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 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
2. “비구들이여, 어리석은 자는 세 가지 어리석은 자의 특징과 어리석은 자의 표상과
어리석은 자의 행동이 있다.363) 무엇이 셋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리석은 자는
나쁜 생각을 하고 나쁜 말을 하고 나쁜 행위를 한다.
만일 어리석은 자가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나쁜 말을 하지 않고 나쁜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현자들이 어떻게 그를 '이 사람은 어리석고 바른 사람이 아니다.'라고 알아보겠는가?
비구들이여, 어리석은 자는 나쁜 생각을 하고 나쁜 말을 하고 나쁜 행위를 한다.
그러므로 현자들은 그를 '이 사람은 어리석고 바른 사람이 아니다.'라고 알아본다.” 364)
363) “'어리석은 자의 특징(bāla-lakkhaṇa)'이란 '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bālo ayaṃ).'라는 이러한 [나쁜 생각 등]에 의해 드러나고 알려지기 때문에 어리석은 자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러한 그를 알아보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sañjānana-kāraṇāni)을 '어리석은 자의 표상(bāla-nimittāni)'이라 한다. ['어리석은 자의 행동(bāla-apadānāni)'에서 '행동(apadānāni)'이란 드러나는 업(vikhyāta kamma)을 말한다. — MAȚ.ii.352]”(MA.iv.210)
364) 본경 §2와 §27은 『앙굿따라 니까야』제1권 「생각 경」(A3:3)에도 나타난다. 「생각 경」 (A3:3)은 본경 §2와 §27로 구성되어 있다.
3. “비구들이여, 그 어리석은 자는 세 가지로 지금 · 여기에서 괴로움과 슬픔을 겪는다.
비구들이여, 어리석은 자가 회중에 앉아있거나 길거리에 앉아있거나 광장에 앉아있는데
거기서 사람들이 어떤 적절한 일련의 주제로365)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자.
그때 만일 어리석은 자가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방일하는 근본이 되는 술 등을 마신다면,
그는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적절한 일련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지금 내 안에 내재해 있고, 내 안에서 그런 것들이 발견된다.'라고,
비구들이여, 이것이 어리석은 자가 지금 · 여기에서 겪는 첫 번째 괴로움과 슬픔이다.”
365) '적절한 일련의 주제로'는 tajjaṃ tassāruppaṃ kathaṃ(그것에서 생겼고 그것과 어울리는 대화)을 의역하여 옮긴 것이다. 주석서는 “그것에서 내기 그것과 어울리는(tajjātikaṃ tadanucchavikaṃ) 대화로(MA.iv.210)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주석서는 “오계를 범한 데(pañca verā) 대해 금생과 내생에 다가올 위험(ādinava)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 것”(Thid)이라고 덧붙이고 있어서 직역을 하기보다 이렇게 의역을 하였다.
4. “비구들이여, 366) 더 나아가 어리석은 자는
왕들이 죄를 저지른 도둑을 붙잡아서 여러 가지 고문하는 것을 본다.
채찍으로 때리기도 하고, 매질을 하기도 하고, 곤장으로 치기도 하고, 손을 자르기도 하고, 발을 자르기도 하고, 손 · 발을 다 자르기도 하며, 귀를 자르기도 하고, 코를 자르기도 하고, 귀와 코를 다 자르기도 하며, 죽 끓이는 솥에 넣기도 하고, 머리를 소라의 색깔처럼 만들기도 하고, 라후의 아가리로 만들기도 하고, 온몸을 기름 적신 천으로 싸서 불을 붙이고, 손을 기름 적신 천으로 싸서 마치 등불처럼 태우고, 에라까왓띠까를 행하기도 하고, 피부를 벗겨 옷으로 입힌 것처럼 하기도 하고, 양처럼 만들기도 하고, 갈고리로 [피부와] 살과 [근육]을 떼어내기도 하고, 동전처럼 만들기도 하고, 상처에 독한 액체를 바르기도 하고, 빨리가빠리왔띠까를 행하기도 하고,
짚더미처럼 둘러싸기도 하며, 뜨거운 기름을 끼얹기도 하고, 개에 물리도록 하고,
산 채로 쇠꼬챙이에 찔리게 하고, 칼로 목을 베기도 한다.
거기서 어리석은 자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악행을 했기 때문에 왕들이 죄를 저지른 도둑을 붙잡아서 여러 가지 고문을 한다.
채찍으로 때리기도 하고 … 칼로 목을 베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지 금 내 안에 내재해있고, 내 안에서 그런 것들이 발견된다.
만일 왕이 안다면 왕은 나를 붙잡아서 여러 가지 고문을 할 것이다.
채찍으로 때리기도 하고 … 칼로 목을 벨 것이다.'라고,
비구들이여, 이것이 어리석은 자가 지금 · 여기에서 겪는 두 번째 괴로움과 슬픔이다.”
366) 본 문단은 본서 제1권 「괴로움의 무더기의 긴 경」 (M13) §14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곳의 주해를 참조할 것.
