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003. 법의 상속자 경 [Dhammadāyādasuttaṃ]
맛지마니까야 1권(대림스님, 2012년) p.193
1. 이와 같이 나에게 들리어졌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내 법의 상속자가 되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마라. 나는 그대들에 대한 연민이 생겨서 ‘어떻게 나의 제자들이 재물의 상속자가 아니라 법의 상속자가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비구들이여, 만일 그대들이 내 법의 상속자가 되지 못하고 재물의 상속자가 된다면 그
대들은 그 때문에 ‘스승의 제자들은 법의 상속자가 아니라 재물의 상속자로 머문다.’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나도 역시 그 때문에 ‘스승의 제자들은 법의 상속자가 아니라 재물의 상속자로 머문다.’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일 그대들이 재물의 상속자가 아니라 내 법의 상속자가 된다면 그 때문에 그대들은 ‘스승의 제자들은 법의 상속자이지 재물의 상속자로 머물지 않는다.’라고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나도 역시 그 때문에 ‘스승의 제자들은 법의 상속자이지 재물의 상속자로 머물지 않는다.’라고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내 법의 상속자가 되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마라. 나는 그대들에 대한 연민이 생겨서 ‘어떻게 나의 제자들이 재물의 상속자가 아니라 법의 상속자가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3. “비구들이여, 만일 내가 공양하여 먹을 만큼 충분히 먹고 끝내어서 원하는 만큼 배불리 먹었는데 음식이 남아서 버리려고 할 때, 그때 배고프고 기운 없는 두 비구가 왔다 하자. 그들에게 나는 말할 것이다.
‘비구들이여, 나는 공양하여 먹을 만큼 충분히 먹고 끝내어서 원하는 만큼 배불리 먹었는데 음식이 남아서 버리려고 했다. 만일 그대들이 원한다면 먹도록 하라. 만일 먹지 않는다면 나는 이제 자라는 풀이 없는 곳에 버리거나 생물이 없는 물에 던져버릴 것이다.’
그러자 한 비구는 이렇게 생각했다.
‘세존께서 공양하여 드실 만큼 충분히 드시고 끝내시어 원하는 만큼 배불리 드셨다. 그런데 세존의 음식이 남아서 버리게 되었다. 만일 내가 먹지 않는다면 세존께서는 지금 자라는 풀이 없는 곳에 버리시거나 생물이 없는 물에 던져버리실 것이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내 법의 상속자가 되어라.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마라.’라고. 그러나 이 음식은 일종의 재물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음식을 먹는 대신 배고프고 기운 없는 상태로 이 밤과 낮을 보내리라.’ 그는 그 음식을 먹는 대신 배고프고 기운 없는 상태로 그 밤과 낮을 보내었다.
두 번째 비구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세존께서 공양하여 드실 만큼 충분히 드시고 끝내시어 원하는 만큼 배불리 드셨다. 그런데 세존의 음식이 남아서 버리게 되었다. 만일 내가 먹지 않는다면 세존께서는 지금 자라는 풀이 없는 곳에 버리시거나 생물이 없는 물에 던져 버리실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음식을 먹고 배고픔과 기운 없음을 떨쳐버리고 이 밤과 낮을 보내리라.’ 그는 그 음식을 먹고 배고픔과 기운 없음을 떨쳐버리고 그 밤과 낮을 보내었다.
비구들이여, 비록 그 비구가 그 음식을 먹고 배고픔과 기운 없음을 떨쳐버리고 그 밤과 낮을 잘 보냈다 하더라도 나는 처음 비구를 더 존중하고 칭송한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그 비구는 오랜 세월 소욕하고 지족하고 [오염원들을] 지워 없애고 공양하기 쉽고 열심히 정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그대들은 내 법의 상속자가 되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마라. 나는 그대들에 대한 연민이 생겨 ‘어떻게 나의 제자들이 법의 상속자가 되고,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4.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선서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원림(園林)으로 들어가셨다.
세존께서 떠나신 지 얼마되지 않아 사리뿟따 존자가 “도반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불렀다. “도반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사리뿟따 존자에게 응답했다. 사리뿟따 존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5. “도반들이여, 어떻게 하는 것이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閑居)를 따라 공부짓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하는 것이 스승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는 것입니까?”
“도반이시여, 우리는 이런 말씀의 뜻을 알기 위해서라면 멀리서라도 사리뿟따 존자의 곁으로 올 것입니다. 그러니 사리뿟따 존자가 직접 이 말씀의 뜻을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구들은 사리뿟따 존자로부터 듣고 잘 호지할 것입니다.”
