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경전/디가 니까야

D27. 세기의 기원경 (세기경(世紀經), Agganna Sutta. )

Daisy청량심 2023. 5. 23. 07:17

D27 세기경(世紀經)117) 세상의 기원 Aggañña Sutta

 

117) 본경의 빠알리어 제목은 악간냐 숫따(Aggañña Sutta)이다역자는 이를「세기경」이라 옮겼다먼저 본경의 제목이면서 '세상의 기원[世紀]'이라고 옮긴 빠알리어 aggañña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자이 단어는 agga+ñña로 분석 되는데 agga 가장 높은최고의'를 뜻하는 형용사로도 쓰이고 극점끝점등을 뜻하는 중성명사로도 쓰인다. -ñña jñā(to know)에서 파생되었다그래서 최초에 대한 지혜정도로 옮길 수 있다주석서에서는 간단하게 세상의 발생과 전개에 관한 역사(lokuppatti-cariya-vasa  DA.iii.829; 862)라고 정의하고 있다.

본경은 중국에서「소연경」(小緣經)으로 번역되어『장아함』의 다섯 번째 경으로 포함되어있다「소연경」에는 본경에 등장하는 와셋타와 바라드와자가 각각 바실타(婆悉)와 바라타(婆羅墮)로 음역되어 나타난다. 한편『중아함』의 154번째인「바라바당경」(婆羅婆堂經)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경이다바라바(婆羅婆)는 본경에 등장하는 바라드와자의 음역이고 이 경에 나타나는 바사타(婆私)는 와셋타의 음역이다.

 

서언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왔티에서 동원림(東園林)118)의 녹자모 강당119)에 머무셨다.

 

118) 동원림(東園林, pubbārāma)은 사왔티의 동쪽 대문 밖에 있는 원림이다.

세존께서 사왓티의 제따숲 급고독원에 머무시면서 낮 동안에는 이 동원림에서 지내셨다고 한다.(DhpA.i.413; MA.i.369) 바로 이곳에 위사카(Visākhā)가 세존과 승단을 위해서 본경의 녹자모 강당(Migaramātu pāsāda)을 건립하였다.

 

그 무렵에 와셋타와 바라드와자는120) 비구가 되기를 원하여

비구들 사이에서 견습기간을 거치고 있었다121).

 

119) 녹자모 강당(Migāramātupāsāda)은 미가라마따(鹿子母)라고 불렸던 위사카(Visakhā)가 동원림을 9천만의 돈을 들여 구입하고 다시 9천만의 돈을 들여 지은 이층으로 된 큰 건물이었다각층에는 각각 500개씩의 방이 있었다고 한다부처님께서 후반부 24년을 사왓티에 머무실 때 이곳과 급고독원을 번갈아가면서 머무셨다고 한다그러므로 많은 경들이 이곳에서 설해진 것으로 나타난다위사카가 미가라마따(Migāramātā, 미가라의 어머니鹿子母)라고 불린데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미가라(Migāra)는 그녀의 아들이 아니라 남편의 이름이다그녀의 남편 미가라는 니간타(Nigaṇṭha)의 열렬 신도였는데 나중에 위사카의 설득으로 휘장 뒤에서나마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예류과를 얻었다고 한다그래서 그의 아내에게 너무도 감사하여 '당신은 오늘부터 나의 어머니요.'라고 하면서 아들처럼 그녀의 젖을 빨았다고 한다그래서 그녀는 위사카라는 이름보다 미가다의 어머니(미가다마따)로 더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DhpA.i.387f; AA.i.220; MA.i.471f.)

120) 와셋타와 바라드와자(Vaseṭṭha-bhāradvāja)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삼명경」(D13) §3의 주해를 참조할 것.

121) 견습기간을 거치다'로 옮긴 원어는 parivasati인데 pari(주위에)+vas(to stay)의 동사이다본서 제1권「깟사빠 사자후경」(D8) §24 등에서 보듯이 전에 외도 수행자로 있었던 자들이 다시 부처님 제자로 출가하기 위해서는 넉 달의 견습기간을 거친 후에 비구들이 동의를 하면 구족계를 받게 하였다견습기간을 거치다로 옮긴 parivasati는 바로 이런 기간을 거치는 것을 말한다.

 

2. 와셋타는 세존께서 해거름에 [낮 동안의] 홀로 앉음을 푸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에서 내려와 강당의 그늘 아래 노지에서 포행을 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그는 바라드와자를 불러서 말했다.

 

“도반 바라드와자여, 세존께서 해거름에 [낮 동안의] 홀로 앉음을 푸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에서 내려와 강당의 그늘 아래 노지에서 포행을 하고 계십니다.

도반 바라드와자여, 이리 오세요. 세존께 갑시다.

세존의 곁에서 에 대한 말씀을 들을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도반이여."라고 비라드와자는 와셋타에게 대답했다.

그러자 와셋타와 바라드와자는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세존께서 포행하시는 뒤를 따라서 포행을 하였다.

 

3. 그러자 세존께서는 와셋타를 불러 말씀하셨다.

“와셋타여, 그대들은 여기서 바라문 태생과 바라문의 높은 신분과 바라문 가문을 가진 자로 집을 떠나 출가하였다. 와셋타여, 바라문들은 그대들을 욕하고 비난하지 않는가?"

“참으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바라문들은 전형적인 욕설을 하나도 빼지 않고

가득 채워 욕하고 비난합니다.”

 

“와셋타여, 그러면 바라문들은 어떻게 전형적인 욕설을 하나도 빼지 않고 가득 채워

그대들을 욕하고 비난하는가?"

“세존이시여, 바라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바라문들만이 최상의 계급122)이다.

다른 계급들은 저열하다. 바라문들만이 밝은 계급이고 다른 계급들은 어둡다.

바라문들만이 청정하고 비(非) 바라문들은 그렇지 않다.

바라문들만이 범천의 아들들이요 직계 자손들이요 입으로 태어났고

범천에서 태어났고 범천이 만들었고 범천의 상속자들이다.

그런 그대들은 최상의 계급을 버리고 저열하기 짝이 없는 계급으로 떨어졌나니

바로 까까머리 사문, 비천한 깜둥이, 우리 조상의 발에서 태어난 자로 떨어졌다.' 라고,123)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바라문들은 전형적인 욕설을 하나도 빼지 않고

가득 채워 저희들을 욕하고 비난합니다.”

 

122) 계급으로 옮긴 원어 vaṇṇa는 문자적으로는 색깔이란 의미다여기에 대해서는 본서 제1 「암밧타 경」(D3) §1.15의 주해를 참조할 것.

123) 이런 구문은 본서 제1 「암밧타 경」(D3) §1.10을 참조할 것.

 

4. “와셋타여, 참으로 바라문들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124)을 기억하지 못하면서

그대들에게 '바라문들만이 최상의 계급이다. 다른 계급들은 저열하다.

바라문들만이 밝은 계급이고 다른 계급들은 어둡다.

바라문들만이 청정하고 비바라문들은 그렇지 않다.

바라문들만이 범천의 아들들이요 직계 자손들이요 입으로 태어났고

범천에서 태어났고 범천이 만들었고 범천의 상속자들이다.'라고 말했구나.