15. “비구들이여, 더 나아가 어리석은 자가
의자에 앉아있거나 침상에 누워있거나 땅바닥에서 쉴 때 과거에 그가 저지른 악업,
즉 몸으로 저지른 나쁜 행위와 말로 저지른 나쁜 행위와 마음으로 저지른 나쁜 행위가
그때 그를 덮고 뒤덮고 에워쌀 것이다.
비구들이여, 마치 해거름에 큰 산봉우리의 그림자가 땅을 덮고 뒤덮고 에워싸듯이,
어리석은 자가 의자에 앉아있거나 침상에 누워있거나 땅바닥에서 쉴 때
과거에 그가 저지른 악업, 즉 몸으로 저지른 나쁜 행위와 말로 저지른 나쁜 행위와
마음으로 저지른 나쁜 행위가 그때 그를 덮고 뒤덮고 에워쌀 것이다.
거기서 어리석은 자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선행을 하지 않았다. 나는 유익한 행을 하지 않았다.
나는 두려움에서 피난처를 만들지 않았다. 나는 악한 행을 했다. 나는 잔인한 행을 했다.
나는 포악한 행을 했다.
그리하여 내가 죽으면, 선행을 하지 않고 유익한 행을 하지 않고 두려움에서 피난처를 만들지 않고, 악한 행을 하고 잔인한 행을 하고 포악한 행을 한 자들의 태어날 곳[行處]으로 떨어질 것이다.'라고,
그는 근심하고 상심하고 슬퍼하고 가슴을 치면서 울부짖고 광란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어리석은 자가 지금 · 여기에서 겪는 세 번째 괴로움과 슬픔이다.”
6. “그런 어리석은 자는 몸으로 나쁜 행위를 저지르고 말로 나쁜 행위를 저지르고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저지르고서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에는 처참한 곳, 불행한 곳, 파멸처, 지옥에 태어난다.”
지옥
7. “비구들이여, 바르게 말하는 자가 절대로 원하지 않고 절대로 바라지 않고
절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며
절대로 원하지 않고 절대로 바라지 않고 절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바로 지옥이라고 바르게 말해야 한다.
비구들이여, 그 지옥의 고통이란 비유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이렇게 말씀하시자 어떤 비구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렇더라도 비유를 들어주실 수 있으십니까?"
8. “비구여, 비유를 들어보겠다.”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367)
367) 본 문단에 나타나는 비유는 『상윳따 니까야』 제2권 「아들의 고기 경」 (S12:63) §8에서 알음알이의 음식(viññāṇ-āhāra)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비유와 같으므로 참조할 것.
“비구여, 예를 들면 죄를 저지른 도둑을 잡아와서 왕에게 보이면서
'폐하, 이 자는 죄를 저지른 도둑입니다. 폐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처벌을 내리십시오.' 라고 한다 하자. 그러면 왕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여봐라, 그렇다면 너희들은 이 자를 데려가서 아침에 백 개의 창으로 찔러라.'라고,
그러면 그들은 아침에 그 사람을 백 자루의 창으로 찌를 것이다.
다시 왕은 한낮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여봐라,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느냐?' '폐하, 아직 살아있습니다.'
그러면 왕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가서 한낮에 이 사람을 백 개의 창으로 찔러라.'
그러면 그들은 한낮에 그 사람을 백 개의 창으로 찌를 것이다.
다시 왕은 저녁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여봐라,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느냐?' '폐하, 아직 살아있습니다.'
그러면 왕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가서 저녁에 이 사람을 백 개의 창으로 찔러라.'
그러면 그들은 저녁에 그 사람을 백 개의 창으로 찌를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사람이 삼백 개의 창에 찔리면 그로 인해 괴로움과 슬픔을 겪겠는가?”
“세존이시여, 그 사람은 한 개의 창에 찔려도 그로 인해 괴로움과 슬픔을 겪을 것인데
삼백 개의 창에 찔린 것이야 다시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9. 그러자 세존께서는 주먹만 한 작은 돌을 손에 들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구들이여. 내가 집어든 주먹만 한 작은 돌과 산의 왕 히말라야 중에 어떤 것이 더 큰가?”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집으신 주먹만 한 돌은 너무 작아서 산의 왕 히말라야와 견주면
이름조차 없으며 그것은 작은 조각에도 미치지 못하며 비교 자체가 불가합니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그 사람이 삼백 개의 창으로 찔려 그로 인해 겪는 괴로움과 슬픔은 지옥과 견주면 이름조차 없으며 그것은 작은 조각에도 미치지 못하며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10. “비구들이여, 그런 그를 지옥지기는 다섯 겹으로 찌르는 고문을 한다.
그들은 시뻘건 쇠꼬챙이로 한 손을 찌르고 시뻘건 쇠꼬챙이로 다른 한 손을 찌르며
시뻘건 쇠꼬챙이로 한 발을 찌르고 시뻘건 쇠꼬챙이로 다른 한 발을 찌르며
시뻘건 쇠꼬챙이로 가슴 한복판을 찌른다.