“도반들이여, 그렇다면 듣고 마음에 잘 잡도리하십시오. 설할 것입니다.”
“그러겠습니다, 도반이시여.”라고 그 비구들은 사리뿟따 존자에게 대답했다.
사리뿟따 존자는 이렇게 말했다.
6. “도반들이여, 어떻게 하는 것이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閑居)를 따라서 공부짓지 않는 것입니까?
여기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지 않습니다. 스승께서 버려야 한다고 설한 법들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치스럽고 부주의하며 퇴보에 앞장서고 한거를 멀리 내팽개쳐버립니다.
도반들이여, 여기에 대해 장로 비구들은 세 가지 이유로 비난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지 않는 이 첫 번째 이유로 장로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버려야 한다고 설한 법들을 버리지 않는 이 두 번째 이유로 장로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사치스럽고 부주의하며 퇴보에 앞장서고 한거를 멀리 내팽개쳐버린 이 세 번째 이유로 장로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도반들이여, 여기에 대해 중진 비구들은 세 가지 이유로 비난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지 않는 이 첫 번째 이유로 중진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버려야 한다고 설한 법들을 버리지 않는 이 두 번째 이유로 중진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사치스럽고 부주의하며 퇴보에 앞장서고 한거를 멀리 내팽개쳐 버린 이 세 번째 이유로 중진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도반들이여, 여기에 대해 신참 비구들은 세 가지 이유로 비난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지 않는 이 첫 번째 이유로 신참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버려야 한다고 설한 법들을 버리지 않는 이 두 번째 이유로 신참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사치스럽고 부주의하며 퇴보에 앞장서고 한거를 멀리 내팽개쳐 버린 이 세 번째 이유로 신참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서 공부짓지 않는 것입니다.”
7. “도반들이여, 어떻게 하는 것이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閑居)를 따라서 공부짓는 것입니까?
여기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습니다. 스승께서 버려야 한다고 설한 법들을 버립니다. 그들은 사치스럽지 않고 부주의하지 않으며 퇴보를 멀리하고 한거에 솔선수범합니다.
도반들이여, 여기에 대해 장로 비구들은 세 가지 이유로 칭송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는 이 첫 번째 이유로 장로 비구들은 칭송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버려야 한다고 설한 법들을 버리는 이 두 번째 이유로 장로 비구들은 칭송받아야 합니다. 사치스럽지 않고 부주의하지 않으며 퇴보를 멀리하고 한거에 솔선수범하는 이 세 번째 이유로 장로 비구들은 칭송받아야 합니다.
도반들이여, 여기에 대해 중진 비구들은 ···
도반들이여, 여기에 대해 신참 비구들은 세 가지 이유로 칭송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는 이 첫 번째 이유로 신참 비구들은 칭송받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버려야 한다고 설한 법들을 버리는 이 두 번째 이유로 신참 비구들은 칭송받아야 합니다. 사치스럽지 않고 부주의하지 않으며 퇴보를 멀리하고 한거에 솔선수범하는 이 세 번째 이유로 신참 비구들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서 공부짓는 것입니다.“
8. “도반들이여, 여기 탐욕도 나쁘고, 성냄도 나쁩니다. 탐욕도 버리고 성냄도 버리기 위해 중도(中道)가 있습니다. 그것은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초월지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합니다.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초월지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입니까?
그것은 바로 이 성스러운 팔정도[八支聖道]이니, 즉 바른 견해(正見), 바른 사유(正思惟),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계(正命), 바른 정진(正精進), 바른 싸띠(正念), 바른 사마디(正定)입니다. 도반들이여, 이것이 중도이니, 그것은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초월지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합니다.”
9. ~15. ‘도반들이여, 여기 분노도 나쁘고 적의도 나쁩니다. …
모욕도 나쁘고 얕봄도 나쁩니다. …
질투도 나쁘고 인색도 나쁩니다. …
속임수도 나쁘고 사기도 나쁩니다. …
완고함도 나쁘고 뻔뻔스러움도 나쁩니다. …
자만도 나쁘고 거만도 나쁩니다. …
허영도 나쁘고 방일도 나쁩니다.
허영도 버리고 방일도 버리기 위해 중도(中道)가 있습니다.
그것은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초월지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합니다.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초월지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입니까?
그것은 바로 이 성스러운 팔정도[八支聖道]이니, 즉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싸띠, 바른 사마디입니다.
도반들이여, 이것이 중도이니,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초월지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합니다.”
사리뿟따 존자는 이와 같이 설했다. 그 비구들은 흡족한 마음으로 사리뿟따 존자의 설법을 크게 기뻐했다.