다.
마치 온종일 뙤약볕에 쬐어 뜨거워진 호미날을 물 속에 넣었을 때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이는 것과 같았다.
이때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온몸이 오싹하여 두려워 떨면서 스승 곁에 다가섰다. 그리고 스승의 두 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여쭈었다.
"훌륭한 말씀입니다. 고타마시여. 훌륭한 말씀입니다. 고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르쳐 주듯이,
혹은 '눈이 있는 자는 빛을 보리라’하여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듯이, 고타마 당신은 갖가지의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고타마 당신에게 귀의하고, 진리와 도를 닦는 수행자들의 모임에 귀의 합니다. 저는 고타마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을 받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부처님 곁에 출가하여 완전히 계율을 받았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이 바라드바자는 사람을 멀리하고 홀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더없이 청정한 행의 궁극을(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것을 얻기 위해 집을 나와 집이 없는 상태가 된 것인데)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증명하고 실천하며 살았다.
'태어나는 일은 끝났다. 청정한 수행은 이미 완성됐다. 할 일은 다 마쳤다.
또다시 이런 생존을 받지 않는다.'라고 깨달았다.
그리하여 바라드바자 장로(長老)는 성인(聖人)의 한 사람이 되었다.
5.춘다
(83)
대장장이 아들 춘다가 스승에게 말했다.
"위대하고 지혜로운 성인, 눈을 뜬 어른, 집착을 떠난 분, 인류의 최상인(最上人),
뛰어난 마부에게 저는 물어 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어떤 수행자들이 있습니까. 일러 주십시오."
(84)
스승은(고타마 붓다) 대답했다.
"춘다여, 네가지 수행자가 있고 다섯번째는 없느니라.
내가 말한 수행자란 '도의 승리자' '도를 말하는 사람' '도에 의해 사는 사람'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 이니라."
(85)
대장장이 춘다가 말했다.
"눈을 뜬 사람은 누구를 가리켜 '도의 승리자'라 부릅니까?
왜 '도를 말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견줄 수 없으며,
'도에 의해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에 대해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86)
스승은 대답 하셨다.
"의혹을 넘어서고 고뇌를 떠나 열반을 즐기며
탐욕을 버리고 신(神)들을 포함한 온 세계를 이끄는 사람
이런 사람을 '도의 승리자' 라고 눈을 뜬 사람들은 말한다.
(87)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을 으뜸가는 것으로 알고
법을 설하고 해석하는 사람
의혹을 버리고 동요하지 않은 성인을
수행자들 중에서 둘째로 '도를 말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88)
잘 설명된 진리(법)의 말씀에 따라 살면서
스스로 억제하고 깊이 생각해서 잘못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을
수행자들 중에서 셋째로 '도에 의해 사는 사람' 이라고 부른다.
(89)
맹세한 계율을 잘 지키는 체 하지만
고집 세고 가문을 더럽히며
오만하고 남을 속이며
자제력이 없고 말이 많고 그러면서도 잘난체하는 사람을 가르켜
'도를 더럽히는 자'라고 한다.
(90)
학식이 있고 총명한 재가(在家)의 성스러운 신도는 '그들 네 종류의 수행자는 다 이와 같다'고 알아, 그들을 통찰하여 그와같이 보더라도 그의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더럽혀진 것과 더럽혀지지 않은 것,
청정한 이와 청정하지 않은 자를 혼동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6. 파멸
(91)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사밧티의 제타 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시었다. 한 밤중에 이르러 용모가 아름다운 한 신이 제타 숲을 두루 비추면서 스승께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스승께 예배 드린 후, 한쪽에 서서 시로써 물었다.
"파멸하는 사람에 대해서 고타마에게 여쭈어 보겠습니다.
파멸에 이르는 문은 어떤 것입니까? 스승께 그것을 묻고자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92)
스승은 대답하셨다.
"잘 되는 사람도 알아보기 쉽고,
파멸도 알아보기 쉽다.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잘되고,
진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파멸한다."