거기서 그는 고통스럽고 살을 에는 듯한 격통을 느낀다.
그는 그 악업이 끝날 때까지 죽지도 않는다.”
11. “그러면 지옥지기는 그를 눕혀놓고 도끼로 피부를 벗겨낸다.
거기서 고통스럽고 살을 에는 듯한 격통을 느낀다. 그는 그 악업이 끝날 때까지 죽지도 않는다.”
12. “비구들이여, 그러면 지옥지기는 그의 발을 위로 하고 머리를 아래로 매달아서 까뀌로 찍는다.거기서 그는 오직 고통뿐인 극심하고 혹독한 느낌을 느낀다.
그는 그 악업이 끝날 때까지는 죽지도 않는다.”
13. “비구들이여, 그러면 지옥지기는 그를 마차에 매어서 시뻘겋게 불타는 뜨거운 땅위로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거기서 그는 고통스럽고 살을 에는 듯한 격통을 느낀다.
그는 그 악업이 끝날 때 까지 죽지도 않는다.”
14. “비구들이여, 그러면 지옥지기는 시뻘겋게 불타는 뜨거운 숯불 산을 오르내리게 한다. 거기서 그는 고통스럽고 살을 에는 듯한 격통을 느낀다.
그는 그 악업이 끝날 때까지 죽지도 않는다.”
15. “비구들이여, 그러면 지옥지기는 그의 발을 위로 하고 머리를 아래로 매달아서
시뻘겋게 불타는 뜨거운 가마솥에다 집어넣는다. 그는 거기서 끓는 물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긴다.
그는 끓는 물의 소용돌이 속에 삶기면서 한 번은 위로 떠오르고 한 번은 아래로 내려앉고 한 번은 옆으로 돈다.
거기서 그는 고통스럽고 살을 에는 듯한 격통을 느낀다.
그는 그 악업이 끝날 때까지 죽지도 않는다.”
16. “비구들이여, 그러면 지옥지기는 그를 대지옥으로 던져 넣는다.
비구들이여, 그 대지옥은,
네모로 되어있고 각각의 편에 네 개의 문이 있으며, 철벽으로 에워싸여 있고 철 지붕으로 덮여있다.
바닥도 철로 만들어져 불로 타오를 때까지 달구어진다.
그 지역은 모두 백 유순이며 전 지역을 뒤덮고 있다.”
17. “비구들이여, [이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옥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368)
비구들이여, 그러나 지옥의 고통을 다 묘사하기란 참으로 어렵다.”369)
368) 지옥의 묘사에 대해서는 본서 「저승사자 경」 (M130) §§16~27을 참조할 것.
369) “'지옥(niraya)'이란 그 고통(dukkha)이 이렇고 저렇고를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이야기하더라도 그 정점(matthaka)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다.”(MA.iv.213)
축생
18. “비구들이여, 풀을 먹고 사는 축생들이 있다.
그들은 젖은 풀이나 마른 풀을 이빨로 뜯어 먹는다.
비구들이여, 어떤 축생들이 풀을 먹고 사는가?
코끼리, 말, 소, 당나귀, 염소, 사슴과 그와 유사한 축생들이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리석은 자가 전생에 맛을 탐착하고 악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풀을 먹고 사는 이런 중생들의 동료로 태어난다.”
19. “비구들이여, 똥을 먹고 사는 축생들이 있다. 그들은 멀리서 똥 냄새를 맡고
'여기서 먹을 것이다. 여기서 먹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달려간다.
마치 바라문들이 제물의 냄새를 맡고
'여기서 먹을 것 이다. 여기서 먹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달려가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똥을 먹고 사는 축생들이 있다.
그들은 멀리서 똥 냄새를 맡고 '여기서 먹을 것이다. 여기서 먹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달려간다.
비구들이여, 어떤 축생들이 똥을 먹고 사는가?
닭, 돼지, 개, 재칼과 그와 유사한 축생들이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리석은 자가 전생에 맛을 탐착하고 악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똥을 먹고 사는 이런 중생들의 동료로 태어난다.”
20. “비구들이여, 어둠 속에서 태어나서 어둠 속에서 늙어가고 어둠 속에서 죽는 축생들이 있다.
어떤 축생들이 어둠 속에서 태어나서 어둠 속에서 늙어가고 어둠 속에서 죽는가?
나방, 구더기, 지렁이와 그와 유사한 축생들이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리석은 자가 전생에 맛을 탐착하고 악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어둠 속에서 태어나서 어둠 속에서 늙어가고 어둠 속에서 죽는 이런 중생들의 동료로 태어난다.”
22. “비구들이여, 물속에서 태어나서 물속에서 늙어가고 물속에서 죽는 축생들이 있다.
어떤 축생들이 물속에서 태어나서 물속에서 늙어가고 물속에서 죽는가?
물고기, 거북이, 악어와 그와 유사한 축생들이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리석은 자가 전생에 맛을 탐착하고 악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물속에서 태어나서 물속에서 늙어가고 물속에서 죽는 이런 중생들의 동료로 태어난다.”
