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028.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긴 경 [Mahāhatthipadopamasuttaṃ]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때 사리뿟따 존자가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불렀다. 그 비구들은 “도반이시여.”라고 사리뿟따 존자에게 대답했다. 사리뿟따 존자는 이렇게 설했다.
2. “도반들이여, 예를 들면 움직이는 생명들의 발자국은 그 어떤 것이든 모두 코끼리 발자국 안에 놓이고, 또한 코끼리 발자국이야 말로 그들 가운데 최상이라고 불리나니 그것은 큰 치수 때문입니다.
도반들이여, 유익한 법[善法]은 그 어떤 것이든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에 내포됩니다.
무엇이 넷인가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의 일어남의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의 성스러운 진리입니다.”
3. “도반들이여, 무엇이 괴로움의 진리[苦聖諦]입니까?
태어남도 괴로움이고, 늙음도 괴로움이고, 죽음도 괴로움이고,
근심 · 탄식 · 육체적 고통 · 정신적 고통 · 절망도 괴로움이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괴로움입니다.
요컨대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896)가 괴로움입니다.”897)
896)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와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청정도론』 XIV (제14장) §214 이하를 참조하고, 『상윳따 니까야』 제3권 해제 §3 「무더기 상윳따」(S22)의 (7) 오온과 오취온의 차이와 중요 술어 몇 가지를 참조하거나, 『초기불교 이해』 159쪽 이하를 참조하기 바란다.
897) 일반적으로 경에서 괴로움은 사고팔고(四苦八苦)로 정의된다. 그래서 『상윳따 니까야』 제6권 「초전법륜경」(S56:11)등에서는 괴로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이다. 태어남도 괴로움이다. 늙음도 괴로움이다. 병도 괴로움이다. 죽음도 괴로움이다. 싫어하는 [대상]들과 만나는 것도 괴로움이다. 좋아하는 [대상]들과 헤어지는 것도 괴로움이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괴로움이다. 요컨대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 자체가 괴로움이다.”(「초전법륜 경」 S56:11) §5)
위의 경문에서 보듯이 사고(四苦)는 생 · 노 · 병 · 사이다. 팔고(八苦)는 이 사고에다 애별리고(愛別離苦)와 원증회고(怨憎會苦)와 구부득고(求不得苦)와 오취온고(略 五陰盛苦)의 넷을 더한 것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본 경에서는 4고와 우비고뇌고와 구부득고와 오취온고의 셋을 더하여 모두 일곱 가지 괴로움(7고)이 나타나고 있다.
4. “도반들이여, 무엇이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입니까?
그것은 취착의 [대상인] 물질의 무더기, 취착의 [대상인] 느낌의 무더기,
취착의 [대상인] 인식의 무더기, 취착의 [대상인] 심리현상들의 무더기,
취착의 [대상인] 알음알이의 무더기 입니다.”
5. “도반들이여, 무엇이 취착의 [대상인] 물질의 무더기입니까?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과 그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물질들[所造色]898)입니다.
898) '근본물질'은 mahābhūta를 옮긴 것으로 본경에서 보듯이 지 · 수 · 화 · 풍의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을 뜻한다. '파생된 물질[所造色]'은 Ee: upādā rūpa Be : upādāya rūpa를 옮긴 것인데 upādā-rūpa는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24가지 파생된 물질을 뜻하는 술어이기도 하다. 본경에서 말하는 파생된 물질이 아비담마에서 정리한 24가지 파생된 물질을 뜻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 구문은 본서 제2권 「소치는 사람의 긴 경」 (M33) §4와 제3권 「흔들림 없음에 적합한 길 경」 (M106) §4에도 나타나고 있다. 아비담마에서 설명하는 근본물질과 파생된 물질에 대해서는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6장 §2 이하를 참조할 것.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네 가지 근본물질입니까?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입니다.”
땅의 요소
6. “도반들이여, 무엇이 땅의 요소[地界]입니까?
땅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899)이 있습니다.
899) “본 [문단]에서 설해지고 있는 것이 '내적인 땅의 요소(ajjhattikā paṭhavīdhātu)'이고 『위방가』(分別論)에서 “철 구리 납 연석(ayo lohaṃ tipu sīsa)”이라는 방법으로 설하는 것이 '외적인 땅의 요소(bahirā paṭhavīdhātu)'이다.”(MA.ii.223)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땅의 요소입니까?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딱딱하고 견고하고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땅의 요소라 합니다.
예를 들면 머리털 · 몸털 · 손발톱 · 이 · 살갗 ·살 · 힘줄 · 뼈 · 골수 · 콩팥 · 염통 ·
간 · 근막 · 지라 · 허파 · 창자 · 장간막 · 위 속의 음식 · 똥900)과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딱딱하고 견고하고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땅의 요소라 합니다.