(9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번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둘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4)
"나쁜 사람을 가까이 하고 착한 사람을 멀리하며,
나쁜 사람이 하는 일을 좋아하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둘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셋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6)
"아무 때나 잠자는 버릇이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분발하여 정진하지 않고 게으르며, 쉽게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9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셋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넷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98)
"자기는 풍족하게 살면서 늙고 병든 부모는 돌보지 않는 그런 사람이 있다.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9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넷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다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00)
"바라문이나 사문 혹은 다른 걸식하는 사람을 거짓말로 속인다면,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10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다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02)
"엄청나게 많은 재물과 먹을 것이 풍족한 사람이 그것을 혼자서만 독차지한다면,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10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일곱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04)
"혈통을 뽐내고 재산과 가문을 자랑하면서 자기네 친척을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10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일곱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덟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06)
"여자를 좋아하고, 술, 도박에 빠져 재물을 버는대로 모두다 잃어 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10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덟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아홉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08)
"자기 아내로 만족하지 않고, 매춘부나 남의 아내와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10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아홉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10)
"한창때를 지난 남자가 틴발(TIMBARU FRUIT) 열매처럼 불룩한 젖가슴을 가진
젊은 여인을 유혹하고
그녀에 대해 질투하는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11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 한번 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12)
"술과 고기 맛에 빠져 재물을 헤프게 쓰는 여자나 남자에게 집안 일을 맡긴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 한번 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 두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 입니까?"
(114)
"크샤트리야(武士) 집안에 태어난 사람이 권세는 작은데 욕망만 커서,
이 세상에서 왕위를 얻고자 한다면,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115)
세상에는 이러한 파멸이 있다는 것을 잘 살펴서,
현자와 성인들은 진리를 보고 행복한 세계에 이른다."
7. 천한 사람
(11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날 거룩하신 스승은 사밧티의 제타 숲, 고독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스승께서는 아침에 바리떼와 가사를 걸치고 밥을 빌러 사밧티에 들어 가셨다.
그때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의 집에는 성화(聖火)가 켜지고 재물이 올려져 있었다.
스승께서는 사밧티의 이집 저집을 탁발을 하면서 그의 집에 가까이 가셨다.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스승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스승께 말했다.
"머리 깎은 땡초야, 거기 있거라. 가짜 사문아, 거기 멈추어라. 천한 놈아, 거기 서라."
이 말을 들은 스승은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게 말씀 하셨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어떤 사람이 참으로 천한 사람인지 알고 있소?
또 천한 사람을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소?"
"고타마여, 저는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부디 제가 천한 사람을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그 이치를 말씀해 주십시오."
"바라문이여, 그러면 내가 알려 줄 테니 주의해서 잘 들으시오. 내 말해 주리다."
"네,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스승께 대답했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화를 잘 내고 원한을 쉽게 품으며, 간사하고 사악해서 남의 미덕을 덮어버리고,
그릇된 생각으로 음모를 꾸미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17)
한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 두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
이 세상에 있는 생물을 해치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18)
시골과 도시를 파괴하고 포위하여, 독재자로써 널리 알려진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19)
마을에 있거나 숲에 있거나 남의 것을 훔치려는 생각으로 이를 가지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0)
사실은 빚이 있어 돌려 달라고 독촉을 받으면,
'나는 갚을 빚이 없다'고 발뺌을 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1)
얼마 안 되는 물건을 탐내어 사람을 죽이고 그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2)
증인으로 불려 나갔을 때 자신이나 남을 위해
또는 재물을 위해 거짓으로 증언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3)
때로는 강제로 혹은 서로 사랑하여 친척이나 친구의 아내와 어울리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4)
자신은 재물이 풍족하면서도 늙고 병든 부모를 섬기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5)
"부모, 형제, 자매 혹은 계모를 때리거나 욕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6)
상대가 이익되는 일을 물었을 때 불리하게 가르쳐 주거나, 숨긴 일을 발설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7)
나쁜 행위를 하면서, 아무도 자기가 한 일을 모르기를 바라며 숨기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8)
남의 집에 갔을 때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면서,
그 쪽에서 손님으로 왔을 때는 예의로써 보답하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29)
바라문이나 사문 또는 걸식(乞食)하는 사람에게 거짓말로 속이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30)
식사 때가 되었는데도 바라문이나 사문에게 욕하며 먹을 것을 주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31)
어리석음에 싸여 사소한 재물을 탐하고, 사실이 아닌 일을 말하는 어리석은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32)
자기를 내세우고 남을 경멸하며, 스스로의 교만 때문에 비굴해진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33)
남을 괴롭히고 욕심이 많으며, 인색하고 덕도 없으면서 존경 받으려 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34)
깨달은 사람을 비방하고 혹은 출가나 재가의 수행자를 헐뜯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135)
사실은 성자도 아니면서 성자라고 자칭하는 사람은 전 우주의 도둑이오.