 

124) '태고적 [세상의 기원]'으로 옮긴 원어는 porāa이다주석서에서 뽀라나(porāa)란 태고적 세상의 기원인 세상의 발생과 전개에 관한 역사(lokuppatticariyavasa)이다.(DA.iii.862)라고 설명하듯이 세상의 기원(aggañña)과 동의어로 간주하고 있다한편 본경 §15 등에서는 porāa aggañña(태고적 세상의 기원)라는 표현도 나타나는데 이처럼 porāa aggañña porāa aggañña는 모두 동의어이다.

 

와셋타여, 그러나 우리는 바라문 여인들이 월경을 하고 잉태를 하고 출산을 하고 젖을 먹이는 것을 보게 된다.

이처럼 그 바라문들은 자궁에서 태어났으면서도

‘바라문들만이 최상의 계급이다. 다른 계급들은 저열하다. 바라문들만이 밝은 계급이고

다른 계급들은 어둡다. 바라문들만이 청정하고 비바라문들은 그렇지 않다.

바라문들만이 범천의 아들들이요 직계 자손들이요 입으로 태어났고

범천에서 태어났고 범천이 만들었고 범천의 상속자들이다.'라고 그렇게 말한다.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 해서 바라문들을 비난하게 되고 거짓말을 하게 되고

많은 비(非)공덕을 쌓게 된다.”

 

네 가지 계급의 청정

 

5. “와셋타여, 네 가지 계급이 있나니 끄사뜨리야바라문와이샤수드라이다.

와셋타여, 여기 어떤 끄샤뜨리야는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중상모략을 하고, 욕설을 하고, 잡담을 하고,

탐욕스럽고, 마음이 악의에 휩싸이고, 삿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와셋타여, 이처럼 이러한 법들은 해로운 것이고 해로운 것이라 불리고,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라 불리고,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고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 불리고,

성자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이고 성자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이라 불리고,

검은 것이고 검은 과보를 가진 것이고, 지자들이 비난하는 것이다.

여기 어떤 끄샤뜨리야에게는 이러한 것들을 볼 수 있다.

 

여기 어떤 바라문도  와이샤도  수드라도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중상모략을 하고, 욕설을 하고, 잡담을 하고,

탐욕스럽고, 마음이 악의에 휩싸이고, 삿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와셋타여, 이처럼 이러한 법들은 해로운 것이고 해로운 것이라 불리고

검은 것이고 검은 과보를 가진 것이고, 지자들이 비난하는 것이다.

여기 어떤 수드라에게는 이러한 것들을 볼 수 있다.”125)

 

125) 초기경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부처님의 일관적인 태도는 그의 태생(jacca, jāti)이 아니라 그의 행위(kamma)이다그래서 『숫따니빠따」에서 세존께서는 태생에 의해서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고 태생에 의해서 바라문이 되는 것이 아니다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이 되고 행위에 의해서 바라문이 된다. "(Sn.136)고 천명하신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6. “와셋타여, 여기 어떤 끄샤뜨리야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금하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금하고, 삿된 음행을 금하고,

거짓말을 금하고, 중상모략을 금하고, 욕설을 금하고, 잡담을 금하고,

탐욕스럽지 않고, 마음이 악의에 휩싸이지 않고, 바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와셋타여, 이처럼 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이고 유익한 것이라 불리고,

비난받지 않는 것이고 비난받지 않는 것이라 불리고,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이고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이라 불리고,

성자들에게 적합한 것이고 성자들에게 적합한 것이라 불리고,

흰 것이고 흰 과보를 가진 것이고, 지자들이 칭송하는 것이다.

여기 어떤 끄샤뜨리야에게는 이러한 것들을 볼 수 있다.

 

여기 어떤 바라문도  와이샤도  수드라도

생명을 죽이는 것을 금하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금하고, 삿된 음행을 금하고,

거짓말을 금하고, 중상모략을 금하고, 욕설을 금하고, 잡담을 금하고,

탐욕스럽지 않고, 마음이 악의에 휩싸이지 않고, 바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와셋타여, 이처럼 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이고 유익한 것이라 불리고 

흰 것이고 흰 과보를 가진 것이고, 지자들이 칭송하는 것이다.

여기 어떤 수드라에게는 이러한 것들을 볼 수 있다.”

 

7. “와셋타여, 이들 네 가지 계급은 다 같이 희고 검은 법들과

지자들이 비난하고 지자들이 칭송하는 두 가지가 섞여 있는데도,

여기서 바라문들은 '바라문들만이 최상의 계급이다. 다른 계급들은 저열하다.

바라문들만이 밝은 계급이고 다른 계급들은 어둡다.

바라문들만이 청정하고 비(非) 바라문들은 그렇지 않다.

바라문들만이 범천의 아들들이요 직계 자손들이요 입으로 태어났고

범천에서 태어났고 범천이 만들었고 범천의 상속자들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자들은 그들의 이러한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와셋타여, 이들 네 가지 계급 가운데서 [어떤비구가 아라한이어서 번뇌가 다하고

삶을 완성했으며 할 바를 다했고 짐을 내려놓았으며 참된 이상을 실현했고

삶의 족쇄가 멸진되었으며 바른 구경의 지혜로 해탈하면, 그를 일러 그들 가운데 제일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126)

이것은 법에 의한 것이지 비법()에 의한 것이 아니다.

 

와셋타여, 왜냐하면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이 이 세상에서127) 최상이기 때문이다.

 

126) 태생에 의한 바라문이 최상이 아니라어느 계급에 속하는 사람이든지 청정범행을 닦아 번뇌를 완전히 소멸한 자해탈 · 열반을 실현한 자야말로 최상의 인간이라는 말씀이시다.

127) "janetasmin jane etasmi의 연음이고 이 세상에서(imasmi loke)라는 뜻이다.(DA.iii.864)

 

8. “와셋타여, 이러한 방법으로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라고 알아야 한다.

 

와셋타여, 빠세나디 꼬살라왕은

‘사문 고따마는 비견할 데 없는 사꺄 가문으로부터 출가하였다.’고 알고 있다.

와셋타여, 그런데 사까족은 이제 빠세나디 꼬살라 왕의 속국이 되었다.

와셋타여, 사꺄족들은 빠세나디 꼬살라 왕에게 존경을 표하고 절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고 합장하고 공손하게 처신한다.

 

와셋타여, 이와 같이 사꺄족은 빠세나디 고살라 왕에게

존경을 표하고 절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고 합장하고 공손하게 처신하지만,

그런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여래에게

존경을 표하고 절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고 합장하고 공손하게 처신한다.

 

그러나 그는 나에게 '사문 고따마는 좋은 태생이고 나는 나쁜 태생이다.