900) 여기서는 31가지 혹은 32가지 몸의 부분들 가운데 '지계[地界, paṭhavīdhātu]'에 관계된 처음의 19가지만 언급되고 슬개즙 등의 나머지 12가지 분비문들은 다음 §11의 물의 요소[水界, apo-dhātu]에서 언급되고 있다. 31가지 혹은 32가지 몸의 부분들(dvattiṃs-ākārā 혹은 dvattiṃsa-koṭṭhāsā)에 대해서는 아래 §11의 주해를 참조할 것.
내적인 땅의 요소이든 외적인 땅의 요소이든 그것은 단지 땅의 요소일 뿐입니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901)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땅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땅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합니다[離慾].”
901) “'있는 그대로(yathā-bhūtaṃ)'라는 것은 무상 등의 고유성질[自性]에 따라(aniccādi-sabhāvaṃ)라는 말이다. 이 땅의 요소의 본성은 무상, 고, 무아(anicca dukikha anatta)이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무상, 고, 무아라고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MA.ii.224)
7. “도반들이여, 외적인 물의 요소[水界]가 교란되어
외적인 땅의 요소가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그런 때가 있습니다.902)
도반들이여, 참으로 이 광대한 외적인 땅의 요소도 무상한 것으로 드러나고,
부서지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소멸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변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거늘,
하물며 갈애로 취착된, 하찮은903) 이 몸뚱이를 두고
'나'라거나 내 것' 이라거나 '내가 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몸뚱이에는 결코 그런 것이 없습니다.”904)
902) “'외적인 물의 요소(bāhirā apodhātu)'에 의해 '외적인 땅의 요소(bāhirā paṭhavī-dhātu)'가 파괴되는 것(vināsa)을 보이신 뒤에 업에서 생긴(upādinnā) 몸에 한정된 땅의 요소(sarīr-aṭṭhaka-paṭhavīdhātu)가 파괴 되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이 말씀을 하셨다. 즉 물이 점점 불어나서 교란될 때 십만 꼬띠(십만 x 천만= 1조)의 우주에 산 등의 모든 땅의 요소가 양잿물(khār-odaka)에 녹아(vilīyamānā) 물이 되어 사라진다, 녹아서 물이 되어 버린다는 말이다.”(MA.ji.224)
고대 인도의 우주관에 의하면 세계는 땅과 물과 바람에 의해서 주기적으로 파괴된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청정도론』 XIII.30~65를 참조할 것.
903) “'하찮은(mattaṭṭhaka)'이란 잠깐밖에 머물지 못한다는(paritta-ṭṭhitika) 말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이 몸(kāya)은 잠깐밖에 머물지 못한다고 알아야 한다. 머무는 것이 잠깐인 것(ṭhiti-parittatā)과 본질 혹은 핵심이 잠깐인 것(sarasa-parittatā))이다.
여기서 “과거의 마음순간[心刹那, citta-kkhaṇa]에 머물렀던 것은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래에도 머물지 않을 것이다(jīvittha, na jīvati, na jīvissati).”(Ndi.42)라고 설하신 이것은 '머무는 것이 잠깐인 것'이다. “중생들은 들숨에 의지해 살고, 날숨에 의지해 살고, 들숨날숨에 의지해 살고, 근본물질에 의지해 살고, 덩어리진 음식에 의지해 살고, 알음알이에 의지해 산다.”라고 설하신 이것은 본질이 잠깐인 것이다.” (MA.ii.224~225)
904) “이 비구가 이런 세 가지 특상(tīṇi lakkhaṇāni)을 가지고 볼 때 이 내적인 땅의 요소에 대해 '나'라는 등의 세 가지 갈애와 자만과 사견에 붙들리지(taṇhā-māna-diṭṭhi-ggāha) 않는다. 마치 물의 요소에 의해 외적인 땅의 요소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듯이, 불의 요소와 바람의 요소에 의해서도 외적인 땅의 요소가 사라진다. 여기서는 하나만 예를 들었지만 나머지도 뜻을 따라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MA.ii.225)
8.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905)를 다른 이들이 욕하고 비난하고 꾸짖고 힐난하면
그 [비구]는 이렇게 꿰뚫어 압니다.
'지금 나에게 귀의 감각접촉[耳觸]에서 생긴 괴로운 느낌이 일어났다.
905) “이 비구란 요소(근본물질)를 명상주제로 삼은(dhātu-kammaṭṭhānika) 비구를 말한다.” (MA.ii.225)
이것은 조건으로 인해 생긴 것이고, 조건 없이 생긴 것이 아니다.