22. “비구들이여, 오물 속에서 태어나서 오물 속에서 늙어가고 오물 속에서 죽는 축생들이 있다.
어떤 축생들이 오물 속에서 태어나서 오물 속에서 늙어가고 오물 속에서 죽는가?
썩은 물고기에서 태어나서 썩은 물고기에서 늙어가고 썩은 물고기에서 죽는 축생들과,
썩은 시체에서 태어나서 … 썩은 보리죽에서 태어나서 … 썩은 웅덩이에서 태어나서 …
썩은 하수구에서 태어나서 하수구에서 늙어가고 하수구에서 죽는 축생들이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리석은 자가 전생에 맛을 탐착하고 악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오물 속에서 태어나서 오물 속에서 늙어가고 오물 속에서 죽는 이런 중생들의 동료로 태어난다.”
23. “비구들이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축생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축생의 고통을 다 묘사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24.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사람이 한 개의 구멍을 가진 멍에를 바다에 던져 넣는다고 하자.
동풍은 그것을 서쪽으로 떠밀고, 서풍은 그것을 동쪽으로 떠밀며, 북풍은 남쪽으로,
남풍은 북쪽으로 떠밀고 갈 것이다.
마침 그곳에 눈먼 거북이 있어 백 년 만에 한 번씩 떠오른다 하자.
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물위로 떠올라서
멍에의 한 개 구멍 속으로 목을 넣을 수 있겠는가?”370)
370) 이 '눈먼 거북이(kāṇa kacchapa)'의 비유는 『상윳따 니까야』제6권 「구멍을 가진 멍에 경」 2(S56:48) §3에도 나타나고 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참으로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어느 시절 어느 날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구들이여,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물 위로 떠올라서 멍에의 한 개 구멍 속으로 목을 넣는 것이 한번 악도에 떨어진 어리석은 자가 인간의 몸을 다시 받는 것보다 더 빠르다고 나는 말한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그곳에서는 법다운 행위가 없고 바른 행위가 없으며 유익한 행위가 없고
덕스러운 행위가 없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서로를 잡아먹는 약육강식만이 있을 뿐이다.”
25. “비구들이여, 그런 어리석은 자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어느 시절 어느 날에
인간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천민의 가문이나 사냥꾼의 가문이나 죽세공 가문이나
마차공 가문이나 넝마주이 가문이나 그와 유사한 가문에 태어날 것이다.
그는 가난하고 먹고 마실 것이 부족하고 궁핍하여 음식과 의복을 얻는 것도 어렵다.
그는 못생기고 보기 흉하고 기형이고 병약하고 눈멀고 손이 불구이고 절름발이이고 반신불수가 된다.
그는 음식과 마실 것과 의복과 탈것과 화환과 향수와 화장품과 침상과 숙소와
불을 얻지 못한다.
그는 몸으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말로 나쁜 행위를 하며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한다.
몸으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말로 나쁜 행위를 하며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처참한 곳[苦界], 불행한 곳[惡處], 파멸처, 지옥에 태어난다.”
26. “비구들이여, 마치 노름꾼이 처음에 최악의 패371)를 잡아서 아들을 잃고 아내를 잃고 모든 재산을 잃고 마침내 자신마저 노예로 전락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노름꾼이 처음에 이런 최악의 패를 잡아 아들을 잃고 아내를 잃고 모든 재산을 잃고 마침내 자신마저 노예로 전락하는 것은 오히려 사소한 것이다.
어리석은 자가 몸으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말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처참한 곳[苦界], 불행한 곳[惡處], 파멸처, 지옥에 태어나는 것은 그 보다 더한 최악의 패를 잡은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어리석은 자의 농익은 경지이다.”
371) '최악의 패'로 옮긴 원어는 kali인데 인도 전통 노름의 네 가지 패 가운데서 가장 나쁜 패를 일컫는다. 인도의 전통적인 노름은 주사위(akkha, die)를 던져서 나오는 패를 가지고 승부를 겨룬다고 한다. 패에는 네 가지가 있다. 가장 좋은 패는 끄르따(kṛta)라고 하며, 그다음은 뜨레따(tretā), 그다음은 드와빠라(dvāpara)라고 하고, 가장 나쁜 패는 깔리(kali)라고 한다. 그래서 인도 문헌 전반에서 깔리(kali)는 '사악함, 불운, 죄악' 등의 의미로도 쓰인다. 한편 인도에서는 일찍부터 이런 네 가지 패를 시대(yuga) 구분에도 적용시켜 부르는데 끄르따 유가(kṛta-yuga)는 참된 시대(satya-yuga)라고도 불 리듯이 가장 좋은 시대를 뜻하고 이런 시대는 점점 타락하여 차례대로 뜨레따 유가, 드와빠라 유가가 되고 마침내 가장 나쁜 말세인 깔리 유가(kali-yuga)가 된다고 한다. 힌두 신화에서는 지금 시대를 깔리 유가(말세)라고 설명한다.(『디가 니까야』 제3권 「빠야시 경」 (D23) §27 주해 참조)
현명한 자
27. “비구들이여, 현명한 자는 세 가지 현명한 자의 특징과 현명한 자의 표상과
현명한 자의 행동이 있다. 무엇이 셋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현자는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행위를 한다.