사문 고따마는 힘이 있고 나는 힘이 없다. 사문 고따마는 수려하지만 나는 용모가 나쁘다. 사문 고따마는 큰 위력을 가졌지만 나는 적은 위력을 가졌다.'라고 하지 않는다.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오직

그 법을 존경하고 법을 존중하고 법을 숭상하고 법을 예배하고 법을 공경하여

이와 같이 여래에게 존경을 표하고 절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고 합장하고 공손하게 처신한다.‘

 

와셋타여, 이러한 방법으로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라고 알아야 한다.”128)

 

128) 부처님의 판단 기준은 본 문맥에서 보듯이 법(dhamma)과 비법(非法, adhamma)이다그리고 이 문맥에서 법은 위「전륜성왕 사자후경」(D26) §5의 주해에서 보았듯이 열 가지 유익한 업의 길(십선업도)을 기본으로 하고 비법은 열 가지 해로운 업의 길(십불선업도)을 말한다.

 

9. “와셋타여, 여기서 그대들은 각자 다른 태생과 다른 이름과 다른 족성과 다른 가문에 속하는 집을 떠나 출가하였다.

그대들은 누구시오?'라고 질문을 받으면 그대들은

'우리는 사꺄무니 교단에 속하는129) 사문입니다.'라고 대답한다.

 

129) 사까무니 교단에 속하는'에 대해서는 본서「빠띠까 경」(D24) §1.7의 주해를 참조할 것.

 

와셋타여, 누구든 여래에 믿음을 가져 흔들리지 않고 뿌리내려 확고하고 굳세면

어떤 사문도 바라문도 신도 마라도 범천도 이 세상의 그 누구도 그것을 빼앗아갈 수 없다.

그런 사람에게는 '나는 세존의 아들이요 직계 자손이요 입으로부터 태어났고

법에서 태어났고 법이 만들었고 법의 상속자이다.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와셋타여, 여래에게는 ‘법을 몸으로 가진 자'130)라거나

'브라흐만(최상의 경지)을 몸으로 가진 자'131)라거나

'법의 존재'라거나 ‘최상의 존재'132)라는 이런 다른 이름이 있기 때문이다.”

 

130) 여래는 법을 몸으로 가진 분(dhammakāya, 法身)이라고 일컬어진다여래는 삼장으로 된(tepiaka) 부처님 말씀(buddhavacana)을 가슴(hadaya)으로 생각한 뒤 말로써 드러내시기 때문이다그래서 그의 몸은 법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dhammamayattā) 오직 법이다이와 같이 법이 바로 그의 몸이라고(dhammo kāyo assā ti)해서 법을 몸으로 가진 자(dhammakāya)이다.(DA.iii.865)

131) 법은 참으로 최상이라는 뜻에서(seṭṭhatthena) 브라흐만(brahma)이라고 부른다.(Ibid)

132) 최상의 존재는 brahma-bhūta를 옮긴 것이다초기경에서 brahma가 보통명사로 쓰이면 '신성함거룩함높음위대함등의 뜻으로 쓰인다.(PED, NMD 참조)

 

광음천에서 온 중생들

 

10. “와셋타여, 참으로133) 긴 세월이 지난 그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이 세상이 수축하는 그런 시기가 있다.134)

세상이 수축할 때 대부분의135) 중생들은 광음천136)에 나게 된다.

그들은 거기서 마음으로 이루어지고 희열을 음식으로 삼고

스스로 빛나고 허공을 다니고 천상에 머물며 길고 오랜 세월 산다.

 

133) 이제 여기서부터 본경의 본론이라 할 수 있는 세상의 기원(aggañña)에 대한 가르침이 시작된다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세존께서는 와셋타와의 대화를 통해서 중생은 범천이나 어떤 특정 인격체가 다스리거나 지배하거나 창조한 것이 아니라(dhamma)에 의해서 그 법칙에 따라 나고 죽고를 거듭하며이 세상도 이러한 법칙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유장하게 흐르고 흘러간다고 본경에서 담담하게 설명하고 계신다는 것이다그리고 인간이 법을 따르고 법을 거스르는 모든 행위는 그대로 이 세계와 중생의 수명에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134) '그런 시기가 있다.로 옮긴 원어는 hoti kho so samayo인데 직역하면

'있다 참으로 그 시기가이다여기서 핵심단어는 samaya인데 일반적으로 시간기간등으로 옮기는 단어이다이 단어는 다양한 문맥에서 나타나는데 특히 아비담마에서도 yasmi samaye citta uppana hoti로 쓰여서 마음이 일어나는 특정 순간이나 시점을 뜻하는 술어로 사용되었으며 이것이 아비담마 주석서 문헌들에서는 찰나(khaa, khaika)의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청정도론』서문 §12 상좌부불교의 발전단계 참조세존께서는 항상 이처럼 논의의 특정시점을 samaya로 제시하시면서 말씀을 전개하신다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부처님께서는 이런 samaya라는 술어를 사용하여 태초니 하는 우주의 최초의 시점을 부정하신다는 것이다그러나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특정시점 즉 samaya를 설정할 수밖에 없다결론적으로 말해서 본경을 통해서 부처님께서는 우주는 수축과 팽창을 무수히 반복하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제시하고 계신다그러므로 우주가 수축하는 특정시점을 시작점으로 삼아서 어떻게 중생이 타락과 향상을 거듭하는가를 보여 주고 계신다.

135) “‘대부분(yebhuyyena)'이라는 것은 범천 이상의 세상이나 무색계에 태어난 자들을 제외한 신들을 두고 한 말이다.(DA.1.110) 禪을 닦아서 색계와 무색계에 도달한 수승한 신들은 우주의 팽창과 수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136) 이 정형구는 본서 제1권「범망경」(D1) §2.2를 참조하고 광음천(Ābhassarā)에 대해서는 제2 「대인연경」(D15) §33의 주해를 참조할 것.

 

와셋타여, 참으로 긴 세월이 지난 그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이 세상이 팽창하는 그런 시기가 있다.

세상이 팽창할 때 대부분의 중생들은 수명이 다하고 공덕이 다하여

광음천의 무리에서 떨어져서 이곳 [인간계로오게 된다.137)

그들은 여기서도 역시 마음으로 이루어지고 희열을 음식으로 삼고

스스로 빛나고 허공을 다니고 천상에 머물며 길고 오랜 세월 살게 된다.”

 

137) 이곳으로 오게 된다.(itthatta āgacchanti)'라는 것은 여기에 인간이 되어(manussatta) 오게 된다는 말이다.(DA.iii.865)

 

달콤한 땅의 출현

 

11. “와셋타여, 그런 시기에는 완전히 하나인 물만으로 되어 있으며

거기에는 암흑과 칠흑 같은 어두움만이 있다.

태양과 달도 알려지지 않고 별들도 알려지지 않고 별의 무리들도 알려지지 않고

밤과 낮도 알려지지 않고 한 달과 보름도 알려지지 않고 계절과 연도도 알려지지 않고

여자와 남자도 알려지지 않고 중생들은 다만 중생이라는 용어로 불릴 뿐이다.138)

 

138) 이것이 우주가 팽창하는 어떤 겁의 태초 인간계의 모습이다그것은 완전히 하나의 물 혹은 액체로 된(ekodakībhūta) 세상이다.

 

와셋타여, 그러자 참으로 긴 세월이 지난 그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달콤한 이  위에 퍼지게 되었다.