무엇을 조건했나? 감각접촉을 조건했다.'라고, 그리고 그는
'그 감각접촉은 실로 무상하다.'라고 보고,
'느낌[受]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인식[想]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심리현상들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알음알이[識]는 무상하다.'라고 봅니다.
요소를 대상으로 한906) 그의 마음은 [그 대상에]
깊이 들어가고 깨끗한 믿음을 가지고 확립하고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907)
906) '요소를 대상으로 한 그의 마음'은 tassa dhāt-ārammaṇaṃ eva cittaṃ을 옮긴 것이다. 주석서는 여기서 dhāt-ārammaṇaṃ eva를 dhātu-saṅkhātaṃ eva ārammaṇaṃ(요소라 불리는 그 대상)으로 풀이하고 있어서 (MA.ii.225) 이렇게 옮겼다. 즉 그 땅의 요소를 대상으로 한 그의 마음은 그 요소의 대상에 깊이 들어간다는 말이다.
907) “'확신을 가지게 된다(adhimuccati)'는 것은 '이런 요소일 뿐이다.'라고 확신(adhimokkha)을 얻어 거기에 집착하지도 않고(na rajjati) 싫어하지도 않는다(na dussati)는 말이다.” (MA.ii.225)
9.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를 다른 이들이 원하지 않고 좋아 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들인 주먹으로 공격하거나 흙덩이로 공격하거나 몽둥이로 공격하거나 칼로 공격하면 그 [비구]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압니다.
'이 몸은 지금 주먹으로 공격받고, 흙덩이로 공격받고, 몽둥이로 공격받고,
칼로 공격받는 그런 상태이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톱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만일 양쪽에 날이 달린 톱으로 도둑이나 첩자가 사지를 마디마다 잘라낸다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 마음을 더럽힌다면 그는 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가 아니다.'908)라고,
908) 이 말씀은 본서 「톱의 비유 경」 (M21) §20에서 '톱의 비유(kakacūpama)'의 내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내게는 불굴의 정진이 생길 것이고,
싸띠가 확립되어 잊어버림이 없을 것이고,
몸이 경안하여 교란 하지 않을 것이고,
마음이 집중되어 일념이 될 것이다.
그러니 주먹으로나 흙덩이로나 막대기로나 칼로 이 몸을 공격해오더라도 상관하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니까.'라고”
10.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隨念],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善]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마치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보고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히듯이
그와 같이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하여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면 그는 그것으로 마음이 기뻐집니다.
도반들이여,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물의 요소
11. “도반들이여, 무엇이 물의 요소[水界]입니까?
물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물의 요소입니까?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물과 액체 상태로 된 것909)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물의 요소라 합니다.
예를 들면 쓸개즙 · 가래 · 고름 · 피 · 땀 · 굳기름 · 눈물 · [피부의] 기름기 · 침 · 콧물 · 관절활액 · 오줌910)과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물과 액체 상태로 된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물의 요소라 합니다.
내적인 물의 요소이든 외적인 물의 요소이든 그것은 단지 물의 요소일 뿐입니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물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물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합니다.”
909) '액체 상태로 된 것(apo-gata)'에 대해서는 본서 제2권 「라훌라를 교계한 긴 경」(M62) §9의 주해를 참조할 것.
910) 여기서는 '물의 요소[水界, āpo-dhātu]'와 관계된 12가지 분비물이 언급되고 있다. 위 $6에서 나타난 “머리털 · 몸털 · 손발톱 · 이 · 살갗 · 살 · 힘줄 · 뼈 · 골수 · 콩팥 · 염통 · 간 · 근막 · 지라 · 허파 · 창자 · 장간막 · 위 속의 음식 · 똥”의 땅의 요소[地界, pathavi-dhātu]에 관계된 19가지에다. 이 물의 요소에 관계된 이 12가지를 합하면 모두 31가지 몸의 부분들이 된다.