만일 현자가 좋은 생각을 하지 않고 좋은 말을 하지 않고 좋은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현자들이 어떻게 그를 '이자는 현명하고 좋은 사람이다.'라고 알아보겠는가?
비구들이여, 현자는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행위를 한다.
그러므로 현자들이 '이 자는 현명하고 좋은 사람이다.'라고 그를 알아본다.”
28. “비구들이여, 그 현명한 자는 세 가지로 지금 · 여기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누린다.
비구들이여, 만일 현명한 자가 회중에 앉아있거나 길거리에 앉아있거나 광장에 앉아있는데 만일 거기서 사람들이 어떤 적절한 일련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그때 만일 현명한 자가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삼가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삼가고,
삿된 음행을 삼가고, 거짓말을 삼가고,
방일하는 근본이 되는 술 등을 삼간다면,
그는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적절한 일련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지금 내 안에 내재해있고, 내 안에서 그런 것들이 발견된다.'라고,
비구들이여, 이것이 현명한 자가 지금 · 여기에서 누리는 첫 번째 즐거움과 기쁨이다.”
29. “비구들이여, 다시 현명한 자는
왕들이 죄를 저지른 도둑을 붙잡아서 여러 가지 고문하는 것을 본다. 채찍으로 때리기도 하고 매질을 하기도 하고, … 칼로 목을 베기도 한다.
거기서 현명한 자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악행을 했기 때문에 왕들이 죄를 저지른 도둑을 붙잡아서 여러 가지 고문을 한다. 채찍으로 때리기도 하고 … 칼로 목을 베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지금 내 안에는 없다. 나 에게는 이런 것이 발견되지 않는다.'라고,
비구들이여, 이것이 현명한 자가 지금 · 여기에서 누리는 두 번째 즐거움과 기쁨이다.”
20. “비구들이여, 다시 현명한 자가 의자에 앉아있거나 침상에 누워있거나 땅바닥에서 쉴 때 과거에 그가 지은 선업, 즉 몸으로 지은 좋은 행위와 말로 지은 좋은 행위와
마음으로 지은 좋은 행위가 그때 그를 덮고 뒤덮고 에워쌀 것이다.
비구들이여, 마치 해거름에 큰 산봉우리의 그림자가 땅을 덮고 뒤덮고 에워싸듯이,
현명한 자가 의자에 앉아있거나 침상에 누워있거나 땅바닥에서 쉴 때
과거에 그가 지은 선업, 즉 몸으로 지은 좋은 행위와 말로 지은 좋은 행위와
마음으로 지은 좋은 행위가 그때 그를 덮고 뒤덮고 에워쌀 것이다.
거기서 현명한 자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악행을 하지 않았다. 나는 잔인한 행을 하지 않았다. 나는 포악한 행을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내가 죽으면, 악한 행을 하지 않고 잔인한 행을 하지 않고 포악한 행을 하지 않고, 선행을 하고 유익한 행을 하고 두려움에서 피난처를 만든 자들의 태어날 곳[行處]으로 나아갈 것이다.'라고,
그는 근심하지 않고 상심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고 가슴을 치면서 울부짖거나 광란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현명한 자가 지금 · 여기에서 누리는 세 번째 즐거움과 기쁨이다.”
31. “그런 현명한 자는 몸으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말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좋은 행위를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좋은 곳, 천상 세계에 태어난다.”
천상
32. “비구들이여, 바르게 말하는 자가
무조건 원하고 무조건 바라고 무조건 마음에 드는 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면,
그 무조건 원하고 무조건 바라고 무조건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천상이라고 바르게 말해야 한다.
비구들이여, 그 천상의 즐거움이란 비유를 드는 것도 쉽지 않다.”
이렇게 말씀하시자 어떤 비구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렇더라도 비유를 들어주실 수 있으십니까?”
33. “비구여, 가능하다.”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여, 예를 들면 전륜성왕이 일곱 가지 보배372)를 구족하고 네 가지 성취를 구족373)하여 그로 인해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는 것과 같다.”
34. “어떤 것이 일곱 가지인가?
372) 전륜성왕이 구족한 '일곱 가지 보배(satta ratana)'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은 본서 제3권 「브라흐마유 경」(M91) §5의 해당 주해를 참조할 것
373) 이하 본경 §§34~45에 나타나고 있는 '일곱 가지 보배(satta ratana)'와 '네 가지 성취(catu iddhi)'의 구족(samannāgata)은 『디가 니까야』 제2권 [마하수닷사나 경」(D17) §§1.7~1.21과 같다.
비구여, 여기 관정한 끄샤뜨리야 왕이 보름의 우뽀사타 일374)에 머리를 감고 포살을 하기 위해 왕궁의 위층에 올라가 앉아있으면
천 개의 바퀴살과 테두리와 바퀴통이 달려 모든 측면에서 완전무결한
신성한 윤보(輪寶, 바퀴의 보배)가 나타난다.