마치 끓인 우유가 식으면 그 위에 엷은 막이 생기는 것처럼 그와 같이 나타났다.

그것은 아름다움을 갖추었고 향기를 갖추었고 맛을 갖추었다.

마치 정제된 버터기름과 정제된 생 버터처럼 그와 같은 색깔을 가졌다.

그것은 마치 순수한 벌꿀처럼 그러한 맛을 가졌다.139)

 

139) 수많은 세월이 흘러서 물 혹은 액체가 점점 굳어져 달콤한 땅(rasa pahavī)'이 되고 그것을 먹어본 사람들에게는 마침내 탐심이 생기게(lolajātika) 된다이렇게 탐심(lola)이 근본이 되어 신과 같던 인간은 물질의 세상과 섞이게 된다이렇게 해서 점점 인간은 타락해갔다.

 

12. “와셋타여, 그러자 어떤 중생에게 ‘오, 참으로 이것이 무엇일까?'라는 탐심이 생겼다. 그는 손가락으로 달콤한 땅을 맛보았는데 그 맛은 그를 뒤덮었고 갈애가 엄습해왔다.

와셋타여, 다른 중생들도 그 중생을 본보기로 따라하여 손가락으로 달콤한 땅을 맛보았는데 그 맛은 그들을 뒤덮었고 갈애가 엄습해왔다.

 

달과 태양 등의 출현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달콤한 땅을 손으로 한 덩어리씩 깨어서 먹기 시작했다.

와셋타여, 그 중생들이 달콤한 땅을 손으로 한 덩어리씩 깨어서 먹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들이 본래 타고난 광채가 사라져 버렸다.

본래 타고난 광채가 사라지자 태양과 달이 드러났다.

태양과 달이 드러나자 별들과 별의 무리들도 드러났다.

별들과 별의 무리들이 드러나자 낮과 밤이 알려지게 되었다.

낮과 밤이 알려지자 한 달과 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한달과 보름이 알려지자 계절과 연도가 알려지게 되었다.

와셋타여, 이렇게 하여 이 세상은 다시 팽창하는 것이다.”

 

13. “와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달콤한 땅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었다.

와셋타여, 그 중생들이 달콤한 땅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는 동안 그 중생들의 은 견고하게 되었고 잘생기고 못생긴 용모가 드러나게 되었다.

 

어떤 중생들은 잘생기게 되고 어떤 중생들은 못생기게 되었다.

그러자 잘생긴 중생들은 못생긴 중생들에게

‘우리는 이들보다 잘생겼다. 이들은 우리보다 못생겼다.'라고 거만을 떨었다.

그들이 잘생긴 것으로 거만을 떠는 것을 반연하여 자만과 거만이 생기자 달콤한 땅은 사라져 버렸다.

달콤한 땅이 사라지자 그들은 함께 모여서

'오, 달콤한 것이여. 오, 달콤한 것이여.'라고 소리 내어 울었다.

 

그래서 지금도 인간들은 아주 맛난 것을 얻은 뒤 '오, 달콤한 것! 오, 달콤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과 관계된 단어를 기억하기 때문인데 그 뜻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땅의 부산물의 출현

 

14. “와셋타여, 그 중생들에게 달콤한 땅이 사라지자 그때 땅의 부산물이 생겨났다.

그것은 마치 버섯이 생기듯이 그와 같이 생겨났다.

그것은 아름다움을 갖추었고 향기를 갖추었고 맛을 갖추었다.

마치 정제된 버터기름과 정제된 생 버터처럼 그와 같은 색깔을 가졌다.

그것은 마치 순수한 벌꿀처럼 그러한 맛을 가졌다.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땅의 부산물을 먹기 위해서 다가갔다.

그들은 그것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냈다.

와셋타여, 그 중생들이 땅의 부산물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는 동안 그 중생들의 몸은 더욱더 견고하게 되었고 잘생기고 못생긴 용모가 드러나게 되었다.

어떤 중생들은 잘생기게 되고 어떤 중생들은 못생기게 되었다.

그러자 잘생긴 중생들은 못생긴 중생들에게

‘우리는 이들보다 잘생겼다. 이들은 우리보다 못생겼다.’라고 거만을 떨었다.

그들이 잘생긴 것으로 거만을 떠는 것을 반연하여 자만과 거만이 생기자 땅의 부산물은 사라져 버렸다.

 

와셋타여, 그 중생들에게 땅의 부산물이 사라지자 그때 바달라따140)덩굴이 생겨났다.

그것은 마치 죽순이 생기듯이 그와 같이 생겨났다.

그것은 아름다움을 갖추었고 향기를 갖추었고 맛을 갖추었다.

마치 정제된 버터기름과 정제된 생 버터처럼 그와 같은 색깔을 가졌다.

그것은 마치 순수한 벌꿀처럼 그러한 맛을 가졌다.”

 

140) 바달라따 덩굴로 옮긴 원어는 badālatā인데 미안마본에는 padālatā로 나타난다주석서에서는 단 맛을 가진 어떤 좋은 덩굴(ekā madhurarasā bhaddālatā) (DA.iii.868)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5.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바달라따 덩굴을 먹기 위해서 다가갔다.

그들은 그것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냈다.

와셋타여, 그 중생들이 땅의 부산물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는 동안 그 중생들의 몸은 더욱더 견고하게 되었고 잘생기고 못생긴 용모가 드러나게 되었다.

어떤 중생들은 잘생기게 되고 어떤 중생들은 못생기게 되었다.

그러자 잘생긴 중생들은 못생긴 중생들에게

'우리는 이들보다 잘생겼다. 이들은 우리보다 못생겼다.'라고 거만을 떨었다.

그들이 잘생긴 것으로 거만을 떠는 것을 반연하여 자만과 거만이 생기자 바달라따 덩굴은 사라져 버렸다.

 

바달라따 덩굴이 사라지자 그들은 함께 모여서

‘오, 참으로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 오, 참으로 우리의 바달라따를 잃었도다.'라고 소리 내어 울었다.

그래서 지금도 인간들은 어떤 괴로운 것을 겪으면

‘오, 참으로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 오, 참으로 우리 것을 잃어 버렸도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141)과 관계된 단어를 기억하기 때문인데 그 뜻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141) 태고적 세상의 기원(poraa aggañña)은 본경 §4의 주해를 참조할 것.

 

경작하지 않고도 익는 쌀의 출현

 

16-1. “와셋타여, 그 중생들에게 바달라따 덩굴이 사라지자 그때 경작하지 않고도 익는 쌀이 생겨났다. 그것은 속껍질도 없고 겉껍질도 없고 깨끗하고 향기로운 쌀열매142)였다.

그들이 저녁에 저녁식사를 위해서 가져가면 아침에 익어서 원래대로 다 자라 있었고

아침에 아침식사를 위해서 가져가면 저녁에 익어서 원래대로 다 자라 있었으며

[껍질 등] 버릴 것이라고는 없었다.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경작하지 않고도 익는 쌀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었다.

 

142) 쌀열매' taṇḍula()-pphala(열매)를 직역한 것이다.