여기뿐만 아니라 『디가 니까야』제2권 「대념처경」(D22), 본서 「염처경」 (M10), 제4권 「몸에 대한 마음챙김 경」 (M119 §7), 『앙굿따라 니까야』제 4권 「우다이 경」(A6:29), 『상윳따 니까야』제4권 「바라드와자 경」(S35: 127) 등의 니까야에도 모두 31가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쿳다까 니까야』『쿳다까빠타』 (Khp.2)와 『무애해도』 (Ps.i.7)에는 맨 마지막인 똥(karīsa) 다음에 뇌(matthaluṅga)가 들어가서 32가지로 나타난다. 『청정도론』 VIII.44에는 “뇌를 골수(aṭṭhimiñjā)에 포함시켜 혐오를 마음에 잡도리함으로 32가지 명상주제를 설하셨다.”라고 나타난다. 이렇게 하여 주석서 문헌에서는 모두 32가지 몸의 부분들(dvattiṃs-ākārā 혹은 dvattiṃsa-koṭṭhāsā)로 정착이 되었다. 아무튼 본경에서 언급되고 있는 31가지 혹은 32가지 몸의 부분들은 『디가 니까야』제2권 「대념처경」(大念處經, D22)에서는 혐오(paṭikūla)의 관점에서 설하셨고( 『디가 니까야』제3권 「확신경」 (D28) §7의 주해 참조), 본 경과 본서 제2권 「라훌라를 교계한 긴 경」 (M62)과 제4권 「요소의 분석 경」(界分別經, M140)에서는 요소(dhātu)의 관점에서 설하셨다. 혐오의 관점에서 설한 것은 사마타의 명상주제가 되고(D28 §7의 주해 참조), 요소의 관점에서 설한 것은 위빳사나의 명상주제가 된다. 그래서 32가지 몸의 부분들을 마음에 잡도리하여 위빳사나를 증장시켜 아라한과를 얻는 수행 방법을 『청정도론』제8장(VIII)에서는 사마타의 명상주제로, 제20장(XX)에서는 위빳사나의 명상주제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12. “도반들이여, 외적인 물의 요소[水界]가 교란되는 그런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을을 휩쓸어가고 성읍을 휩쓸어가고 도시를 휩쓸어가고 지방을 휩쓸어가고
나라를 휩쓸어갑니다.
도반들이여, 그리고 망망대해에 백 요자나 정도의 물이 줄어들 때가 있습니다.
이백 요자나, 삼백 요자나, 사백 요자나, 오백 요자나, 육백 요자나, 칠백 요자나 정도의 물이 줄어들 때가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망망대해에 일곱 그루의 야자수 키만큼 물이 깊을 때가 있습니다.
여섯 그루의 키만큼, 다섯 그루의 키만큼, 네 그루의 키만큼, 세 그루의 키만큼, 두 그루의 키만큼, 한 그루의 야자수 키만큼 물이 깊을 때가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망망대해에 일곱 사람의 키만큼 물이 깊을 때가 있습니다.
여섯 사람의 키만큼, 다섯 사람의 키만큼, 네 사람의 키만큼, 세 사람의 키만큼, 두 사람의 키만큼, 한 사람의 키만큼 물이 깊을 때가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망망대해에 사람 키의 반만큼 물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허리 높이만큼, 무릎 높이만큼, 발목 높이만큼 물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망망대해에 손마디 하나를 적실만 큼의 물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참으로 이 광대한 외적인 물의 요소도 무상한 것으로 드러나고,
부서지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소멸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변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거늘, 하물며 갈애로 취착된 하찮은 이 몸뚱이를 두고
'나'라거나 '내 것'이라거나 '내가 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몸뚱이에는 결코 그런 것이 없습니다.”
13 ~ 15.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를 다른 이들이 욕하고 비난하고 꾸짖고 힐난하면
그 [비구]는 이렇게 꿰뚫어 압니다.
'지금 나에게 귀의 감각접촉[耳觸]에서 생긴 괴로운 느낌이 일어났다.
이것은 조건으로 인해 생긴 것이고, 조건 없이 생긴 것이 아니다.
무엇을 조건했나? 감각접촉을 조건했다.'라고, 그리고 그는
'그 감각접촉은 실로 무상하다.'라고 보고,
'느낌[受]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인식[想]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심리현상들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알음알이[識]는 무상하다.'라고 봅니다.
요소를 대상으로 한 그의 마음은 [그 대상에]
깊이 들어가고 깨끗한 믿음을 가지고 확립하고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9.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를 다른 이들이 원하지 않고 좋아 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들인 주먹으로 공격하거나 흙덩이로 공격하거나 몽둥이로 공격하거나 칼로 공격하면 그 [비구]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압니다.
'이 몸은 지금 주먹으로 공격받고, 흙덩이로 공격받고, 몽둥이로 공격받고,
칼로 공격받는 그런 상태이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톱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만일 양쪽에 날이 달린 톱으로 도둑이나 첩자가 사지를 마디마다 잘라낸다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 마음을 더럽힌다면 그는 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가 아니다.'라고,
이제 내게는 불굴의 정진이 생길 것이고,
싸띠가 확립되어 잊어버림이 없을 것이고,
몸이 경안하여 교란 하지 않을 것이고,
마음이 집중되어 일념이 될 것이다.