그것을 보고 관정한 끄샤뜨리야 왕은 이런 생각이 든다.
'관정한 끄샤뜨리야 왕이 보름의 우뽀사타 일에 머리를 감고 포살을 하기 위해
왕궁의 위층에 올라가 앉아있으면 천 개의 바퀴살과 테두리와 바퀴통이 달려
모든 측면에서 완전무결한 신성한 윤보가 나타나면 그는 전륜성왕이 된다고 들었다.
그러면 나는 전륜성왕인가?'라고.”
374) '우뽀사타 일(uposatha, 포살 일)'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 「옷감의 비유 경」(M7) §20의 주해를 참조할 것.
25. “비구들이여, 그때 관정한 끄샤뜨리야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왼손에 물병을 들고
'그대 윤보는 앞으로 회전하여 나아가기를, 그대 윤보는 승리하기를.'라고 말하면서
오른손으로 윤보에 물을 뿌린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그 윤보는 동쪽으로 회전하면서 나아간다.
그러 면 전륜성왕은 네 무리의 군대375)와 더불어 윤보를 따라간다.
비구들이여, 윤보가 잠시 멈추면 그곳이 어디건 전륜성왕은 네 무리의 군대와 함께 그곳에 머문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동방의 적국의 왕들은 그 전륜성왕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한다.
'오십시오, 대왕이시여. 환영합니다, 대왕이시여. 이 모든 것은 왕의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명령을 하십시오, 대왕이시여.'라고,
그러면 전륜성왕은 이렇게 말한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마라. 주지 않은 것을 가지지 마라.
삿된 음행을 하지 마라. 거짓말을 하지 마라. 술을 마시지 마라.
적당히 먹을 만큼만 먹어라.'376)라고,
비구들이여, 그러면 동방의 적국의 왕들은 그 전륜성왕에게 복종을 한다.
375) “'네 무리의 군대(caturaṅginī senā)'란 코끼리(hatthi) 부대, 기마(assa) 부대, 전차(ratha) 부대, 보병(patti)의 네 가지 구성요소를 갖춘 군대를 말한다.”(DA.i.154)
376) '적당히 먹을 만큼만 먹어라.'는 yathābhuttañca bhuñjathā를 옮긴 것이다. 이것은 전륜성왕이나 마하수닷사나 왕이 윤보를 굴릴 때에 적군의 왕에게 명령하는 대목에서만 나타난다. 『디가 니까야』 제2권 「마하수닷사나 경」 (D17) §§1.9~1.10과 제3권 「전륜성왕 사자후경」(D26) §§6~7에서는 '적당한 것만을 먹어라.'라고 옮겼는데, 세존께서 여러 경에서 '음식에 적당한 분량을 알아라(bhojane mattaññū).'라고 비구들에게 하신 말씀이 있어서 보경에서는 '적당히 먹을 만큼만 먹어라.'라고 옮겨봤다. 나나몰리 스님은 'You should eat what you are accustomed to eat.'으로 옮겼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그 윤보는 동쪽 바다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남쪽으로 회전하면서 나아간다.
… 남쪽 바다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서쪽으로 회전하면서 나아간다.
… 서쪽 바다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북쪽으로 회전하면서 나아간다.
그러면 전륜성왕은 네 무리의 군대와 더불어 윤보를 따라간다.
… 비구들이여, 그러면 북방의 적국의 왕들은 그 전륜성왕에게 복종을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자 윤보는 바다 끝까지 땅을 정복한 뒤 수도에 있는 왕궁으로 돌아와
전륜성왕의 내전을 아주 멋있게 장엄하면서 내전의 문에 차축에 꿰어진 것처럼 머문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이런 윤보가 나타난다.”
36. “비구들이여, 더 나아가 전륜성왕에게는 온통 희고 일곱 곳으로 서며 신통을 가져서
하늘을 나는 우뽀사타377)라는 코끼리의 왕인 상보(象寶, 코끼리 보배)가 나타난다.
그를 보고 전륜성왕의 마음은 청정한 믿음이 생긴다.
'이 코끼리가 잘 조련되면 이것을 타는 것은 행운이다.'라고,
비구들이여, 그러자 그 상보는 마치 혈통 좋은 훌륭한 코끼리가 오랜 세월 동안 잘 조련된 것처럼 조련된다.
비구들이여, 한번은 전륜성왕이 그 상보를 검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코끼리에 올라타고
바다 끝까지 땅을 둘러본 뒤 그 왕궁에 돌아와서 아침을 먹었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이런 상보가 나타난다.”
377) 문자적으로 우뽀사타(uposatha)는 포살일(布薩日) 혹은 포살을 말하는데, 불교의 계율 준수 일을 말한다.
37. “비구들이여, 더 나아가 전륜성왕에게는 온통 희고 머리가 검으며
문자 풀과 같은 갈기를 가졌고 신통을 가져서 하늘을 나는 왈라하라는
말의 왕인 마보(馬寶, 말 보배)가 나타난다.