 

여자 · 남자 성기의 출현

 

16-2. 와셋타여, 그 중생들이 경작하지 않고도 익는 쌀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는 동안

그 중생들의 몸은 더욱더 견고하게 되었고 잘생기고 못생긴 용모가 드러나게 되었다.

여자에게는 여자의 성기143)가 생겼고 남자에게는 남자의 성기가 생겼다.

 

여자는 남자를, 남자는 여자를 지나치게 골똘히 생각하였다.

그들이 서로서로 지나치게 골똘히 생각하자 애욕이 생겨났고

몸에는 [애욕으로 인한] 열이 생겨났다.

그들은 [애욕의] 열을 반연하여 성행위를 하게 되었다.

 

143) '여자의 성기' '남자의 성기'는 각각 itthi-liga purisa-liga의 역어이다. liga는 문맥에 따라 특징도 되고 성기도 되고 문법의 남성명사 등의 성도 된다여기서는 문맥상 남·녀의 성기를 뜻한다.

 

와셋타여, 그 시절의 중생들은 성행위를 하는 것을 보면

'불결한 것은 사라져 버려라, 불결한 것은 사라져 버려라.

어떻게 중생이 중생에게 저런 식으로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면서

어떤 자들은 흙먼지를 던지고 어떤 자들은 재를 던지고 어떤 자들은 소똥을 던졌다.

 

그래서 요즘에도 인간들은 어떤 지방에서는 신부를 데리고 갈 때에

어떤 자들은 흙먼지를 던지고 어떤 자들은 재를 던지고 어떤 자들은 소똥을 던진다.

이것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과 관계된 단어를 기억하기 때문인데 그 뜻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144)

 

144) 부처님 당시에 인도의 어떤 지방에서는 결혼식 때 신랑에게 이렇게 하는 풍습이 있었던 것 같다부처님께서는 이런 풍습이 태고적 세상의 기원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신다.

 

성행위를 저지름

 

17. “와셋타여, 그 시절에 비법(非法)으로 간주되었던 것이 지금에는 법이라고 간주되고 있다.

와셋타여, 그 시절에 중생들은 성행위을 하게 되면 한 달이건 두 달이건 마을이나 읍에 들어가지를 못했다.

와셋타여, 그 중생들은 그러한 비법에 대해서 아주 심하게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그러한 비법을 가리기 위해서 집을 짓게 되었다.

 

와셋타여, 그러자 어떤 게으른 중생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 나는 왜 저녁에 저녁식사를 위해서 쌀을 가져오고

왜 아침에 아침식사를 위해서 쌀을 가져와야 하는가!

참으로 나는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다 가져와야겠다.’라고.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은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가지고 왔다.

와셋타여, 그러자 다른 중생이 그에게 다가왔다. 와서는 그 중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 이리 오시오. 쌀을 가지러 갑시다.’

'여보시오, 나는 충분합니다. 나는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가지고 왔습니다.’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은 '여보시오, 그렇군요. 이렇게 하니 참으로 좋군요.'라고 하면서 그를 본보기로 따라하여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가지고 왔다.

와셋타여, 그러자 또 다른 중생이 그에게 다가왔다. 와서는 그 중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 이리 오시오. 쌀을 가지러 갑시다.’

'여보시오, 나는 충분합니다. 나는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가지고 왔습니다.’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은 '여보시오, 그렇군요. 이렇게 하니 참으로 좋군요.'라고 하면서 그를 본보기로 따라하여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가지고 왔다.

와셋타여, 그러자 또 다른 중생이 그에게 다가왔다. 와서는 그 중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 이리 오시오 쌀을 가지러갑시다.’

'여보시오, 나는 충분합니다. 나는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가지고 왔습니다.’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은 '여보시오, 그렇군요. 이렇게 하니 참으로 좋군요.'라고 하면서 그를 본보기로 따라하여 아침과 저녁식사 거리로 한꺼번에 쌀을 가지고 왔다.

 

와셋타여, 그 중생들이 축적을 하면서 쌀을 먹기 시작하자속겨가 쌀을 에워쌌고 겉겨가  쌀을 에워쌌다.

베어도 다시 자라지 않았고 결핍이란 것이 알려지게 되었으며 벼는 무리를 지어 자라게 되었다.”

 

벼의 배분

 

18.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함께 모였다.

함께 모여서는 ‘존자들이여, 사악한 법들이 중생들에게 생겨났습니다.

우리는 전에는 마음으로 이루어졌고 희열을 음식으로 삼았고

스스로 빛났고 허공을 다녔고 천상에 머물렀으며 길고 오랜 세월 살았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참으로 긴 세월이 지난 그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달콤한 땅이 물 위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움을 갖추었고 향기를 갖추었고 맛을 갖추었습니다.

그런 우리는 그 달콤한 땅을 손으로 한 덩어리씩 깨어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달콤한 땅을 손으로 한 덩어리씩 깨어서 먹기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가 본래 타고난 광채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본래 타고난 광채가 사라지자 태양과 달이 드러났습니다.

태양과 달이 드러나자 별들과 별의 무리들도 드러났습니다.

별들과 별의 무리들이 드러나자 낮과 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낮과 밤이 알려지자 한 달과 보름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한 달과 보름이 알려지자 계절과 연도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달콤한 땅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사악한 해로운 법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달콤한 땅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달콤한 땅이 사라지자 그때 땅의 부산물이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움을 갖추었고 향기를 갖추었고 맛을 갖추었습니다.

그런 우리는 땅의 부산물을 먹기 위해서 다가갔습니다.

그런 우리는 그것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내었습니다. 그

런 우리에게 사악한 해로운 법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땅의 부산물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땅의 부산물이 사라지자 그때 바달라따 덩굴이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움을 갖추었고 향기를 갖추었고 맛을 갖추었습니다.

그런 우리는 바달라따 덩굴을 먹기 위해서 다가갔습니다.

그런 우리는 그것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사악한 해로운 법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바달라따 덩굴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달라따 덩굴이 사라지자 그때 경작하지 않고도 익는 쌀이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속껍질도 없고 겉껍질도 없고 깨끗하고 향기로운 쌀 열매였습니다.

그런 우리가 저녁에 저녁식사를 위해서 가져가면 아침에 익어서 원래대로 다 자라있었고 아침에 아침식사를 위해서 가져가면 저녁에 익어서 원래대로 다 자라있었으며 [껍질 등] 버릴 것이라고는 없었습니다.

그런 우리는 경작하지 않고도 익는 쌀을 먹을 것으로 삼고

그것을 음식으로 삼고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서 긴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사악한 해로운 법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속겨가 쌀을 에워쌌고 겉겨가 쌀을 에워쌌습니다.

베어도 다시 자라지 않았고 결핍이란 것이 알려지게 되었으며 벼는 무리를 지어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참으로 우리는 벼를 나누어야 합니다. 경계를 설정해야 합니다.'라고,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벼를 나누게 되었고 경계를 설정하게 되었다."

 

19. “와셋타여, 그러자 어떤 중생이 탐심이 생겨서 자기의 몫은 잘 챙겨두고

다른 사람의 몫은 주지 않았는데도 가져가서 먹었다.