그런 사람이야말로 실은 가장 천한 사람이오.
내가 당신에게 말한 이러한 사람들은 모두가 참으로 천한 사람이오.
(136)
날 때 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태어나면서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오.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137)
나는 한 사람을 예로 들겠으니 이것으로 내 말뜻을 알아들으시오.
찬다라족의 아들이며, 개백정 마탕가로 세상에 알려진 사람이 있었소.
(138)
그 마탕가는 얻기 어려운 최상의 명성을 얻었소.
많은 왕족과 바라문들이 그를 섬기려고 모여들었소.
(139)
그는 신들의 길, 더러운 먼지를 떨어버린 성스런 길에 들어섰으며
탐욕을 버리고 범천의 세계에 가게 되었소.
천한 태생인 그가 범천의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소.
(140)
베다 독송자의 집에 태어나 베다의 글귀에 친숙한 바라문들도
때로는 나쁜 행위에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소.
(141)
이와 같이 되면, 현세에서 비난을 받고 내세에는 나쁜 곳에 태어나오.
신분이 높은 태생도 그들이 나쁜 곳에 태어나는 것을, 그리고 비난 받는 것을 막을 수 없소.
(142)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날 때부터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오.
오로지 그 행위로 인해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143)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에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스승께 말했다.
"훌륭하신 말씀이십니다, 고타마시여.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고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자에게 길을 가르쳐 주듯이,
혹은 '눈이 있는 자는 빛을 볼 것이다' 하고 어두운 밤에 등불을 비춰 주듯이,
당신 고타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밝히셨습니다.
저는 당신 고타마께 귀의 합니다. 그리고 진리와 수행자의 모임에 귀의 합니다.
고타마께서는 오늘부터 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저를 귀의한 재가 신자로 받아 주십시오."
8. 자비
(144)
사물에 통달하고 평안한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유능하고 정직하고 말씨는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잘난 체 하지 말아야 한다.
(145)
만족할 줄은 알고, 많은 것을 구하지 않고, 잡일을 줄이고 생활도 간소하게 하며,
모든 감관이 안정되고 지혜로워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남의 집에 가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146)
다른 현자들로부터 비난을 살만한 비열한 행동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행복하라, 안녕하라, 안락하라.
(147)
살아있는 생명이면 예외 없이, 약하거나 강하거나 굳세거나
그리고 긴 것이건 짧은 것이건 중간치건, 굵은 것이건 가는 것이건,
또는 작은 것이건 큰 것이건
(148)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살고 있는 것이나 또는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거나
이 세상 모든 중생(살아 있는 것)은 모두다 행복하라.
(149)
어느 누구도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또 어디서나 남을 경멸해서도 안 된다.
남을 골탕먹일 생각으로 화를 내어 남에게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된다.
(150)
마치 어머니가 하나뿐인 자식을 아끼고 자기의 목숨보다 더욱더 보호하듯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심을 발하라.
(151)
위로는 천상이요 아래로 현 생애 그리고 지옥에 이르기까지도
끝없이 모두를 감싸는 마음을
자비의 마음을 펼쳐야 하느니 미움도 적의도 넘어선 자비를 행하라.