그러니 주먹으로나 흙덩이로나 막대기로나 칼로 이 몸을 공격해오더라도 상관하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니까.'라고”
10.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隨念],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善]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마치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보고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히듯이
그와 같이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하여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면 그는 그것으로 마음이 기뻐집니다.
도반들이여,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불의 요소
16, “도반들이여, 무엇이 불의 요소[火界]입니까?
불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불의 요소입니까?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불과 뜨거운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불의 요소라 합니다.
예를 들면 그것 때문에 따뜻해지고 늙고 타버린다거나 그것 때문에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이 완전히 소화된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불과 뜨거운 것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불의 요소라 합니다.
내적인 불의 요소이든 외적인 불의 요소이든 그것은 단지 불의 요소일 뿐입니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 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불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불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합니다.”
17. “도반들이여, 외적인 불의 요소[火界]가 교란이 되는 그런 시절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을을 태우고 성읍을 태우고 도시를 태우고 지방을 태우고 나라를 태웁니다.
도반들이여, 그것은 젖은 풀이나, 큰길이나, 바위나 물이나 확 트인 노지에 닿아
연료가 다하면 꺼집니다.
도반들이여, 닭의 깃털이나 가죽 부스러기를 문질러 불을 지피는 그런 때도 있을 것입니다.
도반들이여, 참으로 이 광대한 외적인 불의 요소도 무상한 것으로 드러나고,
부서지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소멸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변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거늘, 하물며 갈애로 취착 된, 하찮은 이 몸뚱이를 두고
'나'라거나 '내 것'이라거나 '내가 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몸뚱이에는 결코 그런 것이 없습니다.”
18. ~ 20.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를 다른 이들이 욕하고 비난하고 꾸짖고 힐난하면
그 [비구]는 이렇게 꿰뚫어 압니다.
'지금 나에게 귀의 감각접촉[耳觸]에서 생긴 괴로운 느낌이 일어났다.
이것은 조건으로 인해 생긴 것이고, 조건 없이 생긴 것이 아니다.
무엇을 조건했나? 감각접촉을 조건했다.'라고, 그리고 그는
'그 감각접촉은 실로 무상하다.'라고 보고,
'느낌[受]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인식[想]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심리현상들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알음알이[識]는 무상하다.'라고 봅니다.
요소를 대상으로 한 그의 마음은 [그 대상에]
깊이 들어가고 깨끗한 믿음을 가지고 확립하고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9.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를 다른 이들이 원하지 않고 좋아 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들인 주먹으로 공격하거나 흙덩이로 공격하거나 몽둥이로 공격하거나 칼로 공격하면 그 [비구]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압니다.
'이 몸은 지금 주먹으로 공격받고, 흙덩이로 공격받고, 몽둥이로 공격받고,
칼로 공격받는 그런 상태이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톱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만일 양쪽에 날이 달린 톱으로 도둑이나 첩자가 사지를 마디마다 잘라낸다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 마음을 더럽힌다면 그는 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가 아니다.'라고,
이제 내게는 불굴의 정진이 생길 것이고,
싸띠가 확립되어 잊어버림이 없을 것이고,
몸이 경안하여 교란 하지 않을 것이고,
마음이 집중되어 일념이 될 것이다.
그러니 주먹으로나 흙덩이로나 막대기로나 칼로 이 몸을 공격해오더라도 상관하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니까.'라고”
10.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隨念],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善]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마치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보고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히듯이
그와 같이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하여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면 그는 그것으로 마음이 기뻐집니다.
도반들이여,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바람의 요소
21. “도반들이여, 무엇이 바람의 요소[風界]입니까?
바람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바람의 요소입니까?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바람과 바람 기운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바람의 요소라 합니다.
예를 들면 올라가는 바람, 내려가는 바람, 복부에 있는 바람, 창자에 있는 바람,
온몸에 움직이는 바람, 들숨과 날숨입니다.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바람과 바람 기운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바람의 요소라 합니다.
내적인 바람의 요소이든 외적인 바람의 요소이든 그것은 단지 바람의 요소일 뿐입니다.
이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보아
바람의 요소를 염오하고 마음이 바람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빛바래게 합니다.”
22. “도반들이여, 외부의 바람의 요소[風界]가 교란이 되는 그런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을을 휩쓸어가고 성읍을 휩쓸어가고 도시를 휩쓸어가고 지방을 휩쓸어가고
나라를 휩쓸어갑니다.
도반들이여, 여름의 마지막 달에 야자 잎사귀나 부채로 바람을 구하고,
초가지붕 끝자락의 물받이911)에 있는 지푸라기조차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때도 있을 것입니다.
