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일지/수행 일지

2023-09-22 공부해야 할 것들이 저절로 내게로 온다.

Daisy청량심 2023. 9. 23. 04:40

    며칠 전 관찰 경이 내게로 왔다. 처음 불법을 만났을때부터 지금까지 부처님께서 내게 공부하라고 하나씩 하나씩 물어다 주시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관찰 경 (A6:117) 중에서

대림스님 (2007) 앙굿따라니까야 4  320-322. 초기불전연구원

1. “비구들이여, 여섯 가지 법을 제거하지 못하면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물 수 없다. 무엇이 여섯인가?

2. 잡다한 일하기를 좋아하는 것,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 잠자기를 좋아하는 것, 무리 짓기를 좋아하는 것, 감각기능들의 문을 보호하지 않음, 음식에 적당한 양을 알지 못함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여섯 가지 법을 제거하지 못하면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물 수 없다.

 

    그동안 사념처 수행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좌선과 행선을 할 때 외에는 관찰이 잘 되어지지 않았었다. 그러던중 이 관찰경을 만났는데, '맙소사'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안그래도 음식 절제와 안근 절제로 고분분투하고 있었는데, 이 경을 읽고 나니 왜 안됐었는지 알 수 있을것 같다. 

 

     며칠 전 들은 순일스님의 법문에 의하면 1일 1절제식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되었을때 여타 다른 육근단속이 잘 된다고 하셨다. '맙소사'. 

 

    이 두가지를 보고 듣고 1일 1식(저녁)을 너무 많이 먹지 않으니, 요 며칠 새벽에 잘 일어나진다. 일하면서 명상을 했을때에는 알람 없이도 5시30에 일어나졌었는데, 일을 관두고 나니 7시 30분에야 일어났었다. 식사절제 이후 다시 5시30분에 일어나진다. 오락, 여유를 느끼기 위해 보던 유튜브도 거의 안보기 시작했다. 웬지 몸관찰이 조금 더 되어지는 듯 하다. 실패하지 말고 계속 절제해야겠다.

 

오늘 아침 좌선의 질이 그리 좋지 못하였다. 한국에 있는 제일 친한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았었는데, 그 전 친구의 행동이 내게 서운하기도 했었고 내 문자가 친구에게도 서운하게 들린 듯도 했다. 생각이 자꾸 그리로 날라가는 바람에 겨우겨우 만족하여 좌선에서 나왔다. 평소같았으면 2시간이면 끝났을 정도의 결과가 3시간만에 겨우겨우 나타났다.

 

난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수행을 하다 보니, 그 친구들마저도 걸림돌이 되는 것이 느껴지고, 인연이 저절로 멀어지는 느낌이다. 그들의 커져가는 탐욕을 보기 힘들었고, 한국을 떠나 타국에 살면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웬지 수행을 하기 위해 이렇게 짜여진 느낌이 든다. 말하기, 무리짓기, 탐욕에서 멀어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