(152)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서 잠들지 않는 한,
이 자비심을 굳게 가져라. 이 세상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숭고한 경지라 부른다.
(153)
온갖 잘못된 견해에 얽매이지 않으며,
계를 지키고 지혜을 갖추어 모든 욕망에 대한 집착을 버린 사람은
결코 모태에 다시 드는 일이 없을 것이다.
9. 설산에 사는 사람
(154)
설산에 사는 사람 칠악야차(satagira)가 말했다.
"오늘은 보름, 포살(布薩)날이다. 눈부신 밤이 가까워졌다.
자, 우리들은 세상에서 명성이 자자한 스승 고타마를 뵈러 가자."
(155)
설산야차가 말했다.
"그분의 마음은 살아 있는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품고 있을까?
또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분의 생각은 스스로 자제될 수 있을까?.
(156)
칠악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의 마음은 모든 살아있는 것에 대해서 자비심을 품고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분의 생각은 스스로를 잘 자제할 수 있다."
(157)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분은 주지 않는 것은 가지려 하지 않을까?
그분은 살아 있는 것을 죽이려 하지 않을까?
그분은 게으르지 않을까? 그리고 그분은 명상을 멈추고 있지 않을까?”
(158)
칠악 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은 주지 않는 것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그분은 살아있는 것을 죽이려 하지 않는다.
그분은 게으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눈을 뜬 사람은(고타마 붓다) 명상을 그만두지 않는다.”
(159)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까? 또한 귀에 거슬리는 말도 하지 않을까?
그는 욕설을 입 밖에 내지 않을까?
이간질을 하지 않을까? 그리고 어리석은 말도 하지 않을까?"
(160)
칠악 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귀에 거슬리는 말도 하지 않으며 거친 욕설도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좋은 말을 하려고 노력해 이간질이나 쓸데없는 말도 하지 않는다.”
(161)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는 욕망의 쾌락에 빠지는 일은 없을까? 그의 마음은 혼탁하지는 않을까?
미혹에서 벗어나 마음은 평정한가?
그리고 모든 사물의 이치를 똑똑히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을까?
(162)
칠악 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은 욕망의 쾌락에 빠지지 않는다. 그분의 마음은 혼탁하지 않다.
그분의 마음은 모든 방황에서 벗어나 평정하며,
또한 모든 사물의 이치를 똑똑히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
(163)
설산 야차가 말했다.
"그는 밝은 지혜를 갖추고 있을까? 그의 행동은 고결할까?
그는 번뇌의 모든 때를 소멸했을까? 그는 이제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을까?
(164)
칠악 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은 지혜를 갖추었다. 그분의 행동은 고결하다.
그분은 고(苦)를 소멸해버렸다. 그리고 그분은 다시는 태어나는 않는다."
설산야차가 말했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다.
밝은 지혜와 청정한 수행을 갖추고 있는 그를 그대가 찬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다.
밝은 지혜와 청정한 행을 갖추고 있는 그를 그대가 따라 기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65)
칠악 야차가 말했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자, 그럼 우리는 밝은 지혜와 청정한 수행을 갖추고 있는 고타마를 뵈러 가자."
(166)
설산 야차가 말했다.
"우리는 고타마를 뵈러 가자.
그는 영양(羚羊)처럼 여윈 정강이를 가졌고, 지혜로우며 소식(小食)을 하며
음식을 탐내지 않고 숲 속에서 조용히 사색하고 있다.
(167)
온갖 욕망을 돌아보지 않고 마치 사자처럼, 코끼리처럼 홀로 가는 그에게 가서 우리는 물어보자.
죽음의 올가미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168)
두 야차가 같이 말했다.
"열어 보이는 분, 풀어서 밝히는 분, 모든 사물을 간파하고
증오와 두려움을 초월하여 눈을 뜬 고타마께 우리는 물어보자."
(169)
설산 야차가 말했다.