그를 보고 전륜성 왕의 마음은 청정한 믿음이 생긴다.
'이 말이 잘 조련되면 이것을 타는 것은 행운이다.'라고,
비구들이여, 그러자 그 마보는 마치 혈통 좋은 훌륭한 말이 오랜 세월 동안 잘 조련된 것처럼 조련된다.
비구들이여, 한번은 전륜성왕이 그 마보를 검증하기 위해 아침 일찍 말에 올라타고
바다 끝까지 땅을 둘러본 뒤 그 왕궁에 돌아와서 아침을 먹었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이런 마보가 나타난다.”
38. “비구들이여, 더 나아가 전륜성왕에게는 보배보(寶貝寶, 보물의 보배)가 나타난다.
그 보배보는 녹주석으로 아름답고 최상품이며 팔각형이고 아주 잘 깎였다.
비구들이여, 그 보배보의 광명은 일 요자나까지 두루 퍼진다.
비구들이여, 한번은 전륜성왕이 그 보배보를 검증하기 위해 네 무리의 군대를 도열시킨 뒤 보배를 깃발의 맨 위에 탑재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행군을 했다.
그러자 부근에 있는 모든 마을 사람들이 그 광명 때문에 대낮인 줄 생각하여 일을 시작했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이런 보배보가 나타난다.”
39. “비구들이여, 더 나아가 전륜성왕에게는 여인보(女人寶, 여인의 보배)가 나타난다.
그녀는 아름답고 예쁘고 우아하고 빼어난 용모를 갖추었으며,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고, 너무 마르지도 너무 뚱뚱하지도 않고, 너무 검지도 너무 희지도 않고,
천상의 미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인간의 미모를 넘어섰다.
여인보의 몸에 닿는 것은 마치 케이폭의 털이나 목화의 솜털에 닿는 것과도 같다.
비구들이여, 추우면 여인보의 사지는 따뜻해지고 더우면 사지가 차가워진다.
비구들이여, 그 여인보의 몸에서는 전단향의 향기가 풍겨나고 입에서는 연꽃의 향기가 풍겨난다.
비구들이여, 여인보는 전륜성왕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든다.
여인보는 시중을 잘 들고 행실이 곱고 말이 사랑스럽다.
비구들이여, 그 여인보는 전륜성왕을 마음으로조차 거역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몸으로 부정한 행을 하겠는가?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이런 여인보가 나타난다.”
40. “비구들이여, 더 나아가 전륜성왕에게는 장자보(長者寶, 장자의 보배)가 나타난다.
그에게는 업의 과보로 생긴 신성한 눈이 있어서 그것으로 주인이 있거나 주인이 없는 숨겨진 보배를 본다.
그는 전륜성왕에게 와서 이렇게 말한다.
'왕이시여, 왕께서는 편히 계십시오. 제가 폐하의 재물을 관리하겠습니다.'라고,
비구들이여, 한번은 전륜성왕이 그 장자보를 검증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강가 강의 흐름 가운데로 들어가서 장자보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나는 황금과 금덩이가 필요하다.'
'대왕이시여, 그러시다면 한쪽 기슭에 배를 대십시오.'
'장자여, 바로 지금 · 여기에서 나는 황금과 금덩이가 필요하다.'
그러자 장자보는 양손을 물속에 넣고서 한 항아리 가득 황금과 금덩이를 끄집어 올려서
전륜성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만하면 충분합니까, 대왕이시여? 이만하면 되었습니까, 대왕이시여?
이만하면 충분히 바쳤습니까, 대왕이시여?'라고,
전륜성왕은 대답했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장자여. 그만하면 되었다. 장자여,
그만하면 충분히 바쳤다, 장자여.'라고,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이런 장자보가 나타난다.”
41. “비구들이여, 더 나아가 전륜성왕에게는 주장신보(主藏臣寶 국무대신 보배)378)가
나타난다. 현명하고 영리하고 슬기롭고 유능하여 전륜성왕을 위해
진척시킬 것은 진척시키고 없애야 할 것은 없애며 유지해야 할 것은 유지하게 한다.
그는 전륜성왕에게 와서 이렇게 말한다.
'왕이시여, 대왕께서는 편히 계십시오. 제가 통치를 하겠습니다.'라고,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이런 주장신보가 나타난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은 이런 일곱 가지 보배를 구족한다.”
378) “그는 왕의 맏아들(jeṭṭha-putta)이다. 그는 타고날 때부터(pakati) 현명하고 영리하고 슬기롭고 분별력을 갖추었다. 그는 왕의 공덕의 영향력(puñña-anubhāva)을 바탕으로 또한 자신의 업의 영향력(kamma-anubhāva)으로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지혜(para-citta-ñāṇa)가 생긴다. 그 지혜로 열 두 요자나나 되는 왕궁 집회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의 흐름(citt-ācāra)을 알아서 왕에게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ahita hita)을 구별하는 힘이 있다. 본인도 자신의 그런 능력을 보고 흡족한 마음으로 왕을 위해 모든 업무를 명하여(sabba-kicca-anusāsana) 왕을 만족시킨다.” (MA.ii.229)
42. “무엇이 네 가지 성취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전륜성왕은 멋있고 수려하고 우아하고 빼어난 용모를 갖추어서
다른 인간들을 능가한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은 이런 첫 번째 성취를 구족했다.”
