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았다는 표현을 여기에 써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수행과정이 좋았습니다. 묵언을 통한 고요함도 좋았고, 무여법사님의 섬세하신 가르침들도 좋았습니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모든 것을 다 담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삼매가 되시는 무여법사님을 통해 직접 어떻게 하면 삼매에 잘 드는지, 삼매가 되는 조건들, 원리들, 어떤 몸과 마음과 행동가짐을 가져야 되는지, 또는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까시나 주제 등 등, 글로 다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초기경전의 내용에 비추어 법과 관련된 말씀도 많이 해 주시고, (자재스님께도 느꼈지만) 순일 스님의 법문이나 부처님 법이 아니면 되도록 본인의 생각을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고 배우고 싶은 언행 습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좋은 수행 내용들이었습니다. 특히, 감각적인 욕망을 너무 즐기지 말고 그것의 두려움을 보고, 즐기거라면 즐기되 살살 즐기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3단계를 하는 동안 미각절제 차원으로 1일 1식을 해 보았습니다. 평상시엔 하기 쉽지 않았던 일인데, 아무 장애 없이 잘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고요한 장소와 마음가짐과 도반들이 영향을 준 듯 합니다.
많은 질문을 드렸었는데, 궁금했던 것들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도반님들의 질문들도 수행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도반님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오랫동안 공부해 오신, 공부되신 도반님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자극도 되었고, 분발하고 정진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해 주셨습니다.
1-3 단계 수행을 한 후 변한 것이 있다면 싸띠를 확립하려고 평소에 더 노력하게 되었고, 식사절제를 좀 더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고요한 몸과 말과 마음을 가지려고도 노력합니다. 처음 순일선원을 방문했을때, 들떠서 산타 사무장님께 말을 많이 하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던 기억이 나 부끄럽습니다.
남에게 말로나 행동으로 한 작은 잘못도 스스로 알게 되었고, 맘이 많이 아파져 바로 반성하고 참회하게 돼었으며, 세상이 좀 더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모양의 이런 빛깔을 가진 사랑스런 친구' 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들을 대하게 됐습니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예쁜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도 되었습니다. 예를들면, 크리스탈 그릇에 투명하고 빛나는 예쁜 구슬들을 담아 놓고 빛에 반사되는 빛을 본다든가, 각이 진 컵에 예쁜 돌들과 물을 담아 놓고 본다든가 등등. 이런 것들을 보고 있을땐 저절로 행복한 웃음이 났습니다.
너무나도 좋았던 3주 간의 수행시간이었습니다. 왜 이제서야 순일선원을 알게 되었고 방문하게 되었는지 너무 애통합니다. 한국에서 순일선원을 자주 방문할 수 있는 도반님들이 부럽습니다. 부지런히 스님들의 법문도 듣고 읽고, 경전도 읽고 하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순일선원에서 수행하겠습니다.
최대한 많이, 그리고 자세히 가르쳐 주시려고 노력하시고 멀리서 왔기에 배려해 주신 무여법사님과 선원의 여러 분들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런 배려를 말없이 받아주신 수행 도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해탈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근면하게 정진하기를 다짐해 봅니다. 향상일로 하기를 다짐해 봅니다.
부처님 정법을 만난 인연에 두손 모아 감사 드리며, 거룩하신 부처님께, 위없는 부처님 법에, 고귀하신 승가의 모임에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귀의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