"세상은 무엇으로 인해 생겨났습니까?
무엇으로 인해 사랑하게 됩니까?
세상 사람들은 무엇에 집착해 있으며, 또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고 해를 입고 있습니까?"
(170)
스승은 대답하셨다.
"설산에 사는 자여, 여섯 가지 것이 있을 때 세상은 생기고,
여섯 가지 것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람들은 여섯 가지 것에 집착하고 있으며,
또 그 여섯 가지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다.”
(171)
설산 야차가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괴로워한다는 그 집착이란 무엇입니까?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을 말씀해 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172)
스승은 대답했다.
"세상에는 다섯 가지 욕망의 대상이 있고, 여섯 번째로써 의지의 대상이 있다.
그런 것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난다면 곧 괴로움에서 벗어난다.
(173)
이와 같이 세상에서 벗어나는 길을 너희에게 사실대로 밝히겠다.
이 일을 난 너희들에게 말하겠다.
이렇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174)
설산 야차가 물었다.
“이 세상에서 누가 거센 흐름을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큰 바다를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의지할 것도, 붙잡을 것도 없는 깊은 바다에 들어가면 어떤 사람이 가라앉지 않습니까?”
(175)
스승은 대답했다.
항상 계(戒)를 몸에 지니고 지혜가 있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안으로 살피고 염원이 있는 사람만이
건너기 어려운 거센 흐름을 능히 건널 수 있다.
(176)
관능의 욕망에서 떠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쾌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깊은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다."
(177)
설산 야차가 자기 동료들에게 말했다.
“깊은 지혜가 깊고 심오한 뜻에 통달하며,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생존의 욕망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천상의 길을 가는 저 위대한 선인을 보라.
(178)
세상에서 명성이 높고 심오한 뜻을 깨닫고, 지혜를 가르쳐 주고 욕망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알고 현명하며, 거룩한 길을 가고 있는 저 위대한 선인을 보라.
(179)
오늘 우리는 눈부신 태양을 보고, 아름다운 새벽을 만나 상쾌한 기분으로 새날을 맞이했다.
거센 흐름을 건너 번뇌로부터 자유로운, 깨달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180)
여기 1천이나 되는 야차의 무리들은 신통력이 있고 명성도 가지고 있지만,
우리들은 모두 당신께 귀의합니다.
당신은 우리들의 위 없고 비길 데 없는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181)
우리들은 깨달은 분과 완벽한 진리에 예배 드리면서,
마을에서 마을로, 산에서 산으로 돌아다니겠습니다.”
10. 알라바카(alavaka) 야차
(182)
나는 이렇게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알라비국 알라바카 야차의 처소에 머물고 계셨다.
그때 알라바카 야차가 밖에서 돌아 와 스승께 와서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좋다, 친구여." 하고, 스승은 나가셨다.
야차가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 오시오."
"좋다, 친구여." 하고 스승은 들어 가셨다.
또다시 알라바카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다시 나가셨다.
또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 오시오.""좋다, 친구여." 하고 스승은 또 들어 가셨다.
세 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는 스승에게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좋다, 친구여." 하고 스승은 나가셨다.
또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 오시오."
"좋다, 친구여." 하고 스승은 들어 가셨다.
네 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이때 스승은 대답했다.
"그러나 나는 더 나가지 않겠다. 네 할 일이나 하도록 하거라."
야차가 말했다.
"사문이여, 제가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제게 대답을 못 한다면,
당신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고 당신의 심장을 찢은 뒤, 두 다리를 잡아 갠지스 강 건너로 던져 버리겠소."
스승은 대답했다.
"친구여, 신.악마.범천을 포함한 세계에서, 그리고 사문.바라문.신.인간을 망라한 이 세상에서,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내 심장을 찢고 내 두 다리를 잡아서 갠지스강 건너로 내던질 만한 자를 나는 아직 보질 못했다.
친구여, 그대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거든 무엇이든 물어보라."
알라바카 야차는 다음의 시로써 스승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사람에게 으뜸가는 재산은 무엇입니까?