43. “비구들이여, 다시 전륜성왕은 장수하며 오래 머문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인간들을 능가한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은 이런 두 번째 성취를 구족했다.”
44. “비구들이여, 다시 전륜성왕은 병이 없고 고통이 없으며 음식을 고루 소화시키도록
너무 차지도 않고 너무 덥지도 않은 [중간의] 업에서 생긴 불의 요소를 갖추었다.379)
그런 측면에서 다른 인간들을 능가한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은 이런 세 번째 성취를 구족했다.”
379) 이 문장은 본서 제3권 「랏타빨라 경」 (M82) §31과 보디 왕자 경」 (M85) §58 등에도 나타난다. 본 문장의 의미에 대해서는 본서 제3권 「랏타빨라 경」 (M82) §31의 주해들을 참조할 것.
45. “비구들이여, 다시 전륜성왕은 바라문들과 장자들의 호감을 사고 그들의 마음에 든다.
비구들이여, 마치 아버지가 아들들의 호감을 사고 마음에 들 듯이
그와 같이 전륜성왕은 바라문들과 장자들의 호감을 사고 그들의 마음에 든다.
바라문들과 장자들은 전륜성왕의 호감을 사고 마음에 든다.
비구들이여, 마치 아들들이 아버지의 호감을 사고 마음에 들듯이
그와 같이 바라문들과 장자들은 전륜성왕의 호감을 사고 마음에 든다.
한번은 전륜성왕이 네 무리의 군대와 함께 공원으로 향했다.
비구들이여, 그때 바라문들과 장자들이 전륜성왕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다.
'왕이시여, 저희들이 대왕을 좀 더 오래 뵐 수 있도록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소서.'라고,
비구들이여, 전륜성왕도 마부에게 말했다.
'마부여, 내가 좀 더 오래 바라문들과 장자들을 볼 수 있도록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몰아라.'라고,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은 이런 네 번째 성취를 구족했다.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은 이런 네 가지 성취를 구족했다.”
46.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이 이들 일곱 가지 보배와
이들 네 가지 성취를 구족함으로 인해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겠는가?”
“세존이시여, 하나의 보배를 구족해도 전륜성왕은 그로 인해 즐거움과 기쁨을 누릴 것인데 일곱 가지 보배와 네 가지 성취를 구족했다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47. 그러자 세존께서는 주먹만 한 작은 돌을 손에 들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구들이여?
내가 집어든 주먹만 한 작은 돌과 산의 왕 히말라야 중에 어떤 것이 더 큰가?”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집으신 주먹만 한 돌은 너무 작아서 산의 왕 히말라야와 견주면
이름조차 없으며 그것은 작은 조각에도 미치지 못하며 비교 자체가 불가합니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전륜성왕이 일곱 가지 보배와 이들 네 가지 성취를 구족함으로 인해 누리는 즐거움과 기쁨은 천상의 즐거움과 견주면 이름조차 없으며 그것은 작은 조각에도 미치지 못하며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48. “비구들이여, 그런 현자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어느 시절 어느 날에 인간으로 태어나면 높은 가문에 태어나나니, 부유하고 많은 재물과 많은 재산과 많은 금은과 많은 재화와 수입과 많은 가산과 곡식을 가진 부유한 끄샤뜨리야 가문이나 부유한 바라문 가문이나 부유한 장자의 가문에 태어난다.
그는 멋있고 수려하고 우아하며 빼어 난 용모를 갖춘다.
그는 음식과 마실 것과 의복과 탈것과 화환과 향과 화장품과 침상과 숙소와 불을 얻는다. 그는 몸으로 선행을 하고 말로 선행을 하며 마음으로 선행을 한다.
몸으로 선행을 하고 말로 선행을 하며 마음으로 선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좋은 곳, 천상 세계에 태어난다.”
49. “비구들이여, 마치 노름꾼이 처음에 최고의 패380)를 잡아서 많은 행운을 얻는 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그 노름꾼이 처음에 이런 최고의 패를 잡아 많은 행운을 얻는 것은
오히려 사소한 것이다.
현자가 몸으로 선행을 하고 말로 선행을 하고 마음으로 선행을 하여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좋은 곳, 천상 세계에 태어나는 것은 더 좋은 패를 잡은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현자의 농익은 경지이다.”
380) '최고의 패'는 kaṭa를 옮긴 것이다. 인도의 전통 노름과 네 가지 패에 대해서는 본경 §26의 주해를 참조할 것.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설하셨다. 그 비구들은 흡족한 마음으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어리석은 자와 현명한 자 경(M129)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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