이런 사람을 붙잡았다. 붙잡아서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 중생이여, 그대는 사악함을 행하였소.

자기의 몫은 잘 챙겨두고 다른 사람의 몫은 주지 않았는데도 가져가서 먹었소.

여보시오 중생이여,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마시오.'

와셋타여, ‘알겠습니다, 존자들이여.'라고 그 중생은 다른 중생들에게 대답하였다.

와셋타여, 두 번째로  세 번째로 중생이 탐심이 생겨서 자기의 몫은 잘 챙겨두고

다른 사람의 몫은 주지 않았는데도 가져가서 먹었다.

이런 사람을 붙잡았다. 붙잡아서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 중생이여, 그대는 사악함을 행하였소.

자기의 몫은 챙겨두고 다른 사람의 몫은 주지 않았는데도 가져가서 먹었소.

여보시오 중생이여,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마시오.'라고, 어떤 자들은 손으로 그를 때렸다.

어떤 자들은 흙덩이로 때렸다. 어떤 자들은 몽둥이로 때렸다.

 

와셋타여, 그때부터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비난이 알려지게 되었다. 거짓말이 알려지게 되었다. 처벌이 알려지게 되었다.”

 

마하삼마따 왕과 끄샤뜨리야 집단의 출현

 

20.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함께 모였다.

함께 모여서 '여보시오, 사악한 법들이 중생들에게 생겼습니다.

참으로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비난이 알려지게 되었고

거짓말이 알려지게 되었고 처벌이 알려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우리는 화를 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화를 내고 비난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비난하고 추방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추방을 하도록, 한 중생을 뽑아야 합니다. 대신에 우리는 그에게 쌀의 몫을 배분해 줍시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와셋타여, 그러자 그 중생들은 그들 가운데서 더 출중하고, 더 잘생기고,

더 믿음직하고 더 위력이 있는 그런 중생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다.

'오십시오, 존자여. 화를 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화를 내고 비난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비난하고 추방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추방을 하십시오.

대신에 우리는 당신에게 쌀의 몫을 배분해드리겠습니다.’라고,

 

와셋타여,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들이여.’라고 그 중생은 다른 중생들에게 대답한 뒤

화를 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화를 내고 비난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비난하고

추방해야 할 경우에는 바르게 추방을 하였다. 대신에 그들은 그에게 쌀의 몫을 배분해 주었다.”

 

21. “와셋타여,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뽑혔다145)고 해서

‘마하삼마따, 마하삼마따’146)라는 단어가 첫 번째로 생겨났다.

와셋타여, 토지의 주인이라고 해서 ‘끄샤뜨리야, 끄샤뜨리야’147)라는 단어가 두번째로 생겨났다.

와셋타여, 법으로 남들을 통치한다고 해서 '왕, 왕’이라는 단어가 세 번째로 생겨났다.

 

145)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뽑혔다.옮긴 원어는 mahājanasammato이다. mahā(많은)-jana(사람)-sammata(뽑힘동의됨)를 풀어서 옮긴 것이다여기서 눈여겨볼 단어는 sammata인데 이것은 sa(함께)+man(to think)의 과거분사이다. '함께 논의하다함께 생각하다'에서 '동의하다뽑다'라는 뜻을 가졌다즉 여러 사람들의 동의에 의해서 뽑혔다는 의미이다이 단어에는 부처님께서 왕의 존재를 어떻게 보시는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왕은 왕권신수설처럼 신이나 어떤 절대자로부터 그 권력을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최초의 왕은 백성들이 그들의 재산보호나 치안유지 등을 위해서 함께 동의해서 뽑은 사람일 뿐이라는 것이다.

146) 마하삼마따(Mahāsammata) 왕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이다주석서(DA.i.258 )에 의하면 마하삼마따 왕은 여기서 보듯이 인류 최초의 왕이었으며사꺄 족의 최초의 왕이라고 한다『천궁사 주석서』(VvA)에 의하면 마하삼마따 왕은 인도신화에서 최초의 인간으로 간주하는 마누(Manu)라고 설명하고 있다.(VvA.19) 인류 최초의 왕은 이처럼 백성들이 서로 동의해서 뽑은(sammata)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147) '토지의 주인' khettāna(토지들의) pati(주인)를 옮긴 말이다끄샤뜨리야(왕족)의 어원을 khetta(Sk. ketra, 토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언어학적으로도 정확한 설명이라 하겠다.

 

와셋타여, 이와 같이 이러한 끄샤뜨리야의 일원은

이와 같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과 관계된 단어에 의해서 형성되었다.148)

그들은 중생들로부터 생겨났으며 다른 것들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다.149)

그들은 같은 자들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다른 자들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법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비법(非法)에 의해서가 아니다.

와셋타여, 왜냐하면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150)

 

148) 즉 인류 최초의 왕이라는 마하삼마따 왕도 범천이 왕으로 창조했기 때문에 왕이 된 것이 아니라 삼마따(뽑힌)라는 단어의 뜻에 따라 삼마따라 불리게 되었고끄셰뜨라(토지)라는 단어에 따라 끄샤뜨리야라고 이름하였으며통치한다(rañjet)는 단어에서 라자()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149) 이런 설화를 통해서 부처님은 왕권신수설이니 천자설이니 범천의 입이나 팔에서 나왔느니 하는 식의 절대 권력이나 절대 신성 등을 강하게 부정하신다왕권으로 대표되는 국가권력은 모두 백성들의 합의(sammata)에 의해서 맨 처음 생겼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천명하고 계시는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말씀이다.

150) 법을 존중하는 부처님의 금구성언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범천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다인간은 베다나 우빠니샤드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범천의 입이나 손이나 몸이나 발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중생은 무명이 있는 한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이런 중생은 모두 평등하며 어떤 절대자에게서 비롯되거나 창조된 것이 아니라 공평무사한 법에 의해서 전개되어가는 것이라는 말씀이다그리고 이 가운데서도 백성들이 무리를 보호할 끄사뜨리야를 제일 먼저 뽑았다고 설하고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사제의 권위가 먼저가 아니라 백성을 보호하는 끄사뜨리야가 먼저 생겼다는 것이다.

 

바라문 집단의 출현

 

22. “와셋타여, 그 중생들 가운데 어떤 자들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보시오, 사악한 법들이 중생들에게 생겼습니다.

참으로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비난이 알려지게 되었고

거짓말이 알려지게 되었고 처벌이 알려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우리는 사악한 해로운 법들을 없애야 합니다.'라고,

그들은 사악하고 해로운 법들을 없앴다.

와셋타여, 사악한 해로운 법들을 없앤다고 해서151)

‘바라문, 바라문'이라는 단어가 첫 번째로 생겨났다.

 

151) 바라문(brāhmaa)의 어원을 bāheti(없애다)에서 찾고 있는데 bāheti bahi(밖으로)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동사이다그래서 '밖으로 한다밖으로 보낸다밖으로 끌어낸다는 의미이다언어학적으로 볼 때 brāhmaa bh(to shine, to be bright)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그들은 숲 속에서 초막을 짓고 초막에서 참선을 하였다.