도반들이여, 참으로 이 광대한 외적인 바람의 요소도 무상한 것으로 드러나고,
부서지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소멸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고,
변하기 마련인 것으로 드러나거늘, 하물며 갈애로 취착된, 하찮은 이 몸뚱이를 두고
'나'라거나 '내 것'이라거나 '내가 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몸뚱이에는 결코 그런 것이 없습니다.”
911) “'초가지붕 끝자락의 물받이'는 ossāvana를 옮긴 것이다. 주석서에서 "ossāvana는 chadanagga(문자적으로는 초가지붕(chadana)의 끝자락(agga)이란 뜻)이다. 이것을 따라 물이 흐르기(udakaṃ savati) 때문에 ossāvana라 부른다.”(MA.ii.229)라고 설명하고 있어서 초가지붕 끝자락의 물받이라고 풀어서 옮겼다.
ossāvana는 ud(위로)+√sru(to low)에서 파생된 명사로 넘쳐흐름 등의 뜻으로 추측되는데, 넘쳐흐름이나 녹을 뜻하는 ussāva와 같은 어원으로 보인다. PED 등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23. ~ 25.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를 다른 이들이 욕하고 비난하고 꾸짖고 힐난하면
그 [비구]는 이렇게 꿰뚫어 압니다.
'지금 나에게 귀의 감각접촉[耳觸]에서 생긴 괴로운 느낌이 일어났다.
이것은 조건으로 인해 생긴 것이고, 조건 없이 생긴 것이 아니다.
무엇을 조건했나? 감각접촉을 조건했다.'라고, 그리고 그는
'그 감각접촉은 실로 무상하다.'라고 보고,
'느낌[受]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인식[想]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심리현상들은 무상하다.'라고 보고,
‘알음알이[識]는 무상하다.'라고 봅니다.
요소를 대상으로 한 그의 마음은 [그 대상에]
깊이 들어가고 깨끗한 믿음을 가지고 확립하고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9. “도반들이여, 만일 이 비구를 다른 이들이 원하지 않고 좋아 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들인 주먹으로 공격하거나 흙덩이로 공격하거나 몽둥이로 공격하거나 칼로 공격하면 그 [비구]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압니다.
'이 몸은 지금 주먹으로 공격받고, 흙덩이로 공격받고, 몽둥이로 공격받고,
칼로 공격받는 그런 상태이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톱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만일 양쪽에 날이 달린 톱으로 도둑이나 첩자가 사지를 마디마다 잘라낸다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 마음을 더럽힌다면 그는 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가 아니다.'라고,
이제 내게는 불굴의 정진이 생길 것이고,
싸띠가 확립되어 잊어버림이 없을 것이고,
몸이 경안하여 교란 하지 않을 것이고,
마음이 집중되어 일념이 될 것이다.
그러니 주먹으로나 흙덩이로나 막대기로나 칼로 이 몸을 공격해오더라도 상관하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니까.'라고”
10.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隨念],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善]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마치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보고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히듯이
그와 같이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는 급박해져서 절박감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지 않다니, 이것은 참으로 내게 손실일 뿐 이득이 아니고, 불운일 뿐 행운이 아니다.'라고,
도반들이여, 만일 그 비구가 이와 같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하여
유익함에 바탕을 둔 평온이 확립되면 그는 그것으로 마음이 기뻐집니다.
도반들이여,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26. “도반들이여, 마치 목재와 덩굴과 진흙과 짚으로 허공을 덮어서
'집'이라는 명칭이 생기는 것처럼
그와 같이 뼈와 신경과 살과 피부로 허공을 덮어서 '몸[色]'이라는 명칭이 생깁니다.”
27. “도반들이여, 안으로 눈이 손상되지 않았지만912)
밖에서 형색이913) 눈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고,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914)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912) “'눈이 손상되지 않았다(cakkhuṃ aparibhinnaṃ hoti).'는 것은 눈의 감성(cakkhu-pasāda)이 파괴되었거나 상처를 입거나 가래와 담즙에 의해 방해를 받으면 눈은 안식의 조건(paccaya)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손상된 것이라 한다. 그러나 안식의 조건이 되기에 적합한 것을 손상되지 않았다고 한다.” (MA.ii.229)
913) “'밖에서 형색이'는 bahirā rūpā(외적인 형색)을 풀어서 옮긴 것이다. 주석서는 “외적인 형색(bahirā rūpā)'이란 네 가지 원인인 [업, 마음, 온도, 음식에서] 생긴(catu-samuṭṭhānika) 외적인 물질을 말한다.”(MA.ii.229)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눈의 대상인 색(色, rūpa)을 대부분 '형상'으로 옮겼는데, 색깔의 의미가 빠진 번역이라서 『상윳따 니까야』 번역부터는 이 둘을 다 나타내는 '형색(形色)'으로 통일해서 옮기고 있음을 밝힌다.