어떤 선행이 안락을 가져 옵니까?
맛 중에서 참으로 가장 맛있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최상의 삶 입니까?"
(183)
스승은 대답했다.
“이 세상에서 사람에게 으뜸가는 재산은 믿음(신앙)이다.
진리를 잘 따르면(덕행이 두터우면) 안락을 가져온다.
진실이야말로 맛 중의 맛이며,
지혜롭게 사는 것이 최상의 생활이라 할 수 있다.”
(184)
알라바카 야차가 묻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생사의 거센 흐름을 건넙니까?
어떻게 해서 바다를 건너며 무엇으로 고통을 극복합니까?
그리고 무엇으로 완전히 청정해질 수 있습니까?”
(185)
스승이 대답하셨다.
“사람은 신앙의 힘으로 거센 흐름을 건너고, 정진으로 바다를 건너며,
근면으로써 고통을 극복할 수 있고, 지혜로써 완전히 맑고 깨끗해진다.”
(186)
야차가 물었다.
사람은 어떻게 해서 지혜를 얻습니까?
어떻게 해서 재물을 얻고 명성을 떨치며, 어떻게 해서 친구를 사귑니까?
또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갔을 때 걱정이 없겠습니까(슬퍼하지 않겠습니까)?”
(187)
스승은 대답했다.
“성자들이 열반을 얻는 이치를 믿고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그 가르침을 들으려는 열망에 의해서 지혜를 얻는다.
(188)
적절하게 일을 하고 참을성 있게 노력하는 이는 재물을 얻는다.
성실을 다하면 명성을 떨치고, 무엇인가를 베품으로서 친구를 사귄다.
(189)
깊은 신앙을 가지고 가정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성실, 자제, 인내와 보시의 네 가지 덕이 있으면,
그는 내세에도 걱정이 없을 것이다.
(190)
만일 이 세상에 성실, 자제, 인내, 보시보다 너 나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널리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물어보라.”
(191)
알라바카 야차가 말했다.
"무엇 때문에 다시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널리 물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는 오늘 이 세상에 이익 되는 일을 깨달았습니다.
(192)
아, 깨달으신 분께서 알라비에 살러 오신 것은, 저를 이롭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 저는 남에게 베풀면 어째서 위대한 열매(과보)가 얻어지는가를 알았습니다.
(193)
저는 시골에서 시골로, 도시에서 도시로 돌아 다니겠습니다.
깨달으신 분과 진리의 뛰어남에 예배하면서"
11. 육체에 대한 가르침
(194)
걷거나 서며, 혹은 앉고 눕거나 몸을 구부리고 또는 편다. 이것이 신체의 동작이다.
(195)
신체는 뼈와 힘줄로 연결되어 있고,
내피와 살과 살갗으로 덮여져 있어, 있는 그대로 볼 수는 없다.
(196)
신체 내부는 내장과 위와, 간장, 방광, 심장, 폐, 신장, 비장등으로 가득차 있다.
(197)
콧물, 점액, 진물, 지방, 피, 관절액, 담즙, 기름이 있다.
또 아홉 구멍에서는, 항상 더러운 것이 흘러 나온다. 눈에서는 눈꼽, 귀에서는 귀지,
(198)
코에서는 콧물, 입에서는 담즙을 내거나 가래를 뱉는다.
온 몸에서는 땀과 때를 배설한다.
(199)
또 그 머리의 빈곳은 뇌수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무명에 이끌려서 그것을 깨끗한 것으로 안다.
(200)
또 죽어서 몸이 쓰러졌을 때에는 부어서 검푸르게 되고,
무덤에 버려져 친척도 그것을 돌보지 않는다.
(201)
개나 여우, 늑대, 벌레들이 파 먹고, 까마귀나 독수리 같은 날짐승이 쪼아 먹는다.
(202)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수행자는,
깨달은 사람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완전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그는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
(203)
저 죽은 시체도 얼마 전까지는 살아 있는 내 몸뚱이와 같은 것이었다.