그들은 숯불을 피우지 않았고 연기를 내지 않았고 절굿공이를 내려놓았으며152)

저녁에는 저녁식사를 위하고 아침에는 아침식사를 위해서

마을과 읍과 수도로 내려가서 걸식을 하였다.

 

152) 이런 단어들은 모두 제사와 관련된 것이다태초에 바라문들은 해로운 법들을 제거하기에 몰두했지 지금의 바라문들처럼 제사에서 헌공을 하기 위해 불을 지핀다든가소마(Soma) 즙을 짜기 위해서 절굿공이로 찧는다든가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혹은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지 않고 걸식해서 먹었다는 의미도 된다.

 

그들은 식사를 마친 뒤 다시 숲 속의 초막으로 가서 참선을 하였다.

사람들이 이런 그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 이 중생들은 숲 속에서 초막을 짓고 초막에서 참선을 합니다.

그들은 숯불을 피우지 않고 연기를 내지 않고 절굿공이를 내려놓았으며

저녁에는 저녁식사를 위하고 아침에는 아침식사를 위해서

마을과 읍과 수도로 내려가서 걸식을 합니다.

그들은 식사를 마친 뒤 다시 숲 속의 초막으로 가서 참선을 합니다.'라고,

와셋타여, 참선을 한다고 해서 '자야까, 자야까(정려하는 자)라는 두 번째 단어가 생겨났다.153)

 

153)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바라문이라는 사제 계급도 신의 권위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사악한 법을 없애기 때문에 사제(바라문)이며 혹은 참선하고 정려(靜慮)하는 데서 생겼다고 본경의 이 부분은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즉 불선법(不善法)을 제거하고 참선을 하는 수행자가 최초의 바라문이었다는 의미이다.

 

23. “와셋타여, 그 중생들 가운데 어떤 중생들은 숲 속의 초막에서

참선을 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마을의 경계나 읍의 경계로 내려와서

책을 만들면서 정착을 하였다.

인간들은 이런 그들을 보자 이렇게 말했다.

'이 중생들은 숲 속의 초막에서 참선을 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어서 마을의 경계나 읍의 경계로 내려와서 베다를 만들면서154) 정착을 하였다. 이들은 이제 참선을 하지 않는다.’라고,

와셋타여, 이제 참선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앗자야까, 앗자야까(베다를 공부하는 자)'라는 세 번째 단어가 생겨났다.

와셋타여, 그 시절에는 이들이 저열한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최상으로 간주된다.

 

154) 베다를 만들다'로 옮긴 원문은 ganthe karontā인데 '책을 만들다'로 직역할 수 있다주석서에서는 삼베다를 만들고 말한다.(tayo vede abhisakharontā ceva vācentā ca)(DA.iii.870)로 설명하고 있어서 이렇게 의역했다.

 

와셋타여, 이와 같이 이러한 바라문의 일원이

이와 같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과 관계된 단어에 의해서 형성되었다.

그들은 중생들로부터 생겨났으며 다른 것들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같은 자들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다른 자들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법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비법에 의해서가 아니다.

와셋타여, 왜냐하면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

 

와이샤 집단의 출현

 

24. “와셋타여, 그 중생들 가운데 어떤 중생들은 결혼을 하여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와셋타여, 결혼을 하여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다155)고 해서 '와이샤, 와이샤'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155)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다'로 옮긴 원어는 vissutakammante payojenti이다이처럼 와이사(vessā)의 어원을 vissuta-kammanta(여러 가지 직업)로 설명하고 있다. vissuta vi(분리해서)+śru( to hear)의 과거분사로 널리 알려진'이라는 의미이다.

 

와셋타여, 이와 같이 이러한 와이샤의 일원이

이와 같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과 관계된 단어에 의해서 형성되었다.

그들은 중생들로부터 생겨났으며 다른 것들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같은 자들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다른 자들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법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비법에 의해서가 아니다.

와셋타여, 왜냐하면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

 

수드라 집단의 출현

 

25. “와셋타여, 그 중생들 가운데 나머지 중생들은 사냥꾼이 되었다.

와셋타여, 사냥하는 자, 잡일하는 자156)라고 해서 ‘수드라, 수드라'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156) 사냥하는 자'의 원어는 luddācāra이고 집일하는 자'의 원어는 khuddā-cāra이다이처럼 수드라(sudda)의 어원을 ludda khudda로 설명하고 있다.

 

와셋타여, 이와 같이 이러한 수드라의 일원이

이와 같은 태고적 세상의 기원과 관계된 단어에 의해서 형성되었다.

그들은 중생들로부터 생겨났으며 다른 것들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같은 자들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다른 자들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법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비법에 의해서가 아니다.

와셋타여, 왜냐하면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

 

사문(沙門집단의 출현

 

26. “와셋타여, 끄샤뜨리야도 자신의 을 경원시하고

'사문(沙門)이 되리라.'며 집을 떠나 출가하는 그런 시절이 있게 되었다.

와셋타여, 바라문도  와이샤도  수드라도 자신의 법을 경원시하고

‘사문이 되리라.'며 집을 떠나 출가하는 그런 시절이 있게 되었다.

 

와셋타여, 이 네 가지 구성원들에 의해서 사문의 구성원이 형성되었다.157)

 

157) 즉 이들 네 계급의 구성원 모두가 사문의 구성원(samaa-maṇḍala)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들은 중생들로부터 생겨났으며 다른 것들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같은 자들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다른 자들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법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비법에 의해서가 아니다.

와셋타여, 왜냐하면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

 

나쁜 행위와 선한 행위

 

27. “와셋타여, 끄샤뜨리야도 몸으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말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하여 삿된 견해를 가진 자가된다.

그는 삿된 견해를 가져 업을 짓기 때문에158)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비참한 곳, 나쁜 곳[惡處], 파멸처, 지옥에 태어난다.

 

158) '삿된 견해를 가져 업을 짓기 때문에(micchādiṭṭhikammasamādānahetu)'라는 것은 삿된 견해를 가져서 업을 짓기 때문에 혹은 삿된 견해의 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라는 [뜻이다].(DA.ii,871)

 

와셋타여, 바라문도  와이샤도  수드라도  사문도 몸으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말로 나쁜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하여 삿된 견해를 가진 자가 된다.

그는 삿된 견해를 가져 업을 짓기 때문에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비참한 곳, 나쁜 곳[惡處], 파멸처, 지옥에 태어난다.159)

 

159)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중생들의 합의에 의해서 만든 인간의 법 앞에서도 평등하고 이렇게 보편적이요 우주적인 법즉 업의 법칙 등의 앞에서도 평등하다지은 업에 의해서 과보를 받지 계급이나 지위신분에 의해서 다른 과보를 받는 것이 아니다그러므로 특정 종교의 신념체계를 믿는다해서 특별한 다른 과보를 받는 것이 아니다그 사람의 행위즉 업에 의해서 과보를 받는다이것이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보편적인 법이다불교를 믿어도 불선업도(不善業道)를 행하면 악처에 떨어지고 불교를 믿지 않아도 선업도를 행하면 천상에 태어난다불교는 이런 법을 설하고 종국에는 이런 선처 · 악처로 윤회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는 해탈 · 열반의 길을 가르친다선처로 윤회하는 것은 주석서에서 '윤회를 따르는 유익함(vaṭṭagāmi-kusala)'이라 부르고 해탈 · 열반은 윤회를 거스르는 유익함(vivaṭṭagāmi-kusala)'이라 부르고 있다여기에 대해서는 본서「전륜성왕 사자후경」(D26) §1의 마지막 주해를 참조할 것.