중국에서는 물질의 의미든 형색의 의미든 모두 색(色)으로 통일해서 옮겼다.
914)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tajjo samannāhāro)'이란 눈과 형색을 조건으로 바왕가(잠재의식)를 전환시킨 뒤에(bhavaṅgaṃ āvaṭṭetvā) 일어난 마음에 잡도리함(uppajjana-manasikāra)이다. 이것은 바왕가의 흐름을 끊어 버리고 본격적인 인식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눈의 문에서 일어난 단지 작용만 하는 마음의 요소인 [오문전향의] 마음(kiriya-manodhātu-citta)을 말한다.”(MA.ii.229)
오문전향(pañca-dvār-āvajjana)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3장 §8의 [해설] 3. (1)을 참조하고 오문인식과정은 같은 책 353쪽 이하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참조할 것.
안으로 눈이 손상되지 않았고
밖에서 형색이 눈의 영역에 들어오더라도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안으로 눈이 손상되지 않았고
밖에서 형색이 눈의 영역에 들어오고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28. “도반들이여,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915) 물질은 취착의 [대상인] 물질의 무더기[色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느낌은취착의 [대상인] 느낌의 무더기[受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인식은 취착의 [대상인] 인식의 무더기[想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심리현상들은 취착의 [대상인] 심리현상들의 무더기[行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알음알이는 취착의 [대상인] 알음알이의 무더기[識取蘊]에 속합니다.
915)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tathā-bhūtassa)'란 눈의 알음알이와 함께 생긴것 가운데서(cakkhu-viññāṇena saha-bhūtassa), 눈의 알음알이를 가진 것 가운데서(cakkhu-viññāṇa-samaṅgino)라는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물질(rūpa)'이란 눈의 알음알이의 순간에는 아직 눈의 알음알이가 물질을 생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 가지 원인(네 가지 원인인 업, 마음, 온도, 영양분 가운데서 마음을 제외한 세 가지)에서 생긴 물질이고, 그 다음 마음순간(심찰나)부터는 네 가지 원인에서 생긴 것을 얻는다.
'느낌(vedanā)'은 항상 눈의 알음알이와 함께한 것이고, '알음알이(viññāṇa)'는 바로 눈의 알음알이이고, 여기서 '심리현상들[行, saṅkhārā]'은 오직 의도(cetanā)를 말한다.”(MA.ii.230)
그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압니다.
이렇게 해서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의 모임, 적집, 더미가 만들어집니다. 도반들이여, 참으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연기(緣起)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916)라고,
916) '연기(緣起)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는 yo paṭiccasamuppādaṃ passati so dhammaṃ passati, yo dhammaṃ passati so paṭiccasamuppādaṃ passati를 옮긴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연기의 가르침을 대표한 구절로 잘 알려진 이 구문은 니까야뿐만 아니라 빠알리 삼장에서 본경의 이곳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검색이 된다. 주석서는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연기(緣起)를 보는 자(yo paṭiccasamuppādaṃ passati)'란 조건[緣, paccaya]을 보는 자란 말이고, '그는 법을 본다(so dhammaṃ passati).'는 것은 그는 조건 따라 생긴 법들(paṭiccasamuppanna-dhammā) 을 본다는 말이다.” (MA.ii.230)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석서는 이 문맥에서의 연기(緣起, paṭiccasamuppāda)를 조건[緣, paccaya]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불전과 아비담마에서 연기(緣起, 조건발생)와 연(緣, 조건, 상호의존)은 다른 개념이다. 연기는 [윤회의]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밝히는 가르침으로 12연기로 대표된다. 조건[緣]은 제법의 상호의존(paṭṭhāna) 혹은 상호관계를 밝히는 것으로 상좌부에서는 24가지 조건[緣]으로, 설일체유부에서는 6인-4연-5과로, 유식에서는 10인-4연-5과로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연기(조건발생)와 연(조건, 상호의존)은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본경의 주석서에서 '연기를 보는 자'에 나타나는 연기는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설하는 12연기로 대표되는 연기(조건발생)가 아니라 24연이나 6인-4연-5과나 10인-4연-5과로 설명되는 조건[緣]을 보는 자로 설명하고 있어서 음미해봐야 할 것이다.