살아 있는 이 몸도 언젠가는 죽은 저 시체처럼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안팎으로 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204)
이 세상에서 육체의 욕망을 떠난 지혜로운 수행자는,
죽지 않고 평안하고 멸하지 않는 열반의 경지에 도달한다.
(205)
인간의 이 몸뚱이는 부정하고 악취를 풍기어,
꽃이나 향으로 은폐되어 있다.
그렇지만 온갖 오물이 가득 차 있어 여기저기서 그것이 흘러 나오고 있다.
(206)
이런 몸뚱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 잘난 체 하거나,
또 남을 업신여긴다면
그는 장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12. 성자(성인)
(207)
친교에서 두려움이 생기고, 가정생활에서 더러운 먼지가 낀다.
친함도 없고 가정도 꾸리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성인의 생활이다.
(208)
이미 돋아 난 번뇌의 싹을 잘라 버리고,
새로 심지 않고 지금 생긴 번뇌를 기르지 않는다면,
이 홀로 가는 사람을 성인이라 부른다.
저 위대한 성인은 절대 평화의 경지를 본 것이다.
(209)
모든 번뇌가 일어나는 근본을 살피어 그 원인을 헤아려 알고,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기르지 않는다면,
그는 참으로 삶과 죽음을 뛰어 넘어 절대 평화의 경지를 본 성인이고,
그는 이미 망상을 버렸기 때문에 미궁에 빠진 무리 속에 끼지 않는다.
(210)
모든 집착이 일어나는 곳을 알아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탐욕을 떠나 욕심이 없는 성인은 무엇을 하려고 따로 구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피안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211)
모든 것을 이기고 온갖 것을 알며,
지극히 지혜롭고 여러 가지 사물에 더럽혀지지 않으며,
모든 것을 버리고 집착을 끊어 해탈한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2)
지혜의 힘이 있고, 계율과 맹세를 잘 지키고,
마음이 한 곳으로 잘 집중되어 있고, 명상을 즐기며,
생각이 깊고, 집착에서 벗어나 거칠지 않고,
번뇌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3)
홀로 걸어가고, 게으르지 않으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남에게 이끌리지 않고 남을 이끄는 사람,
현명한 이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4)
남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거나 욕을 하더라도
목욕하는 강가에 서 있는 기둥처럼 태연하고,
육체의 욕망을 떠나 모든 감관(感官)을 잘 다스린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5)
베 짜는 북처럼 똑바로 스스로 편안히 서서 모든 악한 행위를 싫어하고,
바른 것과 바르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6)
스스로 자제하여 악을 행하지 않고, 젊을 때나 중년이 되어서도 자신을 잘 다스린다.
그는 남을 괴롭히지 않고, 남한테서도 괴로움을 받지 않는다.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7)
남이 주는 것으로 생활하고 새 음식이거나 먹던 음식이거나 또는 남은 찌꺼기를 받더라도,
먹을 것을 준 사람을 칭찬하지도 않고 화를 내어 욕을 하지도 않는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8)
성의 접촉을 끊고, 어떠한 젊은 여성에게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며,
교만하지도 태만하지도 않은, 그래서 속박을 벗어난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19)
세상을 잘 알고, 최고의 진리를 보고, 거센 흐름과 바다를 건넌 사람,
속박을 끊어 버리고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으며, 번뇌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220)
출가한 사람과 집에 있는 사람의 거처와 생활은 같지가 않다.
집에 있는 사람은 처자를 부양하지만,
계를 잘 지키는 이(출가자)는 무엇을 보아도 내 것이라는 집착이 없다.
집에 있는 이는 남의 목숨을 헤치고 절제하기 어렵지만,
성인은 자제하고 항상 남의 목숨을 보호한다.
(221)
마치, 하늘을 나는 목이 푸른 공작새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백조를 따를 수 없는 것처럼,
집에 있는 이는 세속을 떠나 숲 속에서 명상하는 수행자에게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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