 

28. “와셋타여, 끄사뜨리야도 몸으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말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좋은 행위를 하여 바른 견해를 가진 자가 된다.

그는 바른 견해를 가져 업을 짓기 때문에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좋은 곳[善處]이나 천상에 태어난다.

 

와셋타여, 바라문도  와이샤도  수드라도  사문도 몸으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말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좋은 행위를 하여 바른 견해를 가진 자가 된다.

그는 바른 견해를 가져 업을 짓기 때문에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좋은 곳[善處]이나 천상에 태어난다.”

 

29. “와셋타여, 끄샤뜨리야도 몸으로 [좋고 나쁜] 두 가지 행위를 하고, 말로 두 가지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두 가지 행위를 하여 혼합된 견해를 가진 자가 된다.

그는 혼합된 견해를 가져 업을 짓기 때문에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즐거움과 괴로움을 다 경험하게 된다.

 

와셋타여, 바라문도  와이샤도  수드라도  사문도 몸으로 [좋고 나쁜] 두 가지 행위를 하고, 말로 두 가지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두 가지 행위를 하여 혼합된 견해를 가진 자가 된다.

그는 혼합된 견해를 가져 업을 짓기 때문에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즐거움과 괴로움을 다 경험하게 된다.

 

맺는 말 보리분법의 실천

 

30. “와셋타여, 끄샤뜨리야도 몸으로 단속을 하고 말로 단속을 하고 마음으로 단속을 하여 일곱 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菩提分法]160)들을 닦아서

지금여기에서 [오염원들을] 완전히 적멸하게 하여 열반을 얻는다.

 

160)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등으로는 일곱 가지이다그러나 도닦음으로는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菩提分法助道品]이다. (DA.iii.872)

즉 사념처사여의족사정근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의 제목으로 보면 보리분법은 일곱 가지라는 의미이다실제로『위방가』(Vbh)에서는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을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七覺支]들로만 한정하고 있지만 이처럼 주석서에서는 37보리분법 전체라고 주석하고 있다.

 

와셋타여, 바라문도  와이샤도  수드라도  사문도 몸으로 단속을 하고 말로 단속을 하고 마음으로 단속을 하여 일곱 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을 닦아서

지금여기에서 [오염원들을] 완전히 적멸하게 하여 열반을 얻는다.”161)

 

161) 해탈 · 열반을 실현하는 법은 모두에게 열려있다는 부처님의 대선언이시다어떤 계급어떤 인종어떤 성별이든 37조도품을 바르게 실천하면 모든 중생은 해탈 ·열반을 실현하게 된다는 말씀이다이런 보편성을 강조하는 부처님의 선언이 대승불교에서는 '일체중생은 모두 부처될 성품이나 종자를 가지고 있다.'는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설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31. “와셋타여, 이들 네 가지 계급 가운데서 [어떤비구가 아라한이어서 번뇌가 다하고 삶을 완성했으며 할 바를 다했고 짐을 내려놓았으며 참된 이상을 실현했고

삶의 족쇄가 멸진되었으며 바른 구경의 지혜로 해탈하면,

그를 일러 그들 가운데 제일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법에 의한 것이지 비법에 의한 것이 아니다.

 

와셋타여, 왜냐하면 지금여기에서도 내세에서도 법이 이 세상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162)

 

162) 태생에 의한 바라문이 최고가 아니라 누구든 번뇌를 없앴다면 그가 바로 신들과 인간들 사이에서 최고로 존귀한 자라는 부처님의 결론이다.

 

32. “와셋타여, 사낭꾸마라 범천도 이런 게송을 읊었다.163)

 

163) 이 게송은 본서 제1 「암밧타 경」(D3) §1.28에 꼭 같이 나타나고 있다.

사낭꾸마라에 대해서는 이 부분의 주해를 참조할 것.

 

'가문의 전통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끄샤뜨리야가 단연 으뜸이고

신과 인간들 가운데서는

영지(靈知)와 실천을 구족한 자(明行足]가

단연 으뜸이다.’

 

와셋타여, 사낭구마라 범천은 게송을 멋지게 읊었지 나쁘게 읊지 않았으며

좋은 말이지 나쁜 말이 아니며 뜻을 갖춘 것이지 뜻을 못 갖춘 것이 아니다.

와셋타여, 나도 이렇게 말한다.

 

'가문의 전통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끄샤뜨리야가 단연 으뜸이고

신과 인간들 가운데서는

영지(靈知)와 실천을 구족한 자[明行足]

단연 으뜸이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설하셨다.

와셋타와 바라드와자는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세기경」이 끝났다. 

 

1. 괴겁-성겁 사이에서 생겨나는 사건들.

괴겁

대부분의 중생들은 광음천(Ābhassarā) 즉 색계 2선천에 태어난다.

이것은 意成(manomayā)이라는 표현과 희열을 음식으로 삼고(pītibhakkhā)와도 부합한다. 이와 대비되는 욕계 중생들은 麤身(oāriko) 段食(kabaīkāra)

성겁

-1. (地大 부재한 세상)

 

137) 이곳으로 오게 된다.(itthatta āgacchanti)'라는 것은

여기에 인간이 되어(manussatta) 오게 된다는 말이.... 아니다.

 

인간은 욕계 중생이다그러나 본문의 이곳은 그 다음에 나타나듯이 위 괴겁과 같이 意成(manomayā)이라는 표현과 희열을 음식으로 삼고(pītibhakkhā)... 즉 색계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세상은 地大 부재한 水大(ekodakībhūta)로 된 세상임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남녀 성 구분도 있을 수 없다색계 세상이므로.

 

-2. (지대가 부재한 세상에서 지대가 생겨나는 과정)

그러다가  BIG BANG 이후의 세상에 대한 설명이다.

이때부터 음식을 맛 본다(먹는다)는 사건이 생겨난다.

즉 그 이전(색계 세상)에는 '  한다.'는 사태가 있을 수 없다.

그 결과 '본래 타고난 광채가 사라진다.'라거나

 딴딴해 진다(kharatta)라는 사건이 생겨나는데 이것은

욕계 중생들이 段食(kabaīkāra)으로 인해서 麤身(oāriko)으로

바뀌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욕계 천신에서 욕계 인간으로)

그러다가 더욱 거친 음식을 먹게 되면서 그 불순물(오줌)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기따여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자는 대소변을 본다이것은 그것의 결과이다.]

몸이 거기에 걸맞게 바뀐 것이

배설기관인 항문과 성기가 생겨나면서 남자여자라는  생겨나고

이제부터 성행위(methuna dhamma)가 있게 된다.

여기까지가 食慾 性慾이라는 욕계 중생들의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SEX(SIX-SIX)는 욕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