연기(緣起)에 대해서는 본서 제2권 「갈애 멸진의 긴 경」 (M38) §17과 §19 의 주해와 제3권 「사꿀루다이 짧은 경」 (M79) §7의 주해와 『초기불교 이해』 230~231도 참조할 것.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들은 조건 따라 생긴[緣起] 것입니다.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에
욕심내고 집착하고 친밀하고 탐착하는 것917)은 괴로움의 일어남입니다.
917) “'욕심내고 집착하고 친밀하고 탐착하는(chando ālayo anunayo ajjhosānaṃ)'이란 것은 모두 갈애(taṇhā)를 두고 한 말이다. 왜냐하면 갈애가 욕심낸다는 측면에서는 욕심이고, 집착한다는 측면에서는 집착이고, 나머지도 그와 같기 때문이다.” (MA.ii.230)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에 대한
탐욕과 욕망을 제어하고 탐욕과 욕망을 제거하는 것이 괴로움의 소멸입니다.
도반들이여,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29. “도반들이여, 안으로 귀가 손상되지 않았지만
밖에서 소리가 귀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고 …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안으로 귀가 손상되지 않았고
밖에서 소리가 귀의 영역에 들어오더라도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안으로 귀가 손상되지 않았고
밖에서 소리가 귀의 영역에 들어오고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30. “도반들이여,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물질은 취착의 [대상인] 물질의 무더기[色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느낌은 취착의 [대상인] 느낌의 무더기[受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인식은 취착의 [대상인] 인식의 무더기[想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심리현상들은 취착의 [대상인] 심리현상들의 무더기 [行取蘊]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알음알이는 취착의 [대상인] 알음알이의 무더기[識取蘊]에 속합니다.
그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압니다.
이렇게 해서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의 모임, 적집, 더미가 만들어집니다. 도반들이여, 참으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연기(緣起)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라고,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들은 조건 따라 생긴[緣起] 것입니다.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에
욕심내고 집착하고 친밀하고 탐착하는 것은 괴로움의 일어남입니다.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에 대한
탐욕과 욕망을 제어하고 탐욕과 욕망을 제거하는 것이 괴로움의 소멸입니다.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31. ~ 32. “도반들이여, 안으로 코가 손상되지 않았지만
밖에서 냄새가 코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고 …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 을 행한 것이 됩니다.”
33. ~ 34. “도반들이여, 안으로 혀가 손상되지 않았지만
밖에서 맛이 혀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고 …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35. ~ 36. “도반들이여, 안으로 몸이 손상되지 않았지만
밖에서 촉감이 신체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고 …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37. “도반들이여, 안으로 마노[意]918)가 손상되지 않았지만
밖에서 법들이 마노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고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918) “여기서 '마노[意, mano]'는 바왕가의 마음(잠재의식)을 말한다.”(MA.ii.230)
안으로 마노가 손상되지 않았고
밖에서 법들이 마노의 영역에 들어오더라도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안으로 마노가 손상되지 않았고
밖에서 법들이 마노의 영역에 들어오고
그곳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에 상응하는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38. “도반들이여,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물질은 취착의 [대상인] 물질의 무더기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느낌은 취착의 [대상인] 느낌의 무더기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인식은 취착의 [대상인] 인식의 무더기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심리현상들[行]은 취착의 [대상인] 심리현상들의 무더기에 속합니다.
이렇게 생긴 것 가운데서 알음알이는 취착의 [대상인] 알음알이의 무더기에 속합니다. 919)
919) “이 마노의 문[意門, mano-dvāra]의 경우에서는 물질은 네 가지 원인에서 생긴 것을 얻는다. 마노의 알음알이가 물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느낌 등은 마노의 알음알이와 함께한 것이고, 알음알이는 바로 마노의 알음알이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심리현상들[行]은 오직 감각접촉과 의도(phassa-cetanā)를 말한다.” (MA.ii.230~231)
그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압니다.
이렇게 해서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들의 모임, 적집, 더미가 만들어집니다.
도반들이여, 참으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연기를 보는 자 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라고,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들은 조건 따라 생긴 것입니다.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들에 욕심내고 집착하고 친밀하고 탐착하는 것은
괴로움의 일어남입니다.
취착의 [대상인] 이 다섯 가지 무더기들에 대한 탐욕과 욕망을 제어하고 탐욕과 욕망을 제거하는 것이 괴로움의 소멸입니다.
도반들이여, 이렇게 될 때 비구는 많은 것을 행한 것이 됩니다.”
사리뿟따 존자는 이와 같이 설했다.
그 비구들은 흡족한 마음으로 사리뿟따 존자의 설법을 크게 기뻐했다.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긴 경